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노사, 포스트시즌 피치 클록 규정 완화 놓고 대립

선수노조 사무총장 "숨을 돌릴 시간이 필요하다"
커미셔너 "PS도 정규리그 경기와 똑같이 진행"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에서 피치 클록 규정이 완화될까. ⓒ AFP=뉴스1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메이저리그(MLB) 노사가 포스트시즌 때 '피치 클록' 규정에 대한 완화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ESPN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토니 클락 메이저리그 선수노조(MLBPA) 사무총장과 롭 만프레드 MLB 커미셔너는 12일(한국시간)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에서 열린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 정례모임에 참석해 취재진과 각종 현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이 자리에서 화두가 된 것은 MLB 사무국이 경기 시간 단축을 위해 이번 시즌부터 도입한 피치 클록이었다.

피치 클록 규정에 따르면 투수는 누상에 주자가 없으면 15초, 주자가 있을시 20초 이내에 반드시 투구해야 한다. 타자의 경우 피치 클록 종료 8초 전까지 무조건 타격 자세를 취해야 한다.

투수가 규정을 위반하면 볼 1개가 올라가고, 타자가 어기면 스트라이크 1개가 주어진다.

피치 클록의 효과는 곧바로 나타나 경기 시간이 약 30분 단축됐다. 노사는 물론 팬들도 새 규정에 만족감을 표했다.

다만 선수 측은 정규리그 경기보다 더 많은 긴장감과 중압감을 주는 포스트시즌에서 피치 클록 규정이 완화되기를 희망했다.

클락 사무총장은 "피치 클록이 포스트시즌 경기에 영향을 미치길 바라는 사람들은 없다"며 "숨을 돌릴 수 있는 몇 초의 추가 여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클락 사무총장이 떠난 뒤 행사장을 찾은 만프레드 커미셔너는 "포스트시즌에서 피치 클록 위반으로 승부가 결정되는 걸 원하지 않는다"며 "지금껏 그런 사례가 없었다. 앞으로 그런 일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것 또한 이해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만프레드 커미셔너는 "일반적으로 포스트시즌도 정규리그와 같은 방식으로 플레이해야 한다"며 현재 규정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장에서도 피치 클록의 운영 방식에 대해 이미 적응을 마친 상태"라며 크게 문제가 될 것이 없다고 덧붙였다.

그래도 양 측은 추후 피치 클록 규정에 대한 논의를 할 여지를 뒀다. 클락 사무총장은 "대화 가능성은 열려있다. 초기 논의에서 포함되지 않은 몇 가지 사항이 있다. 우리는 그것들이 나중에 고려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rok195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