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나무, '자립' 어려운 청년 사회 정착 돕는다
(지디넷코리아=김윤희 기자)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는 자립준비청년들이 다양한 진로를 꿈꾸고 사회에 안착할 수 있도록 일자리를 지원하는 ‘두나무 넥스트잡‘ 사업을 마련해 운영 중이라고 12일 밝혔다.
자립준비청년은 만 18세 이후 아동복지시설 등에서 퇴소한 보호종료 5년 이내의 청년을 가리킨다. 매년 국내 평균 2천500여명의 자립준비청년이 사회에 첫 발을 내딛고 있으나 온전한 자립이 어려워 각종 사회적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
자립준비청년 2명 중 1명은 직업이 없는 실정이다. 일반 청년들의 취업률과 큰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취업의 질적인 면에서 차이가 난다. 지난해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발표한 ‘청년종합연구 1: 정책 소외 계층 청년 실태 및 정책개발’에 따르면 자립준비청년은 일반 청년 대비 여러 일자리에서 단기간 종사하는 경향이 높고, 부당 노동 행위 피해나 위험한 근로환경 노출 경험이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두나무는 이들의 근본적인 자립 역량을 높이기 위해 특수성을 고려한 맞춤형 일자리 제공이 절실하다고 판단해 해당 사업을 기획했다.
자립준비청년 맞춤형 ‘일자리’ 지원…42개 기업 선정
넥스트잡은 올해부터 5년간 매년 510명을 선정, ▲인턴십 지원(200명) ▲창업 지원(10팀) ▲금융교육(300명) 등 3가지 형태로 나눠 지원한다. 매년 2천500여명의 자립준비청년이 사회에 나오는 것을 고려하면 이 중 4분의 1을 지원하는 규모다.
사업 지원금은 30억원 규모를 조성하고, 사회적경제 기업들과 협력해 일자리 체험형 인턴십 제도를 구축한다. 두나무는 일자리를 마련해준 기업에 인건비를 지원하고, 사회연대은행과 브라더스키퍼는 교육과 멘토링을 담당해 체계적으로 진행된다.
인턴십 지원 사업은 자립준비청년들이 일반 청년에 비해 사회 적응 기간이 길고 정서적 지지와 올바른 경제관 형성이 함께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했다. 일례로 ‘기간형’ 인턴은 청년 개인의 선호와 심신 준비도에 따라 3개월, 5개월, 1년형으로 나눠 진행된다. 인턴십 기간 자립준비청년 출신 선배들의 멘토링과 네트워크 형성을 통해 정서적 안정을 찾고, 자산 형성과 금융 관리에 도움이 되도록 금융 교육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올해 처음 모집을 시작한 넥스트잡 1차 인턴십에는 총 80여개의 기업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 당초 25개 기업을 모집하기로 했으나, 모집 기업 수를 약 68% 늘렸다. 기업 실사와 면담을 통해 건축, 디자인, 교육 등 다양한 분야의 42개 기업이 최종 선정됐다.
자립준비청년 만난 이석우 두나무 "덕업일치가 가장 행복한 삶"
지난달 12일 강남에 위치한 두나무 업비트 라운지에서는 ‘넥스트잡‘ 온보딩 교육을 진행, 사회 경험이 많지 않은 자립준비청년들에게 이메일 작성법, 비즈니스 매너 등을 교육했다.
이날부터 5일간 교육을 수료한 청년들은 건축 및 안전 산업, IT 콘텐츠 제작 등 각자 지원한 기업에서 인턴십을 실시하게 된다.
1일차 교육에선 청년들의 성격과 관심사, 인턴십 기간 목표 등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인턴십 기간 목표를 공유하는 시간에 청년들은 이번 인턴십을 통해 각자가 기대하는 모습에 대해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공유했다. 한 청년은 “용기를 가지고 끈기 있는 도전으로 나아가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이석우 두나무 대표의 미니 강연도 진행됐다. ‘청년 이석우‘에 대한 내용이었다. 이 대표는 사회에 첫 발걸음을 내디뎠던 때를 회상하며 본인을 ‘과거가 굉장히 복잡한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기자, 변호사, 기업의 대표까지 거치며 커리어에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결국 모든 것들은 “버려지는 시간이 아니라, 나를 찾아가는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좋아하는 일‘, ‘하고 싶은 일‘, ‘잘하는 일‘이 하나로 귀결되는 ‘덕업일치‘가 이뤄질 때가 가장 행복한 삶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본격적인 사회 진출을 앞두고 고민이 많다는 청년에게는 “고민을 많이 하고 두려워하는 것이 정상적인 것“이라는 공감과 위로도 아끼지 않았다. “남들이 바라보는 ‘나’를 신경 쓰기보다는 내가 바라보는 ‘나’에 대해 고민하도록 관점을 바꿨으면 좋겠다“고도 강조했다. “일을 잘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지만, 결국 내가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일인지를 염두에 두고 미래 커리어를 설계해 나갔으면 한다“는 당부의 말도 전했다.
"새로운 도전 통해 나만의 ‘꿈’ 찾고 싶다"
넥스트잡 1기에 참여한 자립준비청년들은 갑작스럽게 사회에 첫 발을 내딛기보다, 인턴십을 통해 업무 경험을 쌓고 진로를 탐색할 수 있어 기대된다고 했다.
식료품 기업 '밀프로젝트'에서 인턴을 하게 된 김나리(가명) 씨는 “전공과 다른 분야의 진로를 탐색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 지원하게 됐다“며 “공부와 병행할 수 있도록 인턴십 기간과 근무 시간을 조정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라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인턴십 기간 진행되는 과정이나 결과들이 모두 다 '내 이름이다'는 생각으로 책임감을 가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청년들의 사회 적응과 자립을 돕는 ‘브라더스키퍼’에서 인턴십을 진행하게 된 최인환(가명) 씨는 자신과 같은 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자립준비청년들을 위한 사업을 펼치는 곳인 만큼, 인턴십을 통해 그들에게 내가 받은 만큼 많은 도움을 주고 싶다“는 다짐을 전했다.
창업을 꿈꾸는 이들에게도 좋은 기회가 됐다. 공간 운영 스타트업 '네스트앤드'에서 인턴을 하게 된 배윤정(가명) 씨는 “창업에 대해 관심이 많은데, 이번 인턴십을 통해 취업뿐만 아니라 창업 준비와 관련해 얻는 것들이 많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윤희 기자(kyh@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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