땔감 거북선… 지자체장 과시용 헛돈 막을 특단책 급하다[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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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거제시 조선해양문화관 야외에 있던 '짝퉁 거북선'이 11일 결국 해체돼 목재는 땔감으로, 철근은 고물상에 넘겨지게 됐다.
국비와 경남도 예산 등 16억 원이 투입된 프로젝트의 한심한 결말이다.
지난 1분기 중앙정부는 세수 감소로 54조 원의 적자를 낸 반면, 지자체들은 17곳 중 12곳이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 돈을 흥청망청 뿌리고 있다.
전국 지자체 예산은 2019년 231조 원에서 올해 305조 원으로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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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거제시 조선해양문화관 야외에 있던 ‘짝퉁 거북선’이 11일 결국 해체돼 목재는 땔감으로, 철근은 고물상에 넘겨지게 됐다. 국비와 경남도 예산 등 16억 원이 투입된 프로젝트의 한심한 결말이다. 유지관리비 1억5000여만 원, 해체 비용 1800여만 원을 고려하면 더 어이없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런 사례가 사방에 널려 있다는 사실이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1100억 원을 쏟아부은 세운공중보행로는 1년 만에 철거 논란에 휩싸였다. 이용객이 거의 없어 주변 상가는 파리만 날리고 있다. 충북도가 ‘내륙 자갈치 시장’으로 230억 원을 투입한 괴산 수산식품산업거점단지의 횟집 주인은 “월 20일이나 논다”고 했다. 강원도 원주시는 폐철로를 확보하기도 전에 구매한 54억 원짜리 열차를 그냥 놀리고 있다. 기네스북 등재를 노린 많은 대형 가마솥이 애물단지가 됐다. 최근에는 수십∼수백억 원 규모의 대형 파크골프장을 짓는 게 유행이다.
지난 1분기 중앙정부는 세수 감소로 54조 원의 적자를 낸 반면, 지자체들은 17곳 중 12곳이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 돈을 흥청망청 뿌리고 있다. 노인 90명을 뽑아 공짜 해외여행을 시켜주고 탈모 치료 지원비로 현금을 펑펑 쓴다. 지방 인구가 주는데, 2018년부터 2021년까지 국가직으로 바뀐 소방공무원을 제외하면 전국 지자체 공무원은 3만 명이나 늘어났다. 특히 군 단위 지자체 인구는 7.5% 감소했는데 공무원 수는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였다.
이런 수수께끼 뒤에는 숨겨진 비밀이 있다. 문재인 정권이 지방재정 분권을 확충한다며 지방재정교부금을 대폭 늘린 것이다. 2014년까지 부가가치세의 11%였던 지방소비세를 2019년 15%, 2020년 21%, 2022년 23.7%로 가파르게 올렸다. 올해는 25.3%로 인상될 예정이다. 전국 지자체 예산은 2019년 231조 원에서 올해 305조 원으로 늘어났다. 재정자립도는 평균 50.1%로 제자리걸음이지만 지방 교부금을 화수분 삼아 흥청대는 셈이다.
지자체들은 재정 확충이나 재정자립도를 높일 방법은 찾지 않고, 견제·감독 사각지대에서 과시용 헛돈 퍼붓기를 반복하고 있다. 행정안전부가 지방재정365 사이트를 공개하고 예산 바로쓰기 국민감시단을 발족했으나 실효를 못 거두고 있다. 지방사업 타당성 조사를 엄격히 하고, 지방 교부금 제도를 대수술해 혈세 탕진을 일삼는 지자체에는 교부금을 확 줄이는 등 특단의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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