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정부서 시작” vs “尹 인수위 주문”…‘양평道 대안’ 진실공방
元 "이재명 토론 하자", 李 "尹 답변해야"
[이데일리 박기주 이수빈 기자] 서울~양평 고속도로 종점 변경 특혜 의혹과 관련한 정부·여당과 더불어민주당의 신경전이 점입가경이다. 이번 논란은 서울~양평고속도로의 종점이 양평군 양서면에서 강상면으로 변경된 대안이 나오게 된 단초가 문재인 정부였나, 윤석열 인수위원회였나를 두고 여야가 진실공방을 벌이는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진실 확인을 위해 이재명 대표를 향해 공개 토론을 하자고 제안했고, 이 대표는 이를 무시하며 이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답변을 요구하며 신경전을 벌였다.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2년 1월 6일 국토부가 ‘서울~양평 고속도로 타당성 조사’를 추진하면서 원안(2021년 4월 예타 통과)을 비롯해 복수의 대안 노선 검토를 시작했고, 결국 그해 3월 전문 업체에 용역을 맡겨 약 두 달간의 검토 끝에현재 논란이 된 강상면으로 종점이 변경된 대안이 나왔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하지만 민주당은 이 과정에서 윤석열 인수위원회의 입김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민주당의 관련 진상규명 TF에 소속된 김의겸 의원은 이날 오전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용역이 추진되던 시점은) 이미 문재인 정부는 물러가는 것이고 확정이 돼 있고 당시 인수위가 맡아서 새로운 정부 준비를 하고 있지 않았느냐”며 “오히려 인수위와 민간업체가 서로 긴밀하게 협의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특히 그 당시 인수위에 기획위원장이었던 원희룡 장관 인수위가 (설계를 맡은) 민간업체와 긴밀하게 협의했을 가능성이 더 크다”고 했다.
김 의원은 “2022년 3월 대선이 끝나고 5월 넘어가기 전까지 이 사이에 인수위에서 그 (용역을 맡은) 민간업체로 하여금 새로운 안, 이 안을 대안으로 만들어내라 강상면으로 종점을 바꾸는 안을 만들어내라라고 주문을 했다고 추측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의혹 제기에 원희룡 장관이 직접 나서 반박했다. 원 장관은 전날 자신의 SNS를 통해 “오늘도 민주당은 자신들의 거짓을 완성하기 위해 온갖 안간힘을 쓰고 있다”며 “서울-양평고속도로 대안 노선은 문재인 정부에서 발주한 고속도로 타당성 조사 용역의 결과물이고, 제가 장관 취임하기 전부터 준비되어 있던 전문가 용역진의 안으로, 열흘도 안되어 국토부에 보고된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이런 사실이 밝혀지자, 이제는 인수위에서부터 특혜를 주기위해 계획을 세웠다는 망상까지 동원하고 있다. 국토부 용역 과업지시서는 인수위 전인, 2022년 1월 문재인 정부 당시 추진했으며 과업지시서에 대안 검토 제시가 명시되어 있다”며 “이재명 대표는 국정농단을 운운하는데 참 안쓰럽다. 도대체 무엇을 위해 상상과 공상에 더해 망상까지 붙들고 꿈 속을 헤매는 것이냐”고 했다.
또한 이 같은 의혹을 해소하기 위한 방법에 대해서도 양측이 첨예하게 맞붙고 있다. 원 장관은 “이 대표와 민주당은 더 이상 망상의 바다를 헤매지 말고 공개토론의 장으로 나오길 바란다”며 다시 한 번 이재명 대표를 향해 토론을 제안했다. 원 장관은 지난 7일 국회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도 토론을 제안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 “왜 나와 하나, 양평 주민과 군수와 하는 것이 맞다”고 해당 제안을 일축한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도 “국토부가 이 일을 담당하고 있지만 고속도로 변경은 대통령 공약이고 대통령이 관할하고 있는 국정 사무다. 미룰 것이 아니라 대통령이 답해야 한다”고 했다. 원 장관과 만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이번 사태의 본질은 예타까지 통과한 고속도로 종점이 정권 바뀌자마자 대통령 처가 땅 근처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정부가 많은 말들을 쏟아내고 있지만 자신들의 행위가 정당하다면 당당하게 경과 밝히면 된다”며 “우리 민주당도 왜 고속도로 위치가 바뀌었는지 구체적이고 상세한 경과와 사실을 조사해야 한다. 그래서 정부여당에 촉구한다. 국조(국정조사)를 시작하자, 망설일 이유가 없다”고도 했다.
박기주 (kjpark85@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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