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 돌아 주전은 또 ‘38세 베어스 천재 유격수’ “이제 자리 보장 없어, 잘하는 선수가 먼저 나간다.”

김근한 MK스포츠 기자(forevertoss@maekyung.com) 2023. 7. 1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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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주전 유격수 자리는 돌고 돌아 다시 ‘38세 베어스 천재 유격수’ 김재호에게 돌아갔다. 마치 김재호가 주전 유격수 자리에 안착하면서 팀 내야진 수비도 안정화가 이뤄졌다. 유격수 자리엔 나이와 연차에 관계없이 ‘현재 컨디션’이 좋은 선수를 먼저 쓰겠단 두산 이승엽 감독의 계획이 통한 결과다.

두산은 최근 8연승 상승세와 함께 시즌 41승 1무 36패로 리그 3위에 올라 있다. 두산 8연승 기록은 2018년 6월 6∼16일 당시 10연승 기록 이후 5년 1개월 만에 나온 연승 기록이다. 7월 11일 문학 SSG 랜더스전이 우천 취소됐기에 두산은 전반기 남은 2경기에서 구단 연승 타이기록 도전에 나설 전망이다.

7월 전승 및 8연승 기간 팀 수비 실책이 없었던 점도 고무적이었다. 두산은 올 시즌 팀 수비 실책 리그 3위(60실책)로 불안한 수비를 계속 보여줬다. 이승엽 감독은 7월 들어서 달라진 팀 수비력에 큰 만족감을 내비쳤다.

두산 이승엽 감독이 베테랑 유격수 김재호의 활약에 엄치를 치켜세웠다. 사진=천정환 기자
이 감독은 “6월까지는 실책 숫자가 많아 보이지 않는 실책 장면도 잦았다. 아웃카운트를 잡아야 할 것 하나둘씩 놓치면 결국 흐름을 가져올 수 없다. 7월 들어선 내·외야 수비가 전반적으로 안정됐기에 투수들도 더 안정감 있는 투구를 보여주는 듯싶다. 수비 안정화가 타석에 들어서는 타자들에게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도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수비 실책 감소에 베테랑 유격수 김재호의 몫도 분명히 있다. 김재호는 7월 4일 포항 삼성 라이온즈전부터 6경기 연속 출전해 이 기간 타율 0.438/ 7안타/ 2타점/ 3볼넷으로 뛰어난 타격감을 선보였다. 무엇보다 ‘천재 유격수’다운 안정적인 수비로 내야진과 팀 마운드 안정화에 큰 힘을 보탰다.

이 감독은 “두산의 미래를 생각하면 젊은 야수가 유격수 자리에 나가는 게 맞다. 하지만, 지금 컨디션은 김재호 선수가 가장 뛰어나다. 시즌 초반부터 잘하는 선수가 유격수 자리에 나간다고 항상 말씀드렸다. 누구에게 특별대우로 자리를 주는 건 할 수 없는 일이다. 이유찬 선수로 시작해 안재석, 박계범 선수에게 기회가 갔지만, 결국 김재호 선수가 현재 컨디션이 가장 좋아서 당연히 주전 유격수로 계속 나가는 것”이라고 바라봤다.

김재호는 유격수 수비뿐만 아니라 최근엔 2번 타순에 배치되는 테이블 세터 역할까지 맡고 있다. 이 감독은 김재호의 콘택트와 팀 배팅 능력을 높게 평가했다.

이 감독은 “김재호 선수 수비가 굉장히 화려한 편은 아니지만, 안정적인 수비로 주변 야수나 마운드 위 투수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스타일이다. 타석에서도 기대 이상의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역시 베테랑답게 작전이나 팀 배팅 상황에서 밀어치거나 상황에 맞는 타격을 할 줄 안다. 이렇게 김재호 선수처럼 야구 잘하는 법을 후배 야수들이 보고 배워야 한다. 더 각성하고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느낄 것”이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마지막 불꽃을 태우는 천재 유격수의 존재감은 2023년에도 여전히 크게 느껴진다. 사진=천정환 기자
두산의 향후 내·외야 차세대 핵심 선수는 내야수 안재석과 외야수 김대한이다. 두 선수가 각각 유격수와 우익수로 자리 잡아야 세대교체 뼈대가 완성된다. 그래도 이 감독은 1군에서 좋은 결과를 못 만들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에게 무한정 출전 기회를 줄 수 없다는 자세다. 김재호의 주전 재도약처럼 지금 시점에선 컨디션과 결과가 먼저라는 게 현재 두산 벤치 분위기다.

이 감독은 “안재석, 김대한 선수의 경우 결국 본인의 몫에 달렸다. 노력 여하와 상관없이 2군에서 어떤 걸 보여줘야 올라올 수 있다. 향후 젊은 선수들이 해야 할 역할이 있다. 그래야 팀 미래도 밝아진다. 그래도 성장이 더딘 건 분명한 사실이다. 아직까지는 배울 게 많다고 본다”라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두산 벤치는 최근 홍성호, 박준영 등 퓨처스리그에서 실적을 거둔 젊은 야수들을 1군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김재호, 양의지, 정수빈 등 베테랑 야수들의 경험과 함께 이런 젊은 야수들의 패기가 합쳐진다면 후반기 두산 순위 레이스에 더 큰 힘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 김인태, 김민혁, 송승환, 안재석, 김대한 등 1군으로 올라올 수 있는 야수 자원들이 여전히 남았다. 두산이 ‘되는 집안’이라면 화수분 야구가 술술 풀리지 않을까.

올 시즌 김재호는 팀 승리가 걸린 중요한 타석에서 결정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다. 사진=천정환 기자
[문학(인천)=김근한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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