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돈으로 유리 저택을? 내부 조사 당한 머스크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회사 돈을 이용해 자택을 지으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면서 테슬라 이사회가 이와 관련한 내부 조사에 들어갔던 것으로 확인됐다. 테슬라가 텍사스주(州) 오스틴에 위치한 본사 인근에 건설 예정이던 대형 유리 건물인 ‘프로젝트42′가 머스크의 자택이라는 추측이 나왔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현지 시각) 프로젝트42 자료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 “테슬라 내부에서 프로젝트42는 머스크의 집으로 여겨진다”며 “테슬라 이사회와 변호사가 해당 프로젝트에 대해 정밀 조사를 벌였다”고 전했다. 테슬라 이사회는 회사 자원이 이용됐는지 여부를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 AFP 연합뉴스

WSJ에 따르면 테슬라 생산 공장을 배경으로 해안가에 육각형 모양의 건물이 배치돼 건설될 예정이다. 또한, 애플의 맨해튼 5번가 매장처럼 유지 상자 모양의 건물에 침실, 욕실, 주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건물 주변에는 폭포 설치도 예정돼 있다.

테슬라 내부에서 해당 건물을 놓고 머스크의 주거 공간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일부에선 박물관으로 쓰일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이 가운데 프로젝트42 건물 외벽에 쓰일 대형 특수유리가 주문되면서 내부에서 의문이 제기됐다. 특수유리 가격은 수백만 달러 상당으로, 만약 프로젝트42가 머스크의 주거 공간이 맞다면 회사 돈으로 개인 주택을 짓는 것이기 때문이다.

WSJ는 “테슬라 이사회가 지난해, 특수유리 주문 사실을 인지했고 머스크의 주거 공간에 회사 자금이 이용됐는지, 머스크가 이 사실을 어느 정도 알고 있는지 파악하기 위한 조사에 착수했다”며 “테슬라가 특수유리 주문을 취소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주문이 취소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사회의 내부 조사 결과도 알려진 바 없다.

머스크는 과거 집을 소유하지 않겠다고 말하며 유목민 같은 삶을 살았다. 그는 2020년 “집을 소유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캘리포니아에 있던 7채의 주택을 처분했다. 이후 머스크는 테슬라, 스페이스X, 트위터 본사 등에서 잠을 청했다.

하지만 머스크는 2021년 스페이스X가 임대한 텍사스 남부 별장을 주 거주지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스페이스X가 약 5만달러에 임대한 건물이다. 그는 2021년 12월 트위터에 “어딘가에 정착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현재 머스크가 운영하는 기업, 경영진과 연계된 유한책임회사는 오스틴 지역의 토지를 매입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WSJ는 “임원 회의실, 이사회 모임처럼 업무 목적으로 사용하는 주택은 가능하지만, 이사회가 기업의 자금으로 경영진이 개인 주택 구매에 사용하는 것을 승인하는 것은 드물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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