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여제' 김연경의 여전한 영향력...주심도 감독도 선수도, 모두 먼저 알아보고 인사했다 [유진형의 현장 1mm]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세자르 감독이 이끄는 여자배구대표팀은 국제배구연명(FIVE) 발리볼 네이션리그(VLN)에서 재작년부터 이어진 VNL 연패 행진을 끊지 못하고 2년 연속 전패라는 최악의 성적표로 고개를 떨궜다. 특히 이번 대회 12경기 중 9경기에서 한 세트로 따내지 못하고 셧아웃 패배를 당하며 더 이상 국제대회 경쟁력을 찾아볼 수 없는 모습이었다.
김연경의 빈자리가 너무나 크게 느껴졌다. 일각에서는 김연경과 김수지, 양효진 단 세 명만 빠졌을 뿐인데 올림픽 4강팀이 짧은 시간동안 이렇게까지 무너지는 건 너무 한 거 아니냐는 말들을 한다. 하지만 김연경은 특별한 선수였다. 팀 전력의 60% 이상을 차지할 만큼 그녀의 존재감은 상상 이상이었다.
도쿄올림픽 4강 신화를 지휘했던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은 "김연경은 배구 역사상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이다"라며 "30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 하는 선수다"라고 강조했었다. 그리고 "한국 대표팀은 '뉴 김연경'을 기다리지 말아야 한다. 그런 슈펴스타의 탄생은 기적일 뿐이다"라고 평가하며 한국대표팀 부진을 예상했었다.
그만큼 김연경의 빈자리는 너무나 컸고 우리는 김연경 없는 여자배구대표팀의 경기력에 만족할 수 없었다. 그래서 대표팀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도 높았다.
하지만 아직까지 김연경은 대표팀과 함께하고 있다. 비록 태극마크를 달고 코트에서 후배들과 함께 뛰지는 않지만, 여전히 대표팀을 위해 헌신하고 있다. 어드바이저로 후배들의 멘토링, 지도자 및 지원인력에 대한 업무지원 등 대표팀 전반에 대한 조언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VNL에서 여러 명의 대표팀 코칭스태프와 함께 있던 김연경이지만 그녀의 존재감은 달랐다. 경기가 시작되기 전 그녀를 먼저 알아본 주심과 부심은 환하게 웃으며 먼저 다가왔다. 김연경도 오랜만에 만나는 국제 심판들과 악수하며 안부를 물었다. 또한 상대팀 코칭스태프들고 김연경을 찾아와 먼저 인사했다. 비록 대표팀에서는 은퇴했지만, 김연경은 여전히 세계적인 영향력이 있는 선수라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대표팀 시절 국제배구연맹은 김연경을 '10억 명 중 1명 나올까 말까 한 선수'라고 극찬했고 배구계에서는 그녀를'갓(god)연경', '연경신(神)', '배구계의 메시', 'G.O.A.T(역사상 가장 뛰어난 선수)', '살아 있는 전설'. 이라고 했다.
한편 대표팀 은퇴 후 선수 생활 마지막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김연경은 IOC(국제올림픽위원회) 선수 위원에 도전 의사를 밝혔다. 한 나라에 한 명밖에 선발되지 않는 자리이기에 현재 한국의 IOC 선수 위원인 탁구 금메달리스트 유승민의 임기가 끝나는 파리 올림픽 이후 도전한다는 계획이다. 만약 김연경이 IOC 선수 위원이 된다면 한국 첫 여성 위원의 탄생이다.
[대표팀 어드바이저로 참가한 VNL에서 주심을 비롯한 여러 관계자의 인사를 받는 김연경.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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