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규영 “예상치 못한 배우의 삶, 운명같아요”[인터뷰]

이다원 기자 2023. 7. 12. 08:3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배우 박규영, 사진제공|넷플릭스



배우 박규영의 삶이 바로 드라마다. 평범한 명문대생에서 OTT플랫폼 넷플릭스 시리즈 ‘셀러브리티’ 단독 주연을 꿰찬 인기 배우가 됐으니 말이다. 우연히 한 잡지의 화보를 찍으면서 시작된 마법같은 일이었다.

“배우가 된 건 운명이었던 것 같아요. 제게 그런 소질이나 재능이 있을 거라곤 상상도 못하고 살았는데, 우연한 기회에 배우가 됐으니까요. 지금도 쉬고 싶지 않아요. 매 작품 재밌고 배우는 게 많거든요. 배우로서든 인간으로서든. 배움을 멈추고 싶지 않아서 계속 활동하고 싶죠. 행복하면서도 갈증을 더 크게 느끼는 것 같아요.”

박규영은 최근 스포츠경향과 인터뷰에서 ‘셀러브리티’ 속 평범한 회사원이었다가 유명 인플루언서로 거듭난 ‘아리’를 연기한 소감, 이청아에 대한 애정, 그리고 앞으로 되고 싶은 배우 방향성 등에 대해 똑 부러지게 들려줬다.

배우 박규영, 사진제공|넷플릭스



■“넷플릭스의 딸? 무조건 감사한 표현이죠”

박규영과 넷플릭스의 인연은 깊다. ‘스위트홈’으로 전세계 시청자와 처음 인사했고, ‘셀러브리티’에 이어 ‘오징어게임’ 시즌2의 여자주인공으로도 발탁됐다. ‘넷플릭스의 딸’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무조건 감사한 표현이죠. 그렇다고 스스로 ‘넷플릭스의 딸’이라고 인정하는 건 아니지만요. 하하. 집에서도 넷플릭스 홈페이지에 제 얼굴이 크게 떠있어서 부모님이 굉장히 좋아하더라고요. 그게 개인적으론 가장 큰 성취예요.”

첫 단독 주연물에 대한 부담도 있었지만 김철규 감독의 디렉션 아래 ‘아리’에게만 집중하려고 했다는 그다.

“부담이 안 됐다면 거짓말이에요. 제가 좀 많이 나오잖아요? 하하. 그래서 감독과 상의를 많이 했어요. 감정 표현의 미세한 지점까지도요. 그리고 어떤 캐릭터로 존재해야 하는지, 어떤 이야기로 흘러가야하는지에만 집중하려고 했어요.”

그런 그가 가장 힘들었던 촬영은 악플을 직접 읽는 장면이었다.

“악플을 읽으면서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는 장면이었는데요. 제작진이 실제로 화면에 악플을 띄워줬거든요. 그걸 읽으면서 연기를 하는데 악플 수위가 높아서 끔찍하더라고요. 마주하기가 쉽지 않았어요. 일상에선 그냥 안 읽고 피하면 되는데, 그 장면에선 마주해야 했으니까요.”

극 중 워맨스를 펼친 이청아는 그에게 큰 수확이었다고 했다.

“이청아 언니는 정말 열정적인 사람이에요. 생각이나 취향도 저와 잘 맞아서 함께 얘기하면 재밌었고요. 언니도 재밌어한다고 믿어 의심치 않아요. 제가 존경하는 선배기도 해서 극 중 조력자 관계로 나와 더 좋았어요. 그래서 더 워맨스가 잘 살았던 것 같고요.”

배우 박규영, 사진제공|넷플릭스



■“들꽃 같은 배우가 되고 싶어요”

그가 ‘셀러브리티’에 출연한 건 김철규 감독을 향한 존경심도 한 몫 했다.

“함께 해보니 ‘괜히 거장이라 부르는 게 아니구나’ 싶었어요. 현장에서 배우들을 늘 편안하게 해줬고, 당시 디렉션을 왜 그렇게 했는지를 완성본을 보니 알겠더라고요. 이래서 ‘감독’은 존경할 수밖에 없는 직업이라고 생각했고요. 아무나 할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아요. 그래서 방송 보면서도 ‘감사드린다’고 계속 문자를 보냈다니까요.”

그에게서 이번 작품이 더욱 큰 의미를 지니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이번 작품은 ‘도전’ 그 자체였어요. 그 도전을 무사히 끝냈다는 성취감도 크고요. 제게 자신감을 조금 더 주는 작품이기도 해요. 뭔가를 더 배우고 싶은 마음도 커졌고, 다시 뛸 수 있는 원동력이 됐어요. 아쉬운 점은 없냐고요? 아뇨. 전 제가 한 것에 대해 아쉬워하지 않아요. 어떤 평가던 시청률이던 버릴 순간은 하나도 없다고 믿거든요. 그게 다 쌓여서 지금의 제가 존재할 수 있는 거고요.”

배우로서 위치를 스스로 평가해달라는 주문엔 현명한 대답을 내놨다.

“전 배우로서 성장에 대해 평가하기 어려운 것 같아요. 주관적인 거잖아요. 대신 전 태도나 정서적인 것에서 배우로 내가 성장했는가란 기준을 둬요. 이 작품을 임하는 내 태도가 어떘나. 내가 생각하기에도 조금 더 이성적이고 어른스러웠나. 이런 생각들을 주로 하는데요. 그렇게 따진다면 신인 시절보다는 퇴보하진 않은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그가 지향하는 ‘배우’는 무엇인지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들꽃같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단번에 보기엔 화려하거나 눈에 띄진 않지만 잔잔하게 존재하면서 가끔 향기를 맡아보고 싶어지고, 안 보이면 궁금한 그런 사람이요. 그런 사람이자 배우였으면 좋겠어요.”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