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까지 차오른 물”…美 버몬트주 덮친 ‘하루 230mm’ 역대급 폭우

11일(현지시간) 미국 버몬트주 몽펠리에서 주민들이 길이 물에 잠기자 카약을 타고 이동하고 있다. 사진=게티/AFP/연합뉴스

11일(현지시간) 미국 버몬트주에 쏟아진 폭우로 인해 물류 트럭이 물에 휩쓸리는 모습. 사진=트위터(@pbeanVT) 갈무리

미국 동북부에 쏟아진 폭우로 버몬트주에서 역대급 홍수가 발생했다. 이 지역에서 12년 전 발생한 허리케인 이후 가장 많은 강수량이다.

1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CNN 방송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날 오전까지 만 하루를 갓 넘는 동안 버몬트 일대에는 200mm 안팎의 집중 호우가 내렸다.

지난 9일부터 이어진 폭우로 인해 도로 곳곳은 허리 높이까지 물이 차오른 모습이다.

주 전역에 있는 100개 이상의 도로가 홍수로 폐쇄됐고, 100명 이상의 구조대원이 현장에 투입됐다. 주 당국은 물에 잠긴 집과 차량으로부터 최소 117명을 구조했다고 밝혔다.

버몬트주 플리머스에는 230mm의 비가 쏟아졌다. 지난 2011년 8월 동부에서만 40명의 목숨을 앗아간 허리케인 '아이린'이 몰고 온 폭우 이후 가장 많은 강수량을 기록했다.

필 스콧 버몬트주지사는 “버몬트 전역에서 겪고 있는 대대적인 파괴와 홍수는 역대급이고 재앙적”이라며 “일부 지역에서는 '아이린'에서 관측된 수준을 초과했다”고 전했다.

아이린 당시에는 비가 약 12시간 이어진 반면, 이번에는 48시간 가까이 이어지면서 피해가 막심하다는 설명이다. 또한 몬트필리어를 지나는 위누스키강 수위는 '아이린' 때보다도 30cm 높아졌고, 이 도시 북쪽에 위치한 라이츠빌댐은 저수 용량을 거의 다 채워 물을 방류할 뻔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버몬트 뿐만 아니라 뉴잉글랜드 서부와 뉴욕·뉴저지주 일부 등 최근 미국 곳곳에 폭우가 쏟아져 국지적인 피해가 발생했다.

지난 10일 저녁 뉴욕주 허드슨밸리 자택에서 대피하려던 30대 여성이 홍수에 휩쓸려 사망했다. 같은 날 오클라호마주에서는 10대 소년 두 명이 낚시를 하다가 주말 새 폭우로 강해진 물살에 휩쓸렸고 인근 호수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