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블리자드 인수 탄력받나···미 법원, 정부 금지신청 기각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마이크로소프트(MS)의 게임업체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에 파란불이 들어왔다.

11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연방법원의 재클린 스콧 콜리 판사는 MS의 블리자드 인수 거래를 중단하도록 금지 명령을 내려달라는 미 연방거래위원회(FTC)의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콜리 판사는 결정문에서 “FTC는 이 합병이 콘솔과 구독 서비스 또는 클라우드 게임 시장에서의 경쟁을 실질적으로 감소시킬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해 심각한 의문을 일으키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법원은 이번 가처분 신청 기각 결정과 별도로 지난달 13일 내린 합병안 임시 금지 명령을 오는 14일 오후로 연장해 FTC가 항고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놨다.

FTC는 지난해 말 MS가 블리자드를 인수할 경우 게임 시장의 경쟁 약화가 우려된다며 인수 금지 소송을 제기했다. 이어 지난달에는 연방 법원에 MS의 인수 작업을 일시적으로 막아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냈다. 연방법원은 당시 사안의 시급성을 고려해 우선 임시 금지 명령을 내린 뒤 한 달간 증거 심리를 진행한 끝에 이날 가처분 기각 결정을 내렸다.

브래드 스미스 MS 부회장은 성명을 내고 “규제 당국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협력적으로 일할 것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반면 FTC 대변인 더글러스 파라는 “이번 합병이 게임업계에 미칠 명백한 위협을 고려할 때 이번 결과는 실망스럽다”며 “며칠 내 시장 경쟁과 소비자 보호를 위해 싸움을 계속하기 위한 다음 단계를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FTC는 이번 가처분 심리에서 블리자드가 ‘콜 오브 듀티’ 등 유명 게임 지식재산권(IP)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MS가 블리자드 인수 후 자사 게임기(콘솔)인 엑스박스에만 게임을 독점적으로 서비스하면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등이 경쟁에서 배제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블리자드는 ‘콜 오브 듀티’를 비롯해 ‘캔디 크러쉬’,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등 인기 게임들을 개발한 업체로, 게임 이용자가 4억명에 달한다.

MS는 지난해 초 정보통신 산업 역사상 최고액인 687억달러(약 89조원) 규모의 블리자드 인수 계획을 발표하며 주목받았다. MS가 인수를 완료하려면 영국과 미국, 유럽연합(EU) 규제 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EU 집행위는 승인했으나 영국의 반독점 규제기관인 경쟁시장청(CMA)은 4월 불허 결정을 내렸다. 이에 MS가 경쟁심판소(CAT)에 이의를 제기해 오는 28일부터 심리가 시작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날 경쟁시장청 대변인은 판결이 나온 직후 MS가 경쟁 저하 관련 우려를 해소할 수 있도록 계약 구조를 바꿔오면 다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냈다.

경쟁시장청이 블리자드 인수를 막으며 내놓은 이유는 클라우드 게임 시장 경쟁 약화 우려에서다. 당시 경쟁시장청은 거래가 성사되면 빠르게 성장하는 클라우드 게임 시장이 변화해 혁신이 위축되고 게임 이용자 선택권이 줄어들 것으로 염려된다고 밝힌 바 있다.

김은성 기자 kes@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