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경제] 30대 초반 미혼은 대세…남성 5명 중 1명 '끝까지 솔로'

권애리 기자 2023. 7. 12.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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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 나와 있습니다. 권 기자, 결혼 안 하냐, 아직 미혼이냐 이런 질문 이제 하지 않는 게 좋다고 인식된 지가 꽤 오래됐죠? 그런데 인구 분포로 봤을 때도 미혼 또는 비혼이 이제 소수라고 하기에는 좀 어렵다고요?

<기자>

아주 큰 변화가 딱 10년 사이에 일어났습니다. 이제 우리나라 남성 25세에서 49세까지의 거의 절반 정도, 47.1%가 한 번도 결혼한 적이 없습니다.

같은 연령대에서 여성은 3명 중 1명꼴, 32.9%가 미혼입니다. 이 관련 자료로 현재까지의 최신 자료인 2020년 기준인데요.

그로부터 딱 10년 전이었던 2010년과 비교했을 때 남성은 무려 11.8% 포인트, 여성은 10.3% 포인트나 미혼율이 늘어난 겁니다.

한국 사회는 현대 들어서 늘 급변해 오긴 했지만 10년 사이에 인구 전체적으로 이 정도 변화는 극적인 수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연령대가 올라갈수록 혼인율이 올라가니까 남성 25세에서 49세의 거의 절반, 여성은 3명 중 1명꼴로 미혼이라는 얘기는 그만큼 결혼이 늦어지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숫자에 더 가깝습니다.

<앵커>

확실히 몇 년 전과 비교해 봐도 30대 초반이 결혼 적령기를 지났다. 이런 인식은 거의 사라진 것 같습니다.

<기자>

이제 30대 초반 미혼은 대세다 이렇게까지 얘기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30세에서 35세 이 연령대가 10년 전에 비해서 기혼자가 가장 가파르게 줄어든 나이대입니다.

남녀 모두 거의 16% 포인트, 17% 포인트씩 줄어들어서 이제 35세 이전에 결혼해 본 사람은 남성이 3명 중에 1명 정도, 여성은 절반을 좀 넘는 정도에 그치고 있습니다.

남녀 모두 결혼을 경험해 본 사람, 오늘은 기혼자라고 줄여 부르겠습니다. 기혼자가 확실히 다수가 되는 건 35세 이후부터입니다.

남성은 62.2%, 여성은 76.7%가 35세에서 40세 사이까지 기혼 상태가 되어 있습니다.

여성들의 혼인율은 남성보다 20대부터, 처음부터 더 높고요. 그 상태가 계속 이어지기는 합니다.

49세가 되면 여성은 90.2%, 남성은 79.5%만 기혼자입니다.

우리나라 남성들이 최근 몇 년 사이에 30대 초반까지는 혼인율이 대체로 낮아지다가 35세부터 일종의 결혼 양극화 현상을 보이면서 상위 10% 소득의 남성들은 35세 이후로 거의 100% 가까이 결혼을 하는 반면에 하위 10% 소득의 남성 10명 중 4명은 미혼으로 남는다는 연구 결과를 여기 친절한 경제에서도 짚어본 적이 있었는데요.

이번에 발표된 조사는 당시 연구의 1년 뒤까지 추가 집계한 겁니다.

이번에는 소득에 따른 차이는 따로 나눠서 발표되지 않았지만, 10년 전만 해도 40대 후반에 이르면 92.5%의 남성이 기혼자였지만, 이제는 49세에 이르러서도 남성 5명 중 1명은 미혼입니다.

<앵커>

권 기자 말대로 결혼 늦게 하는 추세에 결혼을 안 하는 사람도 늘었는데, 또 결혼해도 아이가 없는 경우도 있죠. 통계는 어떻습니까?

<기자>

아직까지 아이가 1명도 없는 49세까지의 기혼 여성은 추가 자녀 계획, 그러니까 자녀 계획을 0.68명 갖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1명이 채 안 되는 거죠.

만약에 이미 1명을 낳은 상태다 그러면 추가 자녀 계획은 0.17명, 그러니까 둘째를 계획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는 겁니다.

49세까지의 기혼 여성 전체를 보면 평생 기대 자녀 수가 이제 계획 중인 아이까지 다 합쳐봤자 1.68명입니다.

미혼도 많은데 기혼자들도 이렇게 아이를 낳지 않으니까 합계 출산율 0.78명이 되는 거죠.

혼외 출생은 2021년 기준으로 7천700명, 3%가 채 안 됩니다.


이번 집계에서 통계청이 미혼과 만혼 외 결혼을 해도 아이를 낳지 않은 요인 중에 하나로 다른 나라와 크게 다른 점을 하나 살펴본 게, M자를 그리는 여성들의 고용률입니다.

아이를 낳는 시기에 우리나라 여성들의 고용률은 보시는 것처럼 푹 꺼졌다가 다시 늘어납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거 아닌가 싶은데 꼭 그렇지는 않죠. 육아휴직 중인 여성은 고용된 상태입니다. M의 푹 꺼진 부분에 그런 여성들은 포함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아이를 낳고 그리느냐, 아니면 계속 고용되느냐 둘 중 하나만 고를 수 있는 상황에 놓인 여성들이 우리나라에 유독 많다는 겁니다.

그럼 다른 나라들은 다르냐 하면 다릅니다. OECD 회원국의 여성 고용률을 보면 화면에 보시는 왼쪽 그래프, 그냥 꼭대기가 평평한 언덕이죠.

우리 같은 M자를 그리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 나라들이 모두 우리보다 아이도 훨씬 더 많이 태어납니다. 출산하고 육아하면서 고용률도 떨어지지 않는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젊은 여성들이 경제 활동을 계속할 수 있는 여건이 돼야 오히려 아이도 낳는 게 전체적으로 현대 사회의 추세입니다.

출산과 육아기에는 아예 고용을 포기하고 나중에 복귀하는 M자 고용률에서는 복귀 후의 고용의 질이나 임금 수준이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겠죠. 전 같은 조건으로 일 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아이를 포기하겠다, 또는 둘째까지 이 사이클을 한 번 더는 못하겠다.

이런 여성들, 이런 부부들이 많은 게 지금의 우리 저출생 상황에 큰 부분을 차지한다는 걸 다시 한번 보여주는 통계입니다.

권애리 기자 ailee17@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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