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42년 역사에 ‘손성빈 스타일’의 포수는 없었다
롯데 손성빈(21)은 구속으로 주목받는 ‘포수’다. 지난달 25일 잠실 LG전에서는 5회 2루로 뛰는 문성주를 가볍게 낚아내면서 시속 138.3㎞의 ‘패스트볼’을 던지기도 했다. 손성빈은 이후로도 2루 송구 상황이 나올 때면 130㎞ 중반대의 빠른 공을 던지고 있다. 지난 6월 상무에서 전역한 데다 아직 백업포수로 1군 표본은 적지만, 올시즌 4차례 도루 저지로 100%의 성공률을 기록하고 있다.
사실, 손성빈을 관심 있게 지켜보는 ‘눈’은 다른 9개 구단 벤치에 있다. 올시즌 ‘포수 손성빈’을 두 차례 만나 두 차례 ‘도루 실패’ 이력을 남긴 LG의 염경엽 감독 눈에도 그의 이미지가 자리잡았다.
비 때문에 잠실 한화-LG전이 취소된 지난 11일, 구단별 브리핑 시간에 염 감독은 KBO리그 포수에 대한 ‘기억 여행’을 잠시 떠났다. 올해까지 42년 리그 역사에 손성빈 같은 포수가 존재했는지 여부에 대한 얘기. 염 감독은 과거 주루코치로도 리그의 레전드급 포수들을 상대한 이력이 숱했다.
염 감독의 기억을 요약하자면, 적어도 지금까지 KBO리그에 손성빈 스타일의 포수는 없었다. 염 감독은 “(누구와 비교해도) 가장 빠른 것 같다”며 “지금 봐서는 빠르면서도 너무 정확하다. 대부분 송구가 베이스 위를 타고 간다”고 평했다.
우선 떠오르는 리그 대표 포수 중 한명은 박경완(LG 코치)이다. 박경완은 SK 전성시대의 안방을 지키던 2008년, 도루 저지율 43.6%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박경완이 주자를 잡는 방법은 손성빈과는 달랐다. 염 감독은 “박경완 코치는 무엇보다 정확한 송구가 장점이었다. (연결 동작이) 빠르고, 타이밍을 잘 잡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리그 간판 포수 가운데는 ‘앉아쏴’로 한 시대를 누빈 조인성(LG 코치)도 있었다. 조인성은 투수 볼을 받고 앉은 채로 2루 송구를 마무리할 만큼 어깨가 대단히 좋았다. 다만 손성빈처럼 140㎞에 육박하는 공을 던진 것은 아니었다.
염 감독은 지금 현역 선수 가운데는 LG 포수인 박동원을 도루 저지 능력 ‘넘버1’으로 꼽았다. 그러나 박동원 또한 송구가 빠른 편이지만, 손성빈과 비교하자면 스타일에는 누가 봐도 차이는 있다. 투수에 비유하자면, 박동원은 150㎞ 패스트볼 투수, 손성빈은 160㎞ 패스트볼 투수다.
여기에 공수겸장 포수로 롱런하고 있는 강민호(삼성), 양의지(두산) 등 베테랑 포수들이 도루 저지에서도 경쟁력을 보이지만, 2루 송구 노하우는 각각이 다르다.
손성빈은 아직 갈 길이 멀다. 포수가 2루 송구로만 평가받는 자리 또한 아니다. 안정적인 인사이드워크와 블로킹 능력, 그리고 점진적으로 끌어올려야 할 공격력 등 여러 면을 갖춰야 최강의 포수로 성장할 수 있다. 그러나 손성빈은 이미 9개구단 주자들에게 ‘공포의 자객’이 돼 있다.
손성빈은 투수 볼을 잡아 2루 송구를 완료하는 시간이 1.8초대로 매우 빠르다. 합격 기준선이 2초인 것을 고려하면 투수에게 그만큼 여유를 주는 셈. 염경엽 감독은 “평균치의 투수가 공을 던질 때 손성빈이 앉아있다면 뛰기 어렵다”며 “경기 상황 또는 투수 스타일에 따른 원바운드 타이밍을 살펴야 시도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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