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점심] 당신은 지금 부대찌개가 당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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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추적 비 오는 날이면, 유독 생각나는 음식이 있죠.
햄과 소시지, 채소 등을 넣고 즉석에서 끓여 먹는 부대찌개 이야기를 할 참인데요.
부대찌개는 알려진 것처럼 한국전쟁 후 미군 부대 근처에서 쉽게 구할 수 있었던 소시지와 햄 등에 고추장을 풀고 김치를 넣어 끓인 음식입니다.
덕분에 만드는 사람이 무엇을 넣느냐에 따라 각양각색으로 변천하지만, 부대찌개의 정체성은 잃지 않은 맛집들을 심심찮게 발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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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추적 비 오는 날이면, 유독 생각나는 음식이 있죠.
빗소리와 오버랩 되는 보글보글 소리,
습한 공기를 타고 흐르는 칼칼하면서도 구수한 냄새를 거부하기란 불가능합니다.
햄과 소시지, 채소 등을 넣고 즉석에서 끓여 먹는 부대찌개 이야기를 할 참인데요.
부대찌개는 알려진 것처럼 한국전쟁 후 미군 부대 근처에서 쉽게 구할 수 있었던 소시지와 햄 등에 고추장을 풀고 김치를 넣어 끓인 음식입니다.
들어가는 재료에 따라 의정부식과 송탄식, 용산식 등으로 나뉘며 한국에서만 맛볼 수 있는 독특한 음식이 됐죠.
이 음식은 장장 60여 년 넘게 한국인의 밥상에서 살아남아 진화에 진화를 거듭했습니다.
덕분에 만드는 사람이 무엇을 넣느냐에 따라 각양각색으로 변천하지만, 부대찌개의 정체성은 잃지 않은 맛집들을 심심찮게 발견합니다.
충북 청주에도 꼭 그런 곳이 있습니다.
이 집은 부대찌개의 수식어로 ‘헛개’를 내걸었습니다.
부대찌개는 보통 사골 육수를 넣는다고 알고 있는데,
이 가게는 100% 헛개나무 육수로 깔끔하고 깊은 맛을 내는 것이 특징입니다.
주인장에 따르면 각종 재료의 맛과 냄새가 뒤섞이면서 감도는 텁텁함을 헛개나무 육수가 말끔하게 잡아준답니다.
하얀 쌀밥에 햄과 소시지 등을 건져 먹다 라면사리를 넣으면 국물이 더 빛을 발하죠.
부대찌개의 주·조연을 굳이 따지자면 햄과 소시지가 우선일지 모르지만,
주연을 더욱 빛나게 하는 건 훌륭한 조연입니다.
이토록 육수예찬을 늘어놓는 건 부대찌개에 진심이 주인장의 노고를 알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육수를 제대로 내기 위해 주인장은 낙엽이 지면 직접 재배한 헛개나무를 산에서 베어 오고,
쪼개서 말립니다.
말 그대로 자급자족인데, 이 재료는 하루 이틀 사이에 얻을 수 있는 게 아닙니다.
“헛개나무를 1년 이상 통풍이 잘 되는 곳에서 말려야 해요, 말리지 않고 바로 쓰면 색에서 대번 표가 나고요. 맛도 덜하죠.”
헛개나무 육수로 담백하고 깔끔한 맛을 낸 부대찌개는 한 끼 식사로, 술안주로도 제격.
‘한 번도 안 먹은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먹은 사람은 없다’며 웃어 보이는 사장님의 얼굴에는 자신감이 묻어납니다.
때로는 나무꾼으로, 때로는 주방장으로 살아온 세월이 10여 년...
보기에는 비슷해 보일지 몰라도 이곳에 꼭 가야 먹을 수 있는 부대찌개를 탄생시킨 건,
적당히 타협하지 않고 요령 부리지 않는 ‘뚝심’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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