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기후변화 아닌 기후위기…적응 전략 모색할 때"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기후변화보다는 이제 기후위기라고 얘기해야 할 때입니다. 자연이 스스로 상태를 회복하는 자연회복력에 한계가 왔다고 봅니다."
11일 서울 역삼동 소재 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한국과학기자협회 '과학기자대회' 두번째 세션 '기후위기 골든타임 10년, 과학적 해법은'에서 주제발표에 나선 김병식 강원대 AI소프트웨어학과 교수는 이같이 말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보다는 이제 기후위기라고 얘기해야 할 때입니다. 자연이 스스로 상태를 회복하는 자연회복력에 한계가 왔다고 봅니다."
11일 서울 역삼동 소재 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한국과학기자협회 '과학기자대회' 두번째 세션 '기후위기 골든타임 10년, 과학적 해법은'에서 주제발표에 나선 김병식 강원대 AI소프트웨어학과 교수는 이같이 말했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를 모니터링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바뀐 환경에 적극 대응하고 적응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11일 오후 폭우가 쏟아진 서울에서는 사상 첫 '극한호우'가 기록됐다. 몸소 극한 기후 현상을 체험하고 있는 가운데 기후구조 자체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강남영 경북대 지리학과 교수는 "극한 현상보다는 기후구조 자체의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며 "기후구조는 환경 조건에 따라 현상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보여주는 기후적 관계로 안정적인 기후구조에서는 기후 예측 모델을 수립해 기상 현상을 예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 교수는 "북서태평양 태풍의 반응 양상을 관찰했더니 2013년 이후부터 기후적 관계를 벗어나는 특이값이 관측됐다"며 "전 지구의 기후 구조 자체가 변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후 구조가 바뀌면 현상을 예측할 수 없게 되고, 결과적으로 태풍 등의 기상 현상에 제대로 대응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김병식 교수도 2019년 '한반도 기후대 변화'에 대한 연구를 예시로 들며 "한반도 강수가 과거의 일률적인 반복 패턴에서 벗어나 불규칙 패턴을 보인다"며 "재난 관리에 대한 대응이 불확실해진 것"라고 설명했다.
기후 위기로 인한 생태계 붕괴도 문제다. 나성준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 임업연구사는 전 지구적으로 꿀벌 및 야생벌이 폐사하는 상황에 대해 "평균 기온이 오르면서 식물과 화분매개충 사이의 생태시계가 불일치하게 됐다"며 "벌, 파리 등의 화분매개체가 먹이자원을 찾지 못해 죽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발표에 나선 오채운 국가녹색기술연구소 책임연구원은 "'IPCC 제6차 평가보고서'는 온실효과를 일으키는 개별 온실가스 중에서도 특히 불화가스(F-Gas)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불화가스는 가전제품, 히트 펌프, 개폐 장치 등에 활용되는 인공 가스다. 수소불화탄소(HFC), 과불화탄소(PFC), 육불화항(SF6), 삼불화질소(NF3)가 불화가스에 해당한다.
오 연구원은 따라서 국제적 기후행동에 발 맞추기 위해 "불화가스를 대체할 기술 연구개발(R&D), 냉매관리제도의 실질적 이행 등이 필요하다"라고 제언했다. 또 "이번 6차 보고서에는 '기술' 챕터가 처음으로 포함됐다"며 "기술혁신 정책수단과 온실가스 감축 노력을 혼합해 적용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노력이 신규 탄소중립 기술 공공 R&D에 투자하는 쪽으로 향해야 한다는 의미다.
김병식 교수도 "이제는 온실가스 감축과 더불어 적응 정책으로 돌아서야 할 때"라며 "기존의 방어적 태도와 경제적 효과에 대한 계산에서 벗어나 기후 위기를 아우를 수 있는 다부처간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라고 제언했다.
[박건희 기자 wissen@donga.com]
Copyright © 동아사이언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