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테크+] 관상어 구피의 '놀라운 희생정신'…"'자원자의 딜레마'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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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이 희생하면 큰 피해를 막을 수 있는 상황에서 사람이 많아질수록 위험을 무릅쓸 자원자가 나타날 확률이 감소하는 현상이 있다.
그런데 수족관에서 많이 기르는 관상어 구피 무리에서는 '자원자의 딜레마' 현상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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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한 사람이 희생하면 큰 피해를 막을 수 있는 상황에서 사람이 많아질수록 위험을 무릅쓸 자원자가 나타날 확률이 감소하는 현상이 있다. 바로 '자원자의 딜레마'(volunteer's dilemma)다.
그런데 수족관에서 많이 기르는 관상어 구피 무리에서는 '자원자의 딜레마' 현상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무리의 크기가 커지자 위험을 무릅쓰려는 자원자가 더 많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영국 엑서터대 레베카 파젯 교수팀은 12일 영국 왕립학술원 생물학 저널(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에서 실험 결과 구피들은 무리가 커지면 스스로 위험을 감수하려는 개체가 오히려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모인 사람이 많아질수록 위험을 감수하기 위해 나서는 사람이 줄어드는 경향을 보이는 소위 '자원자의 딜레마'와는 반대되는 현상이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수족관 내 구피 무리를 5마리, 10마리, 20마리로 다르게 설정한 뒤 여기에 자연에서 구피의 포식자인 '파이크 시클리드' 모형을 넣고 구피들의 위험 감수 행동을 관찰했다.
파이크 시클리드에 30㎝ 이내로 접근하는 것을 위험 감수 행동으로 해석했다.
파젯 교수는 "최소 한 마리가 접근해 위험을 파악해야 하는데 아무도 안 나서면 무리 전체가 위험해질 수 있다"면서 "자원자 딜레마 모델은 무리가 커지면 다른 개체가 나설 것을 기대해 자원자가 줄어들 것으로 예측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험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났다. 무리의 크기가 클수록 잡아먹힐 위험을 무릅쓰고 파이크 시클리드에 접근해 정보를 파악하려는 구피들이 더 많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피 무리마다 7분 동안 진행된 실험에서 20마리 무리에서는 위험 감수 행동이 평균 14차례 나온 반면 10마리 무리에서는 위험 감수 행동이 7번에 그쳤다.
위험 감수 행동이 가장 적은 이 중간 크기 무리의 구피들은 파이크 시클리드가 나타나자 대부분이 식물 뒤나 자갈 근처 등 안전한 곳에 숨어 시간을 보냈다.
파젯 교수는 "구피 무리가 커질 때 위험을 감수하는 개체가 늘어나는 이유는 알 수 없지만 구피도 개체마다 성격이 다르다"며 "무리가 커지면 자기를 희생하려는 개체가 있을 가능성도 커지고, 다른 구피들이 그 개체의 행동을 따라 하는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scite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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