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공동성명, '조건부 신속가입' 약속…中견제·北 CVID 촉구(종합)
北, 비핵화 촉구…"韓 외 아·태 국가 기여 환영"
(서울=뉴스1) 김예슬 권진영 기자 =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공동성명을 통해 우크라이나의 조건부 나토 가입을 약속했다.
나토 31개국은 11일(현지시간)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서 열린 정상회의 첫날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나토는 성명에서 '우크라이나의 미래는 나토에 있다'고 언급하면서도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에 대한 구체적인 시기나 방법에 대해서는 적시하지 않았다. 아울러 지난해 6월 발표한 신(新) 전략개념과 마찬가지로 러시아와 관계 파탄을 시사하고 중국의 위협을 재차 명시했다.
◇우크라 지지 약속하면서도 나토 가입 시기는 '모호'
우선 나토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변함 없는 지지를 약속했다. 공동성명은 "우리는 유엔 헌장 51조에 명시된 우크라이나 고유의 자위권을 전적으로 지지한다"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정치적, 실질적 지원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우리의 약속을 굳건히 지키고 있으며, 필요한 만큼 우리의 지원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성명에는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과 관련해 '회원국 자격 행동 계획'(MAP)을 면제하겠다는 방침이 명기됐다. 나토 가입을 희망하는 국가는 정치, 국방, 경제 등 나토가 요구하는 수준으로 개혁하는 MAP에 참여해야 한다. 지난 4월 가입한 핀란드도 이 절차를 면제받았다.
성명은 "우리는 우크라이나가 자국의 안보 체제를 선택할 권리를 전적으로 지지한다. 우크라이나의 미래는 나토에 있다"며 "우크라이나가 나토의 회원국이 될 것이라는 약속을 재확인하고, 오늘날 우크라이나의 노력이 MAP의 필요성을 넘어섰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성명은 "1997년 나토와 우크라이나 간의 차별적 파트너십에 관한 헌장과 2009년 보완 문서에 따라 나토는 상호 운용성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진전뿐만 아니라 추가적인 민주 및 안보 부문 개혁을 계속 지원하고 검토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가 미래의 회원국으로 가는 길에 이러한 개혁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고, 나토 회원국들이 동의하고 조건이 충족되면 우크라이나에 나토 가입을 요청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해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나토 가입을 위한 절차에 대한 정치적 메시지와 동맹국들의 지원에 관해 지금보다 더 강력한 메시지가 나온 적은 없다"며 "모든 가입 절차를 살펴보면 절차에 대한 시한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나토는 성명에서 나토-우크라이나 위원회를 설립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성명은 "나토 회원국과 우크라이나가 동등한 구성원으로 참여해 정치적 대화, 참여, 협력 및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논의하기 위한 새로운 합동 기구"라고 부연했다.
◇"중국의 야망, 나토에 위협" 재차 언급
지난해 정상회의에서 신전략개념을 발표하며 중국을 위협으로 규정했던 내용도 이번 공동성명에 그대로 반영됐다.
성명은 "중화인민공화국의 야망과 강압적인 정책은 우리의 이익, 안보 및 가치에 도전한다"며 "중국은 악의적인 사이버 작전과 대립적인 수사, 허위 정보를 사용해 안보에 해를 끼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동맹의 안보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상호 투명성을 구축하는 것을 포함해 중국과의 건설적인 참여에 열려 있다"며 "우리는 연합국으로서 중국이 유럽-대서양 안보에 제기하는 체계적인 도전을 해결하고, 중국의 강압적인 전술과 동맹을 분열시키려는 노력으로부터 동맹을 보호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성명에는 중국과 러시아 간 파트너십 강화를 견제하는 목소리도 담겼다. 나토는 성명을 통해 "중국과 러시아 간의 심화하는 전략적 파트너십과 국제 질서를 약화시키려는 시도는 우리의 가치와 이익에 반대한다"며 "우리는 특히 중국이 책임감 있게 행동하고 러시아에 대한 치명적인 지원을 자제할 것을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토는 꾸준히 핵무기를 늘려온 중국의 핵군축을 촉구하기도 했다. "중국은 핵무기 통제 또는 위험 감소를 달성하기 위한 의미 있는 노력을 하지 않으며, 오히려 핵무기를 급속히 확장하고 다양화하고 있다"며 "우리는 핵확산금지조약(NPT)의 목표를 훼손하는 모든 시도에 반대한다. 중국이 전략적 위험 감소 논의에 참여하고 핵무기 정책과 관련해 투명성을 확보할 것을 촉구한다"고 적었다.
앞서 미 국방부는 중국의 군사력에 관한 의회 연례 보고서에서 중국의 현재 핵 비축량이 400개를 넘어섰고, 현재 속도로 비축량을 계속 확대할 경우 2035년까지 약 1500개의 핵탄두를 보유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北에는 완전한 비핵화 촉구…"韓 외 아·태 국가 기여 환영"
나토는 북한에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를 촉구했다.
공동성명은 "우리는 다수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하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강력한 용어로 규탄한다"며 "우리는 북한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방식으로 핵무기와 기존 핵 프로그램, 여타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포기해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북한이 핵 문제와 관련해 미국, 한국, 일본 등 관련 국가의 대화 제의에 응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우리는 북한이 NPT 및 국제원자력기구(IAEA) 안전조치로 복귀하고, 이를 완전히 준수할 것을 촉구한다"며 "우리는 북한이 일본, 미국, 한국을 포함한 관련 당사국이 제시한 거듭된 대화 제안을 받아들일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성명은 한국과 관련해서는 "인도-태평양 지역의 발전은 유럽-대서양 안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나토에 중요하다"며 "우리는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겠다는 약속을 한 호주, 일본, 뉴질랜드, 한국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의 기여를 환영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우리는 국제법과 국제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사이버 방어, 기술 및 하이브리드 등에서 대화와 협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나토는 올해 정상회의에 지난해에 이어 한국과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4개 아시아 태평양 협력국들을 초청했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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