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쓸어담은 현대차·기아…하반기 달릴 준비 끝
美·中 시장서 판매량 호조…"눌려왔던 수요 지속 전망"
연이은 '어닝 서프'…피크아웃 우려 의견 엇갈려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주춤하던 현대차(005380)와 기아(000270)의 주가가 다시 시동을 걸고 달릴 채비를 마쳤다.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가 전망되는 가운데 실적 모멘텀과 외국인의 수급에 힘을 얻고 조금씩 우상향하고 있는 모습이다.
11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현대차는 전 거래일 대비 0.73% 오른 20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기아의 경우 전 거래일 대비 1.14% 오른 8만85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특히 약 한 달 전부터 현대차와 기아는 계단식으로 올라오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12일부터 이날까지 현대차는 5.02% 올랐고, 기아는 6.76%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2.98% 떨어진 것에 비해 양호한 주가 흐름을 나타내고 있는 모습이다.
주가가 오른 배경에는 외국인의 수급 영향이 컸다. 외국인은 지난달 12일부터 약 한 달 간 현대차를 3000억원 사들였다. 기아는 2545억원 순매수하면서 이 기간 외국인의 순매수 종목 상위 2위, 3위에 각각 현대차와 기아가 이름을 올렸다. 특히 최근 외국인은 현대차를 5거래일 연속 순매수하고 있고, 기아는 6거래일 연속 매수세를 이어가고 있다.
외국인들이 현대차와 기아에 시선을 돌리고 있는 배경에는 판매 실적 호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CNBC 등 외신은 지난 7일(현지시간) 올해 상반기 현대차 그룹은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에 이어 점유율 2위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세액공제 대상에서 제외됐지만, IRA와 관계없이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리스 시장을 공략한 게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중국 시장의 판매량이 회복됐다는 점도 한몫했다. 현대차는 올해 상반기 중국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13% 늘어난 12만3259대를 판매했다. 현대차의 중국 판매량이 늘어난 것은 2019년(0.5%) 이후 4년 만이다. 업계에서는 2017년 사드 보복 사태 이후로 이어지던 추락이 멈췄다고 판단하고 있다.
판매량 호조에 따른 실적 전망도 긍정적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의 올해 2분기 매출액은 40조6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30% 늘고, 영업이익은 3조6777억원으로 전년보다 23.42%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직전 분기와 비교해도 매출액은 3조, 영업이익은 1000억원 늘어나는 등 외형 성장이 나타낸 셈이다.
신차 모멘텀도 향후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대차의 경우 신형 싼타페 출시와 아이오닉 7 출시가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기아의 경우 하반기 EV9과 내년 EV3, EV4, K3 등 출시가 예정돼 있다. 윤혁진 SK증권 연구원은 “북미와 유럽 자동차 판매 실적은 일시적인 것이 아니고, 눌려왔던 수요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연이은 어닝 서프라이즈에 따른 피크아웃(정점 통과 후 하락) 우려에 대한 시선은 엇갈린다. 일각에서는 계속되는 어닝 서프라이즈로 정점을 찍고 내려올 수 있다는 우려섞인 목소리를 냈으나 한편에서는 실적 정상화 과정으로 봐야한다고 주장한다.
이현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의 현재 밸류에이션이 저평가인 상황이라고 언급하면서도 “2분기를 고점으로 실적 피크아웃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역시 하반기 분기별 영업이익은 3조5000억원 내외는 유지하면서 2분기보다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조수홍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피크아웃 우려보다는 펀더멘털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조 연구원은 “현재 주가에는 향후 큰 폭의 감익 가능성에 대한 피크아웃 우려가 과도하게 반영되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변화된 펀더멘탈을 감안하면 피크 아웃이 아닌 실적 정상화 과정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짚었다.
이용성 (utility@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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