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에 집속탄 지원하면 우리도 유사 무기 쓸 것”

정채빈 기자 2023. 7. 12.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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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3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군 고위 참모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러시아는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집속탄을 지원할 경우 러시아도 유사한 무기를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11일(현지 시각) 타스통신,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이날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집속탄을 제공한다면 러시아군은 이에 대응해 우크라이나군을 상대로 유사한 파괴 수단을 쓸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러시아는 모든 경우를 대비해 집속탄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미국 것보다 효과적”이라며 “다만 집속탄이 민간인에 가할 위협을 알고 있다. 이에 따라 특별군사작전에서 집속탄을 사용하는 것을 자제했고 지금도 자제하고 있다”고 했다.

쇼이구 장관이 언급한 것과 달리 러시아는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집속탄을 사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우크라이나 역시 튀르키예로부터 제공받은 집속탄을 사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11년 9월 12일(현지 시각) 레바논 남부 나바티예에서 열린 제2차 집속탄 금지 협약(CCM) 회의 개막식에서 당사국 대표와 활동가들이 집속탄 부대 옆에 서 있다./AP 연합뉴스

집속탄은 폭탄 하나가 수십개에서 수백 개의 작은 폭탄을 흩뿌려 넓은 범위를 공격할 수 있는 무차별 살상 무기다. 이는 불발탄 비율이 높고, 불발탄이 전쟁이 끝난 후에도 민간인에게 피해를 끼칠 수 있어 국제사회에서 논란이 돼왔다.

이에 2010년 유엔 차원의 ‘집속탄 금지 협약(CCM)’이 만들어졌다. 현재까지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호주 등 123국이 해당 협약에 가입했다. 그러나 미국, 러시아, 우크라이나 등은 가입하지 않은 상태다.

앞서 러시아 외무부는 8일 미국의 결정에 대해 “집속탄 제공으로 미국은 우크라이나 땅을 지뢰로 가득 차게 만드는 공범이 될 것이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어린이를 비롯한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한 책임을 전적으로 지게 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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