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디!퓨전] 한국 핵융합장치 'KSTAR'의 첫 ‘디지털 아바타’ 공개

옥스퍼드=박정연 기자 2023. 7. 12.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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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융합공학심포지엄2023(SOFE2023) 현장을 가다
한국형핵융합실험로 케이스타(STAR)가 디지털트윈기술로 디지털상에 구현다.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제공

“한국이 개발한 핵융합실험로 ‘케이스타(KSTAR)’가 디지털 세계에 만드는 쌍둥이인 ‘버츄얼 케이스타(V-KSTAR)는 핵융합 실험 시뮬레이션의 효율을 획기적으로 제고할 것입니다. 또 시뮬레이션에서 얻어지는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수집하고 검증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이렇게 수집된 데이터는 미래 핵융합 연구에서 중요하고 값어치 있는 자산이 될 것입니다.”

권재민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책임연구원이 10일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열린 '핵융합공학심포지엄2023(SOFE2023)'에서 발표한 V-KSTAR 프로젝트는 학회에 참석한 전세계 전문가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권 연구원의 발표가 끝나자마자 복잡하고 정교한 핵융합실험로를 디지털상에 구현하기 위해 핵융합연이 취한 개발전략을 묻는 질문이 쏟아졌다.

디지털 트윈은 기계나 장비를 컴퓨터 속 가상세계에 구현한 것을 의미한다. 실제 기계나 장비를 실험하기 전에 시뮬레이션을 통해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파악하는 데 사용된다. V-KSTAR는 세계 최초로 개발이 이뤄지고 있는 핵융합 실험장치 디지털 트윈이다.

핵융합 실험장치는 디지털 트윈 도입이 적합한 설비로 여겨진다. 대부분 초진공, 초고온의 극한상태에서 이뤄지는 핵융합 실험은 한 번 수행하는 데 비용적, 시간적 부담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실험의 결과를 높은 정확도로 예측할 수 있는 시뮬레이션이 가능하다면 연구에 소모되는 자원을 크게 절약할 수 있는 것이다.

11일 영국 옥스퍼드에서 열린 ‘핵융합공학심포지엄 2023(SOFE 2023)’에서 권재민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책임연구원이 '버츄얼 케이스타(V-KSTAR)'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옥스퍼드=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V-KSTAR는 지난 2021년 본격적인 개발에 착수했다. 초고성능 그래픽 기술로 디지털상에 구현한 KSTAR를 통해 운전, 실험, 시뮬레이션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V-KSTAR는 장기간 프로젝트다. 방대한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으면서 시뮬레이션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핵융합 데이터를 쉽게 알아보게 하는 기능까지 구현하기 때문이다. 실제 KSTAR의 주요장치를 구현하는 데만 100기가바이트(GB)를 넘는 저장용량이 필요하다. 플라즈마 난류 영상을 진단하거나 대규모 실험을 위한 시뮬레이션에선 초당 수백 기가바이트의 데이터가 생성될 정도다.

오랜 개발 기간을 거친 V-KSTAR는 내년 첫 도입이 이뤄진다. 권 연구원은 “플라즈마를 가두는 공간의 내벽 소재를 기존 탄소에서 텅스텐으로 교체한 KSTAR의 새로운 환경에서 V-KSTAR를 사용한 시뮬레이션이 처음으로 이뤄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신생 정보통신(IT) 기업들이 참여하면서 개발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2027년 KSTAR의 완전한 디지털 트윈이 구현됐을 때는 핵융합 실험장치를 사용한 많은 작업이 디지털 세계를 통해 이뤄지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핵융합연은 V-KSTAR를 시작으로 핵융합 실험장치의 디지털 트윈을 확장할 계획이다. 2031년까지 국제핵융합실험로(ITER)의 디지털 트윈을 개발하고 2040년에는 한국형핵융합실증로(K-DEMO)의 디지털 트윈을 완성하는 것이 목표다. 이 분야에서 실제 개발에 착수하고 장기 계획까지 수립한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권 연구원은 핵융합 실험장치의 디지털 트윈이 창출할 부가가치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뮬레이션을 통해 축적된 데이터는 핵융합로 설계를 개선하고 최적화하는 데 핵심적인 자료로 쓰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디지털 트윈 기술을 바탕으로 핵융합 실험장치에서 검증한 시뮬레이션 데이터는 핵융합로 설계를 위한 기술 역량과 직결되는 만큼 학계에서 중요한 지적자산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편집자주] 에너지는 경제성장, 국가안보와 직결됩니다. 석유 등 화석연료 기반 에너지원은 일부 국가가 선점하고 있는 데다 탄소중립이라는 전지구적인 도전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핵융합에너지는 꿈의 청정 에너지원입니다. 기술을 주도하는 국가가 에너지 패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습니다. 수십년간 기술 확보를 위한 세계 각국의 노력들이 최근 가시화하고 있습니다. 이미 핵융합에너지 기술을 주도하고 있는 한국도 2050년 핵융합에너지 실증 비전을 최근에 제시했습니다. 동아사이언스는 핵융합에너지 기술 확보를 둘러싼 전세계의 움직임을 짚어보고 기술혁신의 중요성을 공유하기 위해  '레디! 퓨전' 기획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이 기사는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옥스퍼드=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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