윔블던 4강 오른 스비톨리나 "전쟁이 나를 더 강하게 만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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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 나를 더 강하게 만들었습니다."
러시아의 침공을 받아 전란에 휩싸인 우크라이나의 엘리나 스비톨리나는 11일(현지시간) 윔블던 여자 단식 8강전에서 '우승 후보 1순위' 이가 시비옹테크(폴란드)를 꺾은 뒤 이렇게 말했다.
시비옹테크는 "스비톨리나는 나보다 자유롭고, 더 배짱 있게 플레이했다"면서 "가끔은 정말 손 가는 대로 라켓을 휘두르는 것 같았다. 정말, 정말 빠르게 플레이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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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전쟁이 나를 더 강하게 만들었습니다."
러시아의 침공을 받아 전란에 휩싸인 우크라이나의 엘리나 스비톨리나는 11일(현지시간) 윔블던 여자 단식 8강전에서 '우승 후보 1순위' 이가 시비옹테크(폴란드)를 꺾은 뒤 이렇게 말했다.
스비톨리나는 이날 시비옹테크와 2시간 51분 동안 접전을 펼친 끝에 2-1(7-5 6-7<5-7> 6-2)로 승리하고 4년 만에 윔블던 준결승에 올랐다.
최근 4년 동안 4차례(프랑스오픈 3회·US오픈 1회)나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하며 현역 선수 중 가장 돋보이는 성적을 내는 시비옹테크의 우세가 점쳐졌던 경기다.
그러나 한 발도 물러서지 않은 스비톨리나는 단단하고 거침없는 플레이로 시비옹테크를 압박해 승리를 거머쥐었다.
경기 뒤 기자회견에 나선 스비톨리나는 조국이 전쟁의 참화에 빠진 점이 승리를 향한 커다란 동기로 작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스비톨리나는 "정신적으로 더 강해졌다. 어려운 상황을 더는 재앙처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서 "인생에는 더 나쁜 일도 있다. 더 침착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그의 경기를 보며 더 나은 미래를 향한 희망을 부풀리는 우크라이나의 어린이들을 위해 더 힘을 낸다고도 말했다.
스비톨리나는 "어린이들이 휴대전화로 경기를 보는 장면을 담은 영상들을 인터넷에서 많이 봤다. 이런 영상을 볼 때마다 내 마음은 녹아내린다"면서 "우크라이나 국민들에게 작은 행복을 선사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스비톨리나의 이번 4강 진출은 그가 출산에서 복귀하고서 3달 만에 이룬 성과여서 더 놀랍다.
스비톨리나는 남자 테니스 선수인 가엘 몽피스(프랑스)와 결혼해 지난해 10월 딸을 출산한 '2년 차 엄마'다.
올해 4월에야 코트로 복귀했는데, 지난달 끝난 프랑스오픈에서 8강에 오르더니 이번에는 세계 1위를 물리치고 준결승까지 내달렸다.
스비톨리나는 "이기고 싶고, 정상에 오르고 싶다는 강한 의욕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아이를 낳고 전쟁을 겪으면서 좀 다른 사람이 된 것 같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좀 달라졌다"고 말했다.
그가 다소 모호하게 설명한 '시각의 변화'를 시비옹테크가 외려 더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시비옹테크는 "스비톨리나는 나보다 자유롭고, 더 배짱 있게 플레이했다"면서 "가끔은 정말 손 가는 대로 라켓을 휘두르는 것 같았다. 정말, 정말 빠르게 플레이했다"고 말했다.
동시에 찾아온 전쟁이라는 비극, 그리고 출산의 고통과 환희가 스비톨리나를 더 거칠 것 없는 테니스 선수로 만들었다.
스비톨리나는 "지나온 세월보다 내 앞에 남은 시간이 더 적다. 이제는 더 잃을 시간이 없다. 몇 년 더 선수 생활을 할 수 있을지 모른다"면서 "이런 큰 순간을 위해 연습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ah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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