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마약음료' 원료 공급한 중국인들 잡았다

범죄단체조직죄 혐의 적용…경찰, 중국 총책도 추적 중

중국 마약조직으로부터 지시받아 국내 마약을 유통한 일당 가운데 중국에서 한국으로 귀화한 중간판매책 50대 여성이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마약을 검정비닐봉지에 담아 거래하는 모습. /사진=경기남부경찰청 제공

중국에서 국내로 필로폰을 밀반입해 유통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지난 4월 발생한 '강남 마약음료' 사건에 사용된 필로폰도 이들이 유통한 것으로 드러났다.

12일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수원중부경찰서는 최근 국내 마약을 유통한 총책 A씨(36·중국국적)와 중국인 3명, 중간판매책 36명, 매수·투약자 37명 등 77명을 검거했다. 이 가운데 A씨와 중간판매책 23명, 투약자 1명은 구속했다.

A씨 등은 지난 2월부터 지난달까지 중국에 있는 총책 지시를 받아 약 3~4kg 정도 필로폰을 중국에서 밀반입한 뒤, 투약하거나 수도권 일대에 유통한 혐의다.

이들은 마약을 약속한 장소에 두고 가는 방식인 '던지기 수법'으로 유통했다. A씨는 지난 3월 중국 마약조직으로부터 메신저 서비스인 '위챗'을 통해 지시를 받고 충남 아산에서 캐리어 가방으로 대량의 필로폰을 공급받은 뒤 수도권 일대 지역에 던지기 수법으로 2.5kg을 유통했다.

특히 지난 4월3일 발생한 서울 강남구청역 인근에서 학생들에게 마약이 든 음료를 나눠준 이른바 '강남 마약음료' 사건에 이용된 필로폰 역시 A씨가 유통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중국 총책 지시를 받고 지난 3월25일 던지기 수법으로 마약을 제공했다.

또 중간판매책 B씨(50·여·중국국적)는 A씨로부터 필로폰을 건네받아 대낮에 서울 도심에서 또다른 중간판매책에 마약을 전달하기도 했다.

경찰은 이들로부터 시가 11억5000만원 상당 필로폰 1.65kg을 증거물로 확보하고 마약대금으로 얻은 5700만원과 9800여만원 상당 고급외제 승용차를 압수, 이를 모두 기소 전 추징보전했다.

아울러 A씨 등이 조직적으로 범죄단체를 만들어 마약을 공급했다고 판단, 범죄단체조직죄 혐의를 적용했다. 경찰은 중국에 있는 총책에 대해서도 체포영장을 신청, 계속 추적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은 현재 마약류 범죄와 전쟁을 선포하고 마약류 범죄에 대해 수사역량을 집결, 총력 대응하고 있다"며 "조직적인 마약범죄에 대해 철저한 수사를 진행, 범죄단체조직죄 혐의를 적용해 엄단하고 마약을 판매한 수익을 끝까지 추적해 추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강주헌 기자 zoo@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