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카 안녕~" 초등학생 사로잡은 토스 카드가 뭐길래

정두리 2023. 7. 12.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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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7세부터 사용 가능…‘초딩 선불카드’로 자리매김
6월말 기준 누적발급량 116만장…하루 평균 2000장
카뱅도 8월부터 미니 연령 하향…시중은행도 예의주시
토스의 ‘유스카드’ (사진=비바리퍼블리카)
[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아이가 6학년인데 친구들이 자기 빼고 전부 유스카드 다 쓴다며 만들어 달라네요. 이 카드 괜찮나요?”

서울 강서구 소재의 A초등학교 학생들 사이에서는 토스의 유스카드 발급이 유행처럼 늘고 있다. 만 7세부터 만 16세까지 어린이나 청소년이 보호자의 동의를 받으면 자신의 명의로 사용할 수 있어 청소년뿐 아니라 어린이들에게도 인기다. 유스카드가 2010년 이후 출생한 ‘알파세대’의 필수품으로 떠오르면서 맘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청소년 선불카드 관련 정보를 구하는 학부모들의 궁금증이 쏟아지고 있다.

금융 소비자 연령대가 점차 어려지고 있는 가운데 토스가 어린이·청소년용 선불 카드인 ‘유스(USS)카드’를 앞세워 10대 소비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엄카’(엄마카드)에서 해방되고 싶은 청소년들의 니즈가 폭발하면서 소비 내역을 직접 확인하고 관리도 쉽게 할 수 있는 유스카드가 학생들 사이에서 빠르게 입소문이 나고 있다. 10대 고객을 선점하기 위한 토스의 전략이 통했다는 평가다.

11일 모바일 금융 서비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에 따르면 유스카드의 누적 발급량은 지난 6월 말 기준 116만장이다. 지난 2021년 12월 출시 이후 1년 6개월 만의 성과다. 출시 이후 하루 평균 발급량이 2000장이 넘는 셈이다. 이는 주체적인 금융생활을 할 수 있는 동시에 안전한 사용이 가능한 점, 온·오프라인 모두 사용이 가능한 점 등이 주효 인기 요인으로 분석된다.

자신의 이름으로 만들어 사용할 수 있는 유스카드는 연결된 가상 계좌에 이체하거나 CU 편의점에서 현금을 충전해 사용할 수 있다. 오프라인 매장뿐만 아니라 온라인 가맹점에서도 결제가 가능하다. 편의점 충전 누적 횟수는 115만회, 토스페이 온라인 결제 이용자 월평균은 70만명을 돌파했다. 교통카드 기능은 물론 토스 앱에서 소비 내역을 확인하고, 결제 알림, 카드 일시 정지 등의 관리도 손쉽다.

윤주승 PO(Product Owner·제품 책임자)는 “토스는 2021년부터 누구보다도 빠르게 알파 세대를 주목하기 시작했다”면서 “유스카드는 10대들이 토스 앱을 더 잘 사용하고, 주체적인 금융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는 아이템”이라고 설명했다.

유스카드가 성공으로 안착하자 금융권에서는 ‘키즈’ 고객 모시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8월부터 청소년 전용 금융 서비스 ‘미니(mini)’ 이용 연령을 만 7세까지 확대한다. 미니 서비스는 카카오뱅크가 지난 2020년 10월 만 14~18세 청소년층을 타깃으로 출시한 선불전자지급수단 서비스다. 최근 카카오뱅크는 선불전자지급수단 이용약관을 바꾸고 위치기반 서비스 이용약관도 개정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미니 연령하향을 통해 미니 생활을 이용하는 초등학생이 많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케이뱅크도 지난해 만 14세부터 만 18세까지 가입가능한 선불전자지급수단 ‘하이틴’의 연령 하향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중은행도 이 같은 알파세대를 공략하는 경쟁에 동참할지 주목된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11일 만 14~18세 대상의 청소년 전용 선불서비스 ‘우리 틴틴’을 출시했다. 시중은행 중에서는 신규로 나온 청소년 전용 선불서비스로 주목을 받곤 있지만 가입 연령 폭이 넓은 금융사 대비 경쟁력을 갖출지는 미지수다. 이미 하나은행은 지난 2021년 6월부터 초·중학생을 위한 체험형 금융플랫폼 ‘아이부자 앱’을 서비스하면서 결제 전용 선불카드를 서비스 하고 있는데, 부모의 휴대폰 동의 절차를 거치면 14세 미만 유소년도 이용이 가능하다. 이에 우리은행 내부에서도 업계 동향을 파악하며 향후 타깃층을 넓히는 방안도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 소비자 연령대가 점차 어려지고 유스카드가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면서 청소년을 넘어 키즈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경쟁이 심화하고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정두리 (duri2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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