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금융사도 국내 외환시장 직접 참여”… 법적 근거 마련

외국환거래법 개정, 8월 21일까지 입법예고

해외에 소재한 외국 금융사가 국내 외환시장 거래에 직접 참여하고, 일반인·기업도 실시간으로 외환 거래를 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기획재정부는 12일 이런 업무가 가능하도록 하는 ‘외국환거래법’ 및 시행령 일부개정안을 입법예고 했다. 이는 정부가 지난 2월 7일 발표한 ‘외환시장 구조 개선방안’의 주요 과제들을 구체화하기 위해 법적 정비 작업을 한 것이다.

기획재정부 제공

우선 시행령 개정을 통해 일정 요건을 갖춘 해외 소재 외국 금융기관(RFI·Registered Foreign Institution)이 국내 외환시장에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허용된다. 외환당국은 이 과정에서 외국 금융기관들의 외환거래 정보를 파악하는 등 모니터링을 더욱 촘촘히 할 예정이다.

또 법률 개정을 통해 금융기관과 고객 간 실시간 환율 정보 제공과 주문 접수·거래가 전자적 수단을 통해 가능해지도록 만들었다. ‘대고객 외국환 전자중개업무(Aggregator·어그리게이터)’를 구현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만약 우리나라 기업이 환율이 올라 달러를 팔고 싶다고 한다면 현재는 특정 거래 은행에 환율을 일일이 물어봐야 하는데, 어그리게이터 업체의 단말기를 통하면 여러 은행의 환율이 동시에 제시되고 기업은 그중 가장 유리한 환율을 선택해 자동 거래를 할 수 있는 식이다.

외환시장 시세 조작 등 불공정 행위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시장교란 행위 금지 조항을 별도로 분리하기도 했다. 이어 정부가 전시 등 긴급한 상황에서 획일적으로 적용할 수밖에 없었던 자본 거래 허가 의무 부과, 거래 정지 등 비상조치(세이프가드)도 시장 상황에 따라 ‘권고→시정명령→비상조치’의 단계로 탄력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외국환거래법에 명시적인 근거를 마련하기도 했다.

해당 개정안은 다음 달 21일까지 입법예고를 거치고, 이후 법제처 심사와 차관·국무회의 등의 절차를 앞두고 있다. 이에 3분기 중 국회에 제출해 시행령 개정에 포함된 과제들을 4분기부터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정부는 RFI 도입 등 외환시장 구조 개선방안을 내년 초 시범 사업 추진하고,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도입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