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돋보기] 파랑새 날개 묶으러 왔다…‘스레드’는 파죽지세?

황경주 2023. 7. 12.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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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전 세계적으로 인기가 급상승하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이죠.

'스레드'라고 들어보셨나요?

출시된 지 이제 일주일 정도밖에 안 된 미국 SNS인데, 가입자가 벌써 1억 명을 넘어섰습니다.

그 유명한 '트위터'도 이 '스레드'에는 밀릴 거라는 관측이 나오는데, 정말 그럴까요?

지구촌 돋보기에서 황경주 기자와 알아봅니다.

스레드 가입자가 닷새 만에 1억 명을 넘었네요.

이게 지금까지 나온 모든 스마트폰 앱 중에서 가장 빠른 속도라면서요?

[기자]

그렇습니다.

AI 챗봇, '챗GPT'도 이 정도 사용자를 모으는 데 두 달이 걸린 걸 생각하면, 엄청난 파급력인데요.

앱 형식은 기존의 SNS인 '트위터'와 아주 비슷합니다.

'트위터'처럼 그림보다는 활자 중심이고, 간단한 영상이나 사진도 올릴 수 있습니다.

단 해시태그 기능이나, 계정끼리 직접 메시지를 주고 받는 DM 기능은 없는 게 차이점입니다.

[앵커]

트위터랑 별 차이가 없는데도 '스레드'에 사람들이 몰리는 이유는 역시 '인스타그램' 기반이기 때문이라고요?

[기자]

'스레드'는 인스타그램, 페이스북을 운영하는 메타 CEO, 마크 저커버그가 내놓은 야심작이죠.

기존에 인스타그램을 쓰던 사람들은 신규 가입도 필요 없어서, 한 달에 무려 20억 명 정도나 되는 인스타그램 활성 이용자를 그대로 흡수할 수 있는 셈입니다.

['스레드' 이용자 : "'트위터'와 비슷하지만, '트위터'가 아니라는 게 마음에 들어요. '인스타그램' 계정으로 쓸 수 있으니까요. 영리하다고 생각해요."]

실제로 스레드가 지난 5일 서비스를 시작하자 비슷한 형태의 SNS인 트위터 이용자가 꽤 감소했다는 통계가 나오는데요.

6일과 7일 이틀 동안 트위터 트래픽이 전주보다 5% 정도 줄었습니다.

[앵커]

그래서 트위터 주인, 일론 머스크 CEO가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거군요?

[기자]

트위터와 스레드의 경쟁은 머스크와 저커버그의 자존심 대결로 번지고 있죠.

두 사람은 스레드 서비스 개시 전부터 인터넷에서 댓글 설전을 이어가다가, 실제로 만나서 몸으로 싸우자는 말까지 나온 상황인데요.

뉴욕타임스는 최근 두 사람의 이종격투기 대결이 구체화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자선 행사의 일환으로 격투기를 여는 데 합의했고, UFC 회장이 물밑 조율을 하고 있다는 겁니다.

[앵커]

빅테크를 선도하는 억만장자들이 주먹다짐하자고 덤비는 모습이라니, 조금 황당한데요.

[기자]

사실 몸싸움을 하자는 건 상징적인 의미가 더 크겠죠.

저커버그의 '스레드'는 애초부터 머스크의 '트위터'를 잡겠다며 개발된 앱입니다.

이미 갈등이 예고된 셈이죠.

지난해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하고 대규모 인사 해고를 단행했는데, 이들 중 일부는 메타로 넘어간 거로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메타 역시 인사 조정을 하는 와중에 트위터 출신 직원들을 채용한 겁니다.

트위터는 "우리의 지식 재산권을 엄격히 집행하겠다"며 소송 가능성도 경고하고 있습니다.

[댄 아이브스/웨드부시증권 이사 : "머스크와 저커버그 사이에 명백한 불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정말 몸싸움이 날지도 모르죠. 궁극적으로는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겁니다."]

[앵커]

하지만 이미 '트위터'에 익숙한 사람들이 거의 똑같은 신규 앱으로 굳이 갈아타는 데는 머스크도 책임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고요?

[기자]

머스크는 지난해 10월 트위터를 인수한 뒤, 유료 계정 서비스, 극보수주의자 계정 복원 같은 이용자들이 반발하는 정책들을 밀어붙였습니다.

여기에 염증을 느끼고 트위터를 떠나는 이용자들이 점점 많아졌고, 그만큼 광고주들도 등을 돌렸습니다.

[벤 자오/컴퓨터과학 전문가 : "머스크가 사용자를 제한하는 등 최근 '트위터'가 실패를 겪는 완벽한 시점에 '스레드'가 등장했습니다."]

심지어 스레드 서비스 개시 닷새 전에는 트위터 이용자가 하루에 볼 수 있는 게시물 수를 제한하겠다고 하면서, 이른바 '스레드 갈아타기'를 도왔다는 분석까지 나옵니다.

스레드 흥행 1등 공신이 다름 아닌 머스크라는 거죠.

[앵커]

메타가 트위터에 실망하고 있는 이용자들의 마음을 영리하게 이용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기자]

그런 반사이익이 '스레드'가 화려한 시작을 한 원동력이었겠죠.

하지만 '똑같은데 비교적 나은' 수준을 넘어서 '스레드'만의 차별성을 보여주지 않으면, 지금 같은 분위기가 오래 가기 힘들 거란 관측도 나옵니다.

[트위터 이용자 : "저는 그다지 '스레드'를 다운로드하고 싶지 않아요. '인스타그램'에서의 나와 '트위터'에서의 내가 다르다고 생각하거든요."]

'트위터'에서 머스크의 행보가 대중의 비판을 받고 있긴 하지만, 업계 차원에서 보면, 이미 레드오션이 된 소셜미디어 시장에서 수익을 내는 새로운 전략을 보여준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많은 논란을 낳은 대량 해고, 계정 유로화 등을 이미 다른 SNS 업체들도 따라 하고 있고, 심지어 저커버그도 인스타그램에 유료 계정을 도입했죠.

NBC는 "인스타그램처럼 크게 성장하지 않아도 비용을 절감해 수익을 내는 방법을 머스크가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지구촌 돋보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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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경주 기자 (rac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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