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에이스’ KT 벤자민 “후반기 더 좋은 모습 보일 것”
팔 각도 높인 투구 메커니즘 변화에 ‘칼날 제구’로 상대 타자 ‘압도’
전국이 장맛비로 인해 4경기가 모두 취소된 11일 고척돔구장에서만 치러진 ‘단독 콘서트’ KT 위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는 나란히 4연패 부진에 빠진 팀간 대결로 관심을 끌었다.
올스타 휴식기 이전 마지막 3연전인데다 연패 사슬을 끊어내야 하는 간절한 상황에서 양 팀은 웨스 벤자민과 안우진 두 에이스를 선발로 내세웠다. 에이스 대결답게 팽팽한 ‘명품 투수전’이 펼쳐진 이날 경기는 4대2로 KT가 승리를 거둬 연패 탈출에 성공했고, 키움은 5연패 늪에 빠졌다.
두 팀간 승차도 지워버린 이날 경기서 단연 돋보인 선수는 KT 선발 벤자민이었다. 팀의 제1 선발로 이전까지 팀내 최다인 8승(3패)을 거뒀음에도 믿음을 심어주지 못했던 그는 완전히 달랐다. 벤자민은 7⅔이닝을 던지며 6피안타, 1사사구, 11개의 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해 시즌 9승째(리그 3위)를 챙겼다.
결과보다도 내용이 더욱 돋보였다. 1회부터 직구, 컷 패스트볼, 슬라이더를 적절히 섞어가며 ‘칼날 제구’로 10타자 연속 범타 처리한 벤자민은 4회 1사 후 김혜성의 빗맞은 투수 앞 안타가 송구 실책으로 이어진 뒤 이정후를 볼넷으로 내보냈고, 임지열에게 적시 2루타를 허용하며 1대1 동점을 내줬다.
하지만 계속된 1사 2, 3루서 후속 타자를 삼진과 땅볼로 유도해 내 불을 끄며 다시 안정을 되찾은 벤자민은 5~7회 동안 안타 1개만 내줬을 뿐 호투를 이어갔다. 이전까지 주자만 내보내면 급격히 제구가 흔들리던 모습은 이날 찾아볼 수 없었다. 비록 8회 2사 후 3안타를 맞고 1점을 더 내줬으나, 모처럼 에이스의 진가를 보여준 경기였다.
특히 이전보다 빨라진 투구 동작으로 상대 타자들의 리듬을 빼앗았고, 몸쪽과 보드라인을 파고드는 바깥쪽 예리한 변화구에 키움 타자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하면서 자신의 KBO리그 최다인 11개의 탈삼진을 뽑아냈다.
경기 뒤 벤자민은 “그동안 팔 각도를 낮춰 직구의 스피를 높이다가 가운데로 몰려 안타를 맞는 경우가 많았다. 전력분석 팀과 협의해 팔 각도를 높여 지난해 투구폼을 되찾는 메커니즘에 변화를 준 것이 잘 통했던 것 같다. 올스타 휴식기에 잘 준비해서 후반기에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밝혔다.
이강철 감독 역시 자신의 생일 날에 호투로 연패 사슬을 끊어내는데 앞장선 벤자민에 대해 “선발 벤자민이 정말 좋은 피칭을 보여줘 연패 탈출의 발판을 마련해줬다”고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누구보다 그가 1선발의 위용을 되찾아준 것에 대해 반가운 이강철 감독이었다.
‘돌아온 에이스’ 벤자민의 달라진 모습에 팀 역시 올스타 휴식기 이후 본격 전개될 후반기 중위권 순위 싸움에 기대를 걸기에 충분했다. 최근 부상 선수 대부분이 복귀해 타선이 완전체를 이룬데다 선발과 불펜 마운진도 안정을 찾고 있어 고질적인 연패만 반복하지 않는다면 후반기 대반전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황선학 기자 2hwangpo@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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