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미 김기현 "美, 한국 핵무장 질문…NCG 실천적 성과 요청"
[워싱턴=뉴시스]김난영 특파원 = 워싱턴DC를 방문 중인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내주 한미 핵협의그룹(NCG) 회의를 앞두고 미국 측에 '실천적 성과'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대표는 11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에서 진행한 특파원 간담회에서 "한미 동맹의 업그레이드 된, 핵 공유라는 콘셉트를 기반으로 한 NCG의 설치 자체가 앞으로 한미 동맹의 실질적인 굉장히 중요한 변화의 시점"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김 대표는 이날 조 바이든 행정부 아시아 전략 최고 책임자인 커트 캠벨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조정관을 면담했다. 캠벨 조정관은 오는 18일 한국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NCG 회의에 미국 측을 대표해 참석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캠벨 조정관과의 면담을 거론, "(NCG 회의가) 선언적 의미가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 안전에 대한 확실한 보장이 되는 실천적 성과를 내기를 기대한다는 말씀을 드렸다"라고 설여했다.
그에 따르면 미국 측에서는 NCG와 관련, 김 대표에게 한국 내에서 최근 꾸준히 불거진 자체 핵무장론을 언급했다고 한다. 한국 내 자체 핵무장 여론에 NCG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신경을 쓰고 있다는 의미로 읽힌다.
김 대표는 해당 질문에 대한민국 내에 자체적인 안전보장 노력이 있어야 한다는 의견이 있지만, NCG를 통해 한국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다면 의미가 있다는 취지로 답했다고 전했다. 그만큼 NCG가 실질적인 안전보장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워싱턴 체류 기간 캠벨 조정관 외에도 밥 메넨데스 미국 상원 외교위원장, 크리스 밴홀런 동아태소위원장을 비롯해 헤리티지재단 한반도 전문가 등 조야 인사들을 두루 접촉했다.
그는 "캠벨 조정관도, 메넨데스 위원장도, 밴홀런 소위원장도 '(윤석열 정부에서) 한일 관계를 획기적으로 개선한 것을 매우 주의 깊게 봤고 높이 평가한다"라는 얘기를 했다"라고 전했다.
이에 김 대표는 오는 8월 말로 전망되는 한미일 삼국 정상회담에서 한미일 관계 진전이라는 성과를 내 달라며 "그래야 한일 관계의 획기적·선제적 개선에 의미가 부여될 것"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한편 김 대표는 이날 캠벨 조정관과 면담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는 논의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후쿠시마 오염수와 관련해 미국과 만나 얘기할 이유가 전혀 없다"라고 했다.
그는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는 과학적 근거와 국제기구의 여러 가지 검증 절차를 거치는 것"이라며 "미국의 의견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일본의 주권적 판단임과 동시에 대한민국의 주권적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정부는 앞서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계획이 안전 기준에 부합한다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결론이 나오자 "IAEA 안전 기준은 모든 회원국 협의하에 개발됐다"라며 지지를 표한 바 있다.
김 대표는 "후쿠시마 오염수 관련해서는 국민들의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후쿠시마 오염수를 배출하지 않기를 기대하는 것은 누구나 다 가지고 있는 생각일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우리의 뜻만을 다 관철할 수 없다면 우리 국민의 안전을 지킬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 뭔가, 그것을 고민해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책임 있는 고민의 결과는 이미 문재인 정부 시절에 다 결론을 내려놨었다"라며 "IAEA 같은 국제기구의 검증을 받으라는 것이고, 우리가 과학적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도록 공개하라는 것"이라고 했다.
김 대표는 "그와 같은 절차에 따라 방류하게 된다면, 문재인 정부 시절에도 그에 대해서는 이의가 없다는 입장을 이미 밝힌 바"라며 "그것이 일본의 주권적 판단이라는 것까지도 이미 문재인 정부 시절에 다 천명한 바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 시절) 천명한 원리에 따라 지금 절차가 진행되는 것이라는 점을 이해하시면 좋을 것"이라고 거듭 말했다.
한중 관계에 관해서는 "중국은 단순히 이웃 나라가 아니라 우리 경제를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나라"라며 "그런 측면에서 한중 관계를 결코 소홀히할 수 없고 적절한 수준에서 잘 관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미국 측에) 명확하게 설명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미국의 생각이 무엇인가 물었더니 한결같이 똑같은 대답이었다"라며 "한국이 가진 그런 입장을 충분히 이해한다, 미국도 똑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입장이었다"라고 했다.
그는 이를 토대로 "앞으로 한중관계 개선에 미국이 공동보조를 맞춰줄 것이라 생각한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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