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항선 선원도 민영주택 특별공급 대상에 포함된다

해수부,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선원 일자리 혁신 방안’ 발표
월 300만 원인 근로소득 비과세 범위 확대로 실질소득 증대 지원
30대도 선장이 될 수 있도록 면허 승급 소요 기간 단축 등도 포함

앞으로는 외항선을 타는 선원도 민영주택 특별공급 대상에 포함된다. 또 4개월을 일한 뒤 2개월 유급휴가를 할 수 있으며 근로소득 비과세 수준도 지금보다 확대된다.

12일 해양수산부는 경제부총리 주재로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선원 일자리 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적정 규모의 국적 선원을 확보, 해운산업의 경쟁력을 높이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해수부에 따르면 국적 선원은 2000년 5만8818명에서 2010년 3만8758명, 2022년 3만1867명 등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다. 특히 젊은 층이 유입되지 않아 현재 전체 선원 가운데 60세 이상이 44%에 이르는 등 고령화 현상도 가속되고 있다. 이 때문에 2032년에는 선장과 기관장 부족으로 외항상선의 절반 이상이 운항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이 지난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선원 일자리 혁신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해수부 제공

이에 해수부는 선원들의 ‘일과 삶 균형’을 보장하고자 현재의 6개월 근무·2개월 유급휴가 체계를 4개월 근무·2개월 유급휴가 체계로 바꾼다. 이를 위해 2008년 이후 15년 만에 노사정 협의를 열어 구체적인 방안을 수립하기로 했다. 아울러 연내에 선박용 초고속 위성인터넷을 설치해 실내 인터넷 환경을 육상과 동일한 수준으로 유지한다.

선원의 실질소득을 높일 수 있는 대책도 이번 방안도 담겼다. 해수부는 현재 월 300만 원인 선원의 근로소득 비과세 금액을 늘리는 한편 임금구조도 개선한다. 아울러 외항선원이 민영주택 특별공급 대상이 되도록 국토교통부와 지속해 협의하기로 했다. 또 선원 공제제도를 신설해 선원의 자산 형성과 노후 생활 안정을 돕는다. 낮은 임금으로 인해 인력난을 겪고 있는 내항선에 대해서는 초급·청년용 적립형 공제 제도 도입으로 문제 해결에 나선다.

이와 함께 해수부는 30대 초반에도 선장이나 기관장이 될 수 있도록 면허 승급 소요 기간을 줄이는 한편 공공기관 등에서 경력직을 뽑을 때 승선 기간에 따른 우대조건을 부여해 청년들이 선원으로 오랫동안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기로 했다. 선원이 되고자 하는 일반 구직자를 위해서는 해기사 면허 취득과 취업이 연계된 단기 집중 교육과정인 ‘오션 폴리텍’을 운영한다. 교육생에게는 생활비 일부가 지원된다.

이밖에 해수부는 ‘선원의 근로 기준에 관한 법률’(가칭) 제정 검토, 원격 의료장비 설치 선박 확대 추진, 외국인 해기사를 국적 해기사로 대체 때 임금 차액 일부 지원, 승선근무 예비역제도 지속 운영 등도 추진한다. 선원들의 직업적 자긍심 제고를 위해서는 내년부터 매년 6월 셋째 주 금요일을 ‘선원의 날’로 지정하고 투철한 직업정신을 가신 선원을 ‘해사기술명장’으로 명명한 뒤 지원하기로 했다.

해수부는 대책이 제대로 이행되면 2030년까지 신규 취업 선원의 5년 내 이직률이 50% 이하 수준으로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 외항상선 가용 인력도 9000명에서 1만2000명까지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조승환 해수부 장관은 “이번 방안은 선원 노동계, 업계뿐만 아니라 청년 선원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젊은 층이 만족하며 근무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한편 산업 현장에 필요한 인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