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원 이상 고액 오피스텔 월세 거래 2000건 돌파

전세사기로 인한 월세 선호현상 영향
송파구 313건으로 가장 많아
1인 가구 40% 월소득 최대 3분의 1 월세로

서울의 한 부동산 공인중개사무소 외벽에 월세 안내판이 붙어있다. 본 기사와 관련 없음 [김호영 기자]

올해 상반기 서울에서 100만원 이상 고액 오피스텔 월세 거래가 처음으로 2000건을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작년 하반기 서울과 경기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피해자를 양산했던 조직적 전세 사기가 올해 들어 전국으로 확대되자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로 인한 월세선호현상이 고액 월세거래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12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전용 60㎡ 이하 서울 소형 오피스텔 월세 거래 총 1만9169건 중 월셋값 100만원 이상 거래는 2032건으로, 이는 국토부가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1년(상반기 기준) 이후 최다치다.

월세 100만원 이상 서울 소형 오피스텔 거래는 2011년 상반기 47건에 불과했지만, 2014년 113건으로 100건을 넘더니 지난해 처음으로 1000건을 넘어 상승세를 보였다.

소형 오피스텔 월세 거래 중 월세 100만원 이상 거래가 차지하는 비율은 2020년 상반기 3.5%에서 2021년 4.2%, 2022년 5.8%로 소폭 상승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10.6%로 치솟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25개 자치구에서도 상반기 기준 월세 100만원 이상 소형 오피스텔 거래가 가장 많은 곳은 송파구로 313건이 계약됐다. 이어 영등포구 304건, 강남구 272건, 서초구 173건, 강서구 148건, 마포구 118건, 동대문구 117건 순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월세 가격이 가장 높은 소형 오피스텔은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클래시안 아이비’로, 전용 41.05㎡가 지난 4월 보증금 1000만원, 월세 350만원에 계약이 이뤄졌다. 이어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시그니티 여의도’ 전용 45.23㎡는 지난달 보증금 7000만원, 월세 300만원에, 영등포구 당산동 ‘한강 더채움’ 전용 57.69㎡도 지난 3월 보증금 5000만원, 월세 270만원에 각각 세입자를 들였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최근 사회문제로 대두된 전세사기 여파에 전 재산과 다름없는 전세보증금을 반환받지 못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 전세보다는 안전한 월세를 택하는 수요가 늘고 있다”면서 “이같은 월세 선고에 고액 월세 계약도 덩달아 증가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자취족’ 10명 중 4명, 월급의 20~30% 월세로

월셋값 상승은 세입자들의 부담으로 직격되고 있다. 실제 1인 가구 10명 중 7명의 거주 형태가 월세이며 이 중 40%는 월소득의 최대 3분의 1을 월세로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플랫폼 ‘다방’을 운영하는 ‘스테이션3’가 지난달 13~19일 자사 앱 83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이렇게 조사됐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가운데 1인 가구(376명·45%)의 약 70%는 월세 거주자이며, 10명 중 4명은 월소득의 20~30%를 월세로 지출하고 있었다. 연령대별 1인 가구 비율은 30대 34%, 20대 29%, 40대 27% 순으로 많았다.

거주지 거래 형태는 월세(68%)가 전세(27%)보다 월등히 높았다. 거주 형태는 원룸(52%)이 절반을 차지했으며 투·쓰리룸(24%) 오피스텔·도시형 생활주택(15%) 아파트(8%) 등이 뒤를 이었다.

1인 가구의 월평균 소득을 묻는 문항엔 ‘200만~300만원’이 40%로 가장 많았다. 이어 ‘300만~400만원’(22%) ‘100만~200만원’(15%)이라는 응답이 이어졌다. 월소득에서 가장 큰 지출 항목을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과반수가량인 48.1%가 ‘주거비’(전·월세·공과금)라고 답했다. ‘식료품 구입’(19.1%)과 ‘외식비’(13%)가 그 다음이었다.

1인 가구의 월소득 중 주거비 지출 비율을 묻는 질문에는 ‘10% 이상~20% 미만’이 39%, ‘20% 이상~30% 미만’이 38%로 드러났다. 10명 중 4명은 월소득의 20~30%를 월세로 부담하고 있는 셈이다.

장준혁 다방 마케팅실 실장은 “최근 부동산 시장에서 월세 매물에 대한 수요가 집중되고 월세 상승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1인 가구의 주거비 부담은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