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도 투자 계속한다"…반도체 업계, 현금확보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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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반도체 기업들이 실적 한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미래를 준비하는 중장기 투자 결정은 잇따라 내놓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욜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올해 반도체 산업 매출은 전년(5730억달러) 대비 7%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지만, 최근 3년간(2021~2023년) 발표된 반도체 기업들 전 세계 설비투자 지출은 8000억달러(1035조원)에 이른다.
기업들이 불황에도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는 까닭은 반도체 산업은 한번 왕좌에서 내려오면 회복이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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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밀리면 끝"…치열한 경쟁 속 설비투자 지속
[서울=뉴시스]이인준 기자 = 전 세계 반도체 기업들이 실적 한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미래를 준비하는 중장기 투자 결정은 잇따라 내놓고 있다.
치열한 첨단 산업 경쟁 속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면 불황기 투자 고삐를 늦출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기업들은 비핵심자산을 매각하고, 증자를 단행하는 등 자금을 끌어모으며 '베팅' 기회를 노리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비핵심자산인 이천캠퍼스 수처리센터를 SK리츠에 매각하기로 했다. 업계에 따르면 매각 대금은 1조원 규모로 추정된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에도 분당 정자동 소재 U-타워를 5072억원에 매각하며 현금 확보에 나섰다. 또 올해 1분기 1조6949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고, 지난 4월에는 EB(교환사채) 발행으로 2조2377억원을 확보한 상태다.
SK하이닉스는 이번 매각 결정에 대해 불황에도 기술 개발과 미래산업 투자 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김우현 SK하이닉스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불확실성이 커진 경영환경에서 자산을 슬림화하고, 재무구조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기업들에게 매우 중요해졌다"며 "당사는 앞으로도 자산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애셋라이트(Asset-Light) 실행 방안을 계속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메모리 업황 둔화로 인해 수조원의 영업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 회사뿐 아니라 반도체 업계 전체가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부진의 직격탄을 맞아 실적 한파가 지속되고 있다.
그럼에도 반도체 기업들의 과감한 투자 결정이 끊이지 않는다.
시장조사업체 욜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올해 반도체 산업 매출은 전년(5730억달러) 대비 7%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지만, 최근 3년간(2021~2023년) 발표된 반도체 기업들 전 세계 설비투자 지출은 8000억달러(1035조원)에 이른다. 특히 미중 갈등 여파로, 미국에는 총 20개 주에 걸쳐 2100억달러 이상의 민간 투자가 이뤄졌다.
욜 인텔리전스의 수석 애널리스트인 피에르 캄부(Pierre Cambou)는 "전 세계 반도체 웨이퍼 생산량은 2028년까지 30%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업들이 불황에도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는 까닭은 반도체 산업은 한번 왕좌에서 내려오면 회복이 쉽지 않다. 미국의 반도체 기업인 인텔은 반도체 역사상 '부동의 1위'를 유지해왔으나, 불과 몇 년새 삼성전자와 TSMC에 밀려났다. 한 번의 투자 결정 실패로도, 시장 지배력이 흔들리는 셈이다.
삼성전자도 지난 2월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20조원을 빌려 투자에 나서기로 했다. 미국 테일러시 1·2기와 평택캠퍼스 3·4기의 인프라 투자, 중장기 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한 EUV(극자외선) 노광장비 등에 투자할 군자금을 마련한 것이다.
메모리 3위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도 지난 4월 15억달러(2조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마이크론 역시 인도와 중국, 일본 투자 등을 진행하거나 계획 중에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ijoin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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