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주 63% “내수 살리려면 ‘김영란법’ 음식값 한도 올려야”

■외식산업연, 153곳 설문조사
응답자 절반 “음식값 올렸다”
희망 상한액은 ‘7만5800원’

국내 외식업체 10곳 중 6곳 이상이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에 따라 3만 원으로 제한된 음식값 한도를 상향 조정해야 한다고 여긴다는 내용의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외식업주들은 “부정부패 방지와 청렴한 사회 조성을 목적으로 하는 청탁금지법 기본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시행 과정에서 현장 상황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해 소비 위축을 가속하는 데 일조했다”고 지적했다.

한국외식업중앙회 산하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은 지난달 2∼8일 전국 외식업체 153곳을 대상으로 청탁금지법에 따른 음식값 제한과 관련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이같이 파악됐다고 12일 밝혔다. 음식값 3만 원 한도 가액이 적정한지에 대한 물음에 가장 많은 63.4%의 응답자가 ‘부적정하다’고 답했다. 이어 ‘보통’(26.1%), ‘적정하다’(10.5%)가 뒤를 이었다. 상향 조정을 바라는 응답자들의 희망 상한액은 평균 7만5800원으로, 현행 청탁금지법의 식사비 제공 상한액인 3만 원의 2배를 훌쩍 뛰어넘었다. 상한액이 7만5800원이 될 경우 통상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평균 객단가가 3만 원보다 높은 금액대에서 형성될 수 있다고 연구원 측은 설명했다.

전년 대비 매출 현황과 관련해선 ‘감소했다’는 응답이 62.1%였다. ‘변화 없음’과 ‘증가했다’는 각각 19.0%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인건비 현황에 대한 질문에는 56.2%가 ‘증가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다음으로 ‘변화 없음’(32.7%), ‘감소했다’(11.1%) 순이었다. 응답자의 50.3%는 음식값을 ‘올렸다’고 했다.

연구원 관계자는 “20년 전 2500원 선이었던 짜장면 가격이 최근 6915원으로 크게 올랐지만 식사비 규정은 변하지 않았다”며 “내수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가액범위를 조정하는 등 청탁금지법에 대한 면밀한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