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토론토 호수가 인류에게 보여준 ‘지구적 시간’

박민기 기자(mkp@mk.co.kr) 2023. 7. 12.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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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세 입증’ GSSP로 크로퍼드 호수 선정
투표 거친 뒤 내년 8월 최종 비준될 예정
캐나다 온타리오 주에 위치한 크로퍼드 호수 [사진 출처 = 콘서베이션 홀튼]
인류 활동으로 영향을 받은 지구가 새로운 지질시대인 ‘인류세(Anthropocene)’에 접어들었다는 것을 입증하는 대표 지층 격인 ‘국제표준층서구역(GSSP)’으로 캐나다 온타리오 주에 위치한 크로퍼드 호수가 선정됐다. 내년 8월 국제지질학총회 비준을 마치면 인류는 마지막 빙하기 이후 약 1만1700년 동안 이어진 ‘홀로세(Holocene)’를 끝내고 새로운 지질시대를 살게 될 전망이다.

12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인류세실무그룹(AWG)은 전날 독일 베를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류세의 GSSP로 캐나다 크로퍼드 호수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인류세는 인류(Anthropos)와 시대(Cene)를 합친 단어로 온실가스 배출 등 인류 활동이 지구 환경과 생태계에 영향을 미쳐 만들어진 새로운 지질시대를 뜻한다. 인류세가 공식적인 지질시대가 되기 위해서는 인류세를 대표할 수 있는 지층인 GSSP가 먼저 정해져야 한다.

독일 막스플랑크 인류지질학연구소 소속 과학자인 위르겐 렌은 “우리는 인류가 생태계를 넘어 지구에 새로운 환경을 만들어내는 상황을 보고 있다”며 “지구 환경 시스템을 완벽히 이해하기 위해서 앞으로는 수권·대기권·생물권을 넘어 인류의 기술권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전했다.

지난 2009년 설립된 인류세실무그룹은 인류세를 입증할 GSSP 선정을 위해 지난해부터 전 세계 각 나라 과학자들이 제안한 후보지를 심사해왔다. 그룹은 호주 플린더스 산호초와 남극 파머빙하의 얼음기둥 등 12개 후보지를 검토한 이후 크로퍼드 호수를 최종 선정했다. 1950년대 진행됐던 수소폭탄 실험과 낙진에 따른 플루토늄 급증을 크로퍼드 호수가 가장 잘 보여줬다는 것이 그룹 설명이다.

이날 그룹이 발표한 인류세 공인안은 제4기층서소위원회(SQS)와 국제층서위원회(ICS) 투표를 거친 뒤 내년 8월 부산에서 개최되는 국제지질학총회에서 최종 비준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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