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LA 고급 주택 10여 채 ‘와르르’...“폭우 뒤 지반 약화 추정”

10일(현지시각)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카운티의 부촌 롤링힐스 에스테이트 주택들이 붕괴된 모습. 롤링힐스 에스테이트=AP연합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카운티 내 고급 주택 단지에서 집 10여 채가 잇달아 무너졌다.

11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CNN 등 매체에 따르면, LA카운티 소방당국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롤링힐스 에스테이트 내 주택 12채 벽이 금이 가며 무너져 적색경보가 발령됐다고 공지했다. 이로 인해 주민 16명이 집을 나와 대피했고,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해당 지역에서는 지난 8일부터 일부 주택 단지의 지반이 움직이는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LA카운티 소방당국은 “적색경보가 발령된 주택 중 10채는 계속해서 움직이고 있다. 추가로 16채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LA 카운티 감독위원회 제니스 한 위원장은 “(집들이) 파괴되는 속도가 충격적이었다”며 “단 48시간 만에 땅이 20피트(약 6ｍ)가량 움직였다. 여러 채의 집들이 뒤쪽 협곡으로 가라앉았다”고 전했다.

앤서니 마론 LA카운티 소방서장은 지난 10일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계속 현장에서 대응할 것이다. 아직 땅의 움직임이 언제 멈출지 모른다”고 말했다.

지반이 움직인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진 바 없으나, 일각에서는 지난 겨울 폭우로 지하에 흘러든 물이 압력을 가해 지반을 움직였을수도 있다는 추측이 나왔다.

실제로 LA 카운티를 포함한 남부 캘리포니아에서는 지난해 12월 말부터 올해 3월말까지 11차례의 폭우가 내려 기록적인 강수량을 기록한 바 있다.

롤링힐스 에스테이트가 자리한 LA 카운티 남서부 지역은 대부분 구릉 지대로, 고도가 높은 편이라 당시 큰 침수 피해는 없었으나, 지반이 약해졌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롤링힐스 에스테이트는 LA 카운티 남서부 팔로스버디스 반도에 있는 주거 도시로, 인구는 약 8000명이며 가구당 중위 소득은 2021년 기준 약 16만 달러(약 2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최윤정 온라인 뉴스 기자 mary170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