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는 수소차 한일전…"정부 지원이 판가름"
(지디넷코리아=김재성 기자)현재 시장에서 수소연료를 활용한 차를 판매하는 국가는 한국과 일본뿐이다. 현대자동차 넥쏘와 토요타 미라이는 세계 시장에서 수소연료전지차로 판매되고 있는 유일한 차량이다. 두 기업이 일찌감치 수소차를 전면으로 내세우면서 한국과 일본 간 수소차 경쟁은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하지만 최근 전기차 시장이 급속도로 팽창하면서 정부 지원이 전기차에 집중돼 수소차의 앞날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에 현대차와 토요타는 수소차 보급과 인프라 확충 등 친환경차 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정부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토요타는 수소연료전지차 시장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2018년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공개한 중장기 수소 및 수소전기차(FCEV) 로드맵인 ‘FCEV 비전 2030’에 따라 수소전기차 확대에 나서고 있다. 비전에 따라 그해 현대차가 출시한 넥쏘는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수소차로 자리 잡고 있다.
현대차는 수소승용차 상용화뿐만 아니라 업무용 상용차 시장에서도 ‘퍼스트무버’로 자리 잡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차는 탄소배출 저감 목표를 2050년 탄소중립으로 두고 있다. 보통 버스와 트럭은 사람과 짐을 싣고 장거리를 이동해야해 고마력의 디젤 엔진이 탑재된다.
현대차는 이 부분을 특히 중요하게 봤다. 버스와 트럭이 전동화가 돼야 진정한 탄소중립이 이뤄진다고 본 것이다. 다만 상용차의 경우 수소 연료전지를 활용하는 것이 적격이라 생각했고 이 같은 전략을 바탕으로 유니버스 수소전기버스, 엑시언트 수소전기 등을 출시해 국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수소연료전지차의 장점은 전기차보다 멀리가고 충전시간이 빠르다는 점이다. 전기버스 충전시간은 평균 1시간 내외다. 이것도 고속충전을 사용했을 경우다. 하지만 수소버스 1대당 충전시간은 30분이며 1회 충전에 평균 약 500㎞를 갈수있다.
토요타도 미라이 등을 내세워 승용차 시장에서 수소연료전지차를 꾸준히 판매해 나가고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글로벌 수소차 시장은 전년 동기 대비 11.5% 역성장했으나 현대차는 점유율 51.2%로 1위를 유지하고 토요타는 24.5%로 2위를 유지하고 있다.
토요타는 전동화 전환에 나서면서도 수소차를 미래 성장 동력으로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토요타는 2014년 미라이를 처음 출시한 이후 수소기술을 활용하는 방법을 꾸준히 연마해왔다. 내년부터는 토요타 순수전기차 전용플랫폼으로 제작된 ‘bZ4X’ 조립 공정에 수소를 활용하는 실증라인을 구축할 계획도 밝혔다.
또 토요타는 2026년에 출시할 미라이 3세대를 5분 충전에 최대 1000㎞를 갈 수 있는 차량으로 소비자에게 접근할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토요타는 수소연료전지차의 안전성과 기술력 향상을 위해 후지 24시간 내구 레이스 등에 참여해 테스트를 진행하고있다.
수소연료전지차 시장은 커가는 단계에 있다. 탄소중립이라는 전제가 글로벌 스탠다드로 남아있는 상황에서는 더욱 큰 시장이 된다는 것엔 이견이 없다. 특히 수소 업계가 활성화된다면 2030년에는 800조원 규모에서 2050년에는 1천조원 규모까지 성장한다는 것이 업계 전망이다.
수소차 활성화...차량 가격·인프라 확충이 관건
하지만 수소차가 활성화되기 어려운 주원인은 인프라다.
수소차를 가장 많이 판매한 나라인 한국 수소충전소는 올해 6월 말 기준 전국 251기뿐이다. 이는 일본도 마찬가지다. 일본은 올해 5월 기준 167기가 전국에 설치돼 있다.
한국 정부는 올해 안으로 누적 320기 설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2025년부터 수소차 보급 확대가 본격화하면 2030년까지는 660개의 수소충전소를 설치할 수 있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일본은 현재 부진한 수소 인프라를 강화하기 위해 2030년까지 수소충전소를 1천기로 늘리겠다고 공언했다.
수소충전비용과 차량 가격대도 문제다. 현재 수소 연료를 충전하려면 1㎏당 평균 9천900원이다. 6㎏ 저장탱크 완충 시 약 5만9천원이다. 휘발유, 경유, 전기차 충전과 비교해서도 가격이 상당히 높다.
국내에서 수소차 구매시 정부지원금은 국고보조금 2천250만원에 지자체 지원금 최대 금액인 1천750만원을 받으면 최대 4천만원을 받을 수 있다. 그럼에도 6천950만원인 2024년형 넥쏘를 구매하려면 3천만원에 가까운 비용이 든다. 일본도 국고보조금 255만엔(2천326만원)에 도쿄 최대 지원금 135만엔(1천231만원)을 지원받아 710만엔(6천478만원)대인 미라이를 구매하면 2천921만원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수소차 인프라 구축이나 규제 등이 아직 제대로 안 된 부분이 있다”며 “소비자가 수소차를 선택하려면 충전소가 늘어날 수 있도록 규제가 많이 없어져야 하고 보조금이 많이 생기면 고려할 수 있는 선택지가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소 업계 관계자는 “수소 경제를 구현해 나가려면 승용차건 상용차건 보조금이 있어야 한다”며 “전기차처럼 국가에서 보조금을 충분히 줘야 하는데 전기버스 등에 보조금을 늘리니 중국 전기버스가 지원금을 대신 받는 상황이 생겨 경쟁력을 잃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산차가 아닌 중국차나 수입차에 보조금을 줄이는 것을 개선하고 국산 수소차에 보조금을 늘려 수요를 늘려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재성 기자(sorrykim@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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