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野 간담회와 수권정당 자격 부정[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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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일본을 방문해 기시다 후미오 총리에게 후쿠시마 오염처리수 해상 방류계획이 국제 기준에 부합한다는 취지를 담은 최종 보고서를 제출한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7일 방한해 2박3일의 짧은 일정을 마치고 돌아갔다.
그런데 후쿠시마 방류수가 안전하다면 일본 국내에서 음용수로 마시게 권고할 의향이 있느냐는 민주당의 질문은, 간담회장 밖의 "그로시 고 홈"이라는 격앙된 분위기를 조금 순화된 형태로 간담회장에 옮겨 놓은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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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일본을 방문해 기시다 후미오 총리에게 후쿠시마 오염처리수 해상 방류계획이 국제 기준에 부합한다는 취지를 담은 최종 보고서를 제출한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7일 방한해 2박3일의 짧은 일정을 마치고 돌아갔다. 그로시 총장은 지난 9일 더불어민주당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대책위원회와의 비공개 간담회에 참석하기도 했다.
IAEA가 어떤 보고서를 낸다 한들 이웃 나라 일본의 오염처리수 방류를 태평하게 바라보고만 있을 국민은 없을 것이다. 이는 특히 바다로 연결된 한·일 양국의 지리적 근접성을 염두에 두고 볼 때 일본 수산물은 물론 우리나라 수산물도 방사성물질에 오염될 수 있다는 우려와 관련된다. 이러한 사안 자체의 중요성을 염두에 두고 볼 때, 국민의 안전과 이익을 대변해야 하는 공당(公黨)이 이 문제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드러내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특히 원내 168석을 가진 제1 야당인 민주당이 국회에서 그로시 총장과의 간담회까지 열면서 방류수와 관련한 국민적 우려와 자당의 입장을 공세적으로 전달하는 것은 응당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그리고 이는 국회 밖의 대여 투쟁보다 훨씬 생산적인 모습으로 다가온다. 그런데 민주당이 윤석열 정부의 국정 운영 방식을 일방통행식이라고 비판하면서도 마찬가지 방식으로 이번 간담회를 진행한 것은 아닌지 따져 볼 필요가 있다.
수권(受權)정당임을 자임하는 제1 야당이라면 이번 간담회를 좀 더 입체적인 관점에서 준비하고 세련되게 진행했어야 했다. 민주당은 오염수 방류에 대한 강성 반대론자의 불만을 해소하는 일 못잖게 신경 썼어야 할 대목이 있었다. 일본의 방류수를 우려하는 합리적인 유권자나 한국의 반응을 주시하는 국제사회도 효과적이라고 인정할 만한 간담회를 기획하고 실행하는 일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이 진행한 간담회는 이러한 나라 안팎의 다양한 청중은 고려하지 않은 채 자당의 입장을 IAEA 사무총장에게 직설적으로 전달하는 데만 치중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크다. 간담회 석상에서 민주당이 던진 언어가 많이 절제되고 국제사회의 반응을 고려하는 방식으로 사용됐더라면, 방류수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훨씬 품위 있고 효과적으로 전달됐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후쿠시마 방류수가 안전하다면 일본 국내에서 음용수로 마시게 권고할 의향이 있느냐는 민주당의 질문은, 간담회장 밖의 “그로시 고 홈”이라는 격앙된 분위기를 조금 순화된 형태로 간담회장에 옮겨 놓은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였다.
아울러, 민주당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국제사회의 반응도 염두에 두고 좀 더 세련된 방식으로 대응했더라면 더 많은 공감을 얻는 간담회가 됐을 것이란 생각도 든다. IAEA 보고서 내용을 설명하러 왔다는 그로시 총장에게 IAEA가 일본 편향적이며 중립성·객관성을 상실했다고 몰아붙일 경우, 민주당이 국제기구의 공신력 자체를 불신하는 것으로 국제사회에 비칠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한 번쯤 생각해 봤어야 했다.
방류수 문제를 둘러싼 제1 야당 민주당과 IAEA의 어긋나 버린 첫 만남은 방류수의 안전성 검증 강화 등 좀 더 생산적인 결과를 기대했던 국민에게는 많이 아쉬운 장면으로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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