"인플레 억제가 최우선"…英총리 '선거용 감세'에 선긋기

박종화 2023. 7. 12.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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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인플레이션 억제는 여전히 최우선 정책 목표"라고 천명했다.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수낵 총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총선 전 감세 여부에 대해 "현재 최우선 순위는 인플레이션을 줄이고 정부 부채에 대해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이는 것"이라며 "이는 다른 모든 과제에 우선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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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 보수당 지지율 노동당 절반 미만 그쳐
"내년 총선서 정권 빼앗길라"…감세론 '솔솔'
수낵·정부 각료는 반대…"감세시 소비 늘어 물가 자극"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인플레이션 억제는 여전히 최우선 정책 목표”라고 천명했다. 내년에 총선을 치를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선거용 감세’는 없다고 선을 그은 것이어서 주목된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 (사진=AFP)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수낵 총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총선 전 감세 여부에 대해 “현재 최우선 순위는 인플레이션을 줄이고 정부 부채에 대해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이는 것”이라며 “이는 다른 모든 과제에 우선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지금 우리가 당면한 상황에서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할 것이며, 이 같은 상황을 악화시키거나 더 오래가도록 하는 일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낵 총리는 지난해 집권하면서 인플레이션 억제를 경제 성장·국가부채·의료 대기·이민 문제 등과 함께 5대 국정과제 중 하나로 꼽은 바 있다. 영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대비 8.7% 상승했다. 두자릿수를 기록했던 지난해보다는 기세가 꺾였으나, 영란은행(BOE)의 물가 관리 목표(연간 2%)보다는 여전히 4배 이상 높다. 이 때문에 BOE는 기준금리를 연 5.00%까지 13회 연속 끌어올리는 등 물가 잡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수낵 총리의 이날 발언은 집권 보수당 내부에서 감세론이 고개를 들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영국은 2025년 1월 이전에 총선을 치러야 하는데, 물가가 고공행진을 지속하는 현 상황이라면 노동당에 정권을 내줄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이달 6일 유고브가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보수당 지지율은 22.0%로 노동당(47.0%)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수낵 총리 등 정부 각료들은 감세에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세금을 내리면 소비가 증가해 물가를 자극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제러미 헌트 영국 재무장관도 지난 주말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감세가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을 어렵게 만든다면 우리는 감세를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물가가 이미 너무 높은 상황에서 (감세로) 수입억파운드 규모의 수요가 경제에 더해지는 건 통화정책과 반대로 가는 재정정책을 의미한다”고 꼬집었다.

박종화 (bell@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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