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 메뉴 고민 시간도 아깝다” 카이스트 출신 한국인 日 연봉킹은
소니 회장보다 2배 이상 받아
지난해 일본에서 가장 많은 돈을 받은 상장사 임원은 한국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Z홀딩스의 신중호(51) 공동대표가 스톡옵션 평가액을 포함해 48억6000만엔(약 450억원)을 받아 1위에 올랐다. Z홀딩스는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각각 자회사였던 라인과 야후재팬을 통합해 만든 회사다. 신 대표는 지난해에도 최다 보수를 받았다.
12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은 도쿄상공리서치의 자료를 인용해 신 대표가 지난해 일본의 보수 총액 1위였다고 보도했다. 신 대표는 보수 총액 중 스톡옵션 평가액이 약 45억엔을 차지해 대부분이었다. 일본은 2010년부터 연간 보수 1억엔 이상을 받는 상장 기업 임원을 공개하고 있다. 신 대표의 지난해 연간 보수는 역대 5위였다. 닛케이는 “신 대표는 (온라인 메신저) 라인의 경영에 오랫동안 참여해 온 인물”이라고 전했다.
닛케이가 이날 보도한 일본의 ‘샐러리맨 연봉 톱 30′ 명단에는 일본인 못지않게 외국인이 많았다. 일본은 최고경영자 보수가 낮은 국가인데, 해외의 유명 경영자를 스카우트할 때는 해외 연봉을 맞춰 주려다 보니, 외국인이 연봉 상위권을 장악하게 됐다.
일본 점유율 1위인 메신저 ‘라인’ 개발을 주도한 신 대표는 KAIST(카이스트) 전산학과 출신이다. 연구개발정보센터(현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연구원을 거쳐 검색엔진 업체 ‘첫눈’을 창업했고, 2006년 이 회사를 인수한 네이버에 합류했다. 2008년 네이버가 일본 검색엔진 시장에 진출할 때 사업을 총괄하다가 2011년 라인 개발을 맡아 성공적으로 출시하고 성장시켰다. 그래서 얻은 별명이 ‘라인의 아버지’다. 라인 개발 착수에서 서비스 개시까지 3개월 만에 끝낸 일은 지금도 IT(정보 기술) 업계의 ‘전설’로 통한다. 2019년 4월부터 라인 공동대표로 일했고 2021년 Z홀딩스 공동대표(최고제품책임자)로 취임했다. 라인은 현재 일본 온라인 메신저 시장의 70%를 차지한다.
지인들에 따르면, 신 대표는 ‘워커홀릭(일중독자)’에 가까울 정도로 업무에 빠져 산다고 한다. IT 업계 관계자는 “업계에서 신 대표는 ‘사실상 24시간 일하는 사람’으로 통한다”며 “라인이 세계 각지에서 사업을 확장할 당시 신 대표는 어느 지역에서 언제 연락이 오든 바로바로 답을 주는 인물로 유명했다”고 말했다. 의사 결정이 유달리 빠르고, 일을 지나치게 벌이기보단 ‘선택과 집중’을 중시한다고 알려졌다. 한 지인은 “업무가 많은 날은 메뉴 고르는 시간이 아깝다며 한번 메뉴를 정하고 여러 날 연속해서 먹을 정도로 일에 빠져 사는 사람”이라고 했다.
지난해 일본의 연간 보수 2위는 소니그룹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인 요시다 겐이치로 대표였다. 20억8000만엔을 받았다. 음악 사업이나 스마트폰용 화상 센서를 다루는 반도체 사업 등이 호조를 보이면서 주당이익(EPS)과 연동하는 성과 보수가 대폭 늘었고 스톡옵션도 많았다.
3위는 다케다약품공업의 크리스토프 웨버 대표(연간 보수 17억2000만엔)다. 다케다약품공업에선 웨버 대표 외에도 앤드루 플럼프 이사와 코스타 사루코스 이사가 3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플럼프 이사와 사루코스 이사는 각각 연간 보수 9억7000만엔과 6억9000만엔으로, 9위와 19위였다. 3명 모두 실적과 연동한 성과 보수가 많았던 덕분이다.
4위는 회사를 떠나며 퇴직금과 위로금을 많이 받은 의료 기기 제조업체인 PHC홀딩스의 존 마로타 전 사장이다. 보수 16억5400만엔 가운데 퇴직 위로금이 절반가량인 8억3500만엔을 차지했다. 오너 경영인 가운데는 자동차 회사 도요타의 도요다 아키오 회장이 8위에 이름을 올렸다. 전년보다 46% 늘어난 9억9900만엔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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