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우영' 정우영이 슈투트가르트로 이적한 이유, 옛 은사+등번호 10번+클린스만

박찬준 2023. 7. 12.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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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캡처=슈투트가르트 SNS
사진캡처=슈투트가르트 SNS
사진캡처=슈투트가르트 SNS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작우영' 정우영(23)이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독일 분데스리가 슈투트가르트는 12일(한국시각)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프라이부르크에서 뛰던 한국인 공격수 정우영을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계약 기간은 2026년 6월까지 3년이다. 등번호는 에이스의 상징인 10번이다. 정우영은 슈투트가르트 유니폼을 입은 첫 한국인 선수가 됐다. 이적료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현지 매체들은 300만유로, 약 43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독일 스카이스포츠 플로리안 플레텐베르그 역시 이적료로 300만유로라고 보도했다. 이로써 정우영은 바이에른 뮌헨, 프라이부르크에 이어 슈투트가르트에 세번째 둥지를 틀었다.

파비안 볼게무트 슈투트가르트 단장은 "정우영이 우리 유니폼을 입게 돼 정말 기쁘다. 그의 축구적 능력은 우리의 공격적인 경기를 훨씬 더 다채롭게 만들어 줄 것이다. 정우영의 야망과 팀 스피릿은 우리의 자산이 될 것이다. 정우영은 상대적으로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분데스리가 경험이 많다"고 기대감을 전했다.

정우영도 "슈투트가르트는 좋은 팀이고 이번 이적이 나에게 맞는 단계라고 생각한다. 이미 몇 번 슈투트가르트 원정을 와 상대를 해본 적이 있고, 슈투트가르트 경기장의 좋은 분위기에 대해 알고 있다. 그것이 내가 이곳으로 이적하고 싶었던 이유 중 하나다. 이적이 이뤄져 매우 행복하다"고 입단 소감을 전했다.

슈투트가르트는 '정우영이 2018년 1월 한국에서 바이에른 유스팀으로 이적했다. 이후 프라이부르크의 U-19, U-21팀을 거쳐 1군에 입성했다'고 소개했다. 인천 유스인 대건고 출신 정우영은 '분데스리가 최강' 바이에른으로 깜짝 이적하며 많은 주목을 받았다. 한국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정우영은 바이에른 유스와 2군을 오가며 활약했다. 1군에도 종종 콜업돼, 함께 훈련하기도 했다. 카를로 안첼로티 당시 감독의 칭찬 속 유럽챔피언스리그 무대도 밟았다. 바이에른은 정우영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며, 프라이부르크에서 경험을 쌓도록 했다. 이후 다시 복귀시켰지만, 1군의 높은 벽을 넘지 못했다. 정우영은 바이에른 2군에서 15경기 출전 1골-8도움의 기록을 남겼다.

정우영은 2020년 여름 프라이부르크로 팀을 옮겼다. 권창훈과 함께 뛰었다. 바이에른 2군으로 임대를 다녀온 뒤 점차 입지를 넓히며 세 시즌간 80경기에 나서 11골-4도움을 기록했다. 2020~2021시즌 26경기에 나와 4골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인 정우영은 이후 확실한 주전으로 떠올랐다. 크리스티안 슈트라이히 감독의 신임을 받아 32경기에서 5골-2도움을 기록했다. 프라이부르크는 유로파리그 진출까지 성공했다. 좌우 측면 공격수는 물론, 섀도 스트라이커 등 공격진 전역에서 뛰며 맹활약을 펼쳤다. 정우영은 특유의 빠른 스피드와 엄청난 활동량을 앞세워 존재감을 과시했다.

하지만 지난 시즌에는 팀내 입지가 다소 약해졌다. 도안 리츠가 오며 벤치멤버로 분류됐다. 34경기에 나섰지만, 교체로 출전하는 시간이 더 많았다. 출전시간이 1038분에 불과했다. 공격 포인트도 2골-3도움에 불과했다. 결국 새로운 팀을 찾아 나섰고, 슈투트가르트의 손을 잡았다.

옛 스승인 세바스티안 회네스 감독의 존재감이 컸다. 정우영은 2017년부터 2020년까지 바이에른 유스와 B팀에서 회네스 감독과 함께한 바 있다. 회네스 감독은 당시에도 정우영을 높이 평가한 바 있다. 회네스 감독은 지난 4월 슈투트가르트에 부임해 팀을 잔류로 이끌었다. 지도력을 인정받은 회네스 감독은 새로운 시즌을 구상하며 옛 제자 정우영을 찾았다. 정우영에게 러브콜을 보냈고, 보다 안정된 커리어를 원했던 정우영은 자신을 잘 아는 은사와 함께하길 원했다.

AP
로이터
사진캡처=프라이부르크 SNS

슈투트가르트는 분데스리가 우승을 5번이나 차지한 명문이다. 하지만 지난 시즌 자존심을 구겼다. 16위에 머물렀다. 분데스리가는 16위팀이 2부리그 3위와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절체절명의 위기, 함부르크와의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3대0, 2차전 3대1, 합계 6대1로 승리하며 가까스로 잔류에 성공했다. 슈투트가르트는 전력 보강에 나섰고, 분데스리가에서 잔뼈가 굵은 정우영을 택했다. 슈투트가르트는 일찌감치 정우영을 점찍고 협상에 나섰지만, 이적료 협상에서 난항을 겪었다. 슈투트가르트는 200만유로, 프라이부르크는 400만유로를 원했다. 하지만 다행히 합의점을 찾았다. 이적료는 300만유로지만,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로 병역혜택을 받을 경우, 추가 이적료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우영은 이번 이적으로 위르겐 클린스만 A대표팀 감독의 후배가 됐다. 클린스만 감독은 슈투트가르트에서 선수생활을 시작해, 슈투트가르트의 레전드로 남아 있다. 1984년부터 5시즌간 슈투트가르트 유니폼을 입고 뛰었다. 1988~1999시즌 유로파리그의 전신인 UEFA컵 준우승까지 차지했다. 결승전에서 당시 디에고 마라도나가 이끌던 나폴리에 패했다. 정우영은 클린스만 감독 부임 후에도 꾸준히 대표팀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그는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10경기 출전, 2골을 넣었다. 2022년 카타르월드컵 최종 엔트리에 뽑혀 가나전에도 출전했다. 클린스만 감독의 데뷔전이었던 3월 A매치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6월 A매치에서는 대신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U-24 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중국과의 친선 경기에서 나서 그림 같은 중거리슛으로 득점까지 기록했다. 정우영은 항저우 아시안게임 출전 가능성이 아주 높다.

어느덧 독일 5년 차인 정우영은 슈투트가르트에서 새로운 출발에 나선다. 어느 덧 쌓은 풍부한 경험에 자신을 잘 아는 은사, 등번호 10번까지 받게 되며 안게된 기대감, 그리고 클린스만의 향기까지, 정우영은 다음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미 프리시즌을 시작한 슈투가르트는 비테세, 뫼헨글라드바흐, 셰필드 유나이티드와 연이어 친선경기를 갖는다. 정우영은 8월12일 발링겐과의 DFP포칼에서 공식 데뷔전을 치를 공산이 크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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