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상반기 방송가 키워드 셋. ‘OTT의 위기’ ‘다큐의 진격’ ‘탈 TV’[스경X초점]

하경헌 기자 2023. 7. 12.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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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 포스터. 사진 넷플릭스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것이 대중문화의 특성이라지만 특히 올해 상반기 대한민국 방송가의 풍향계는 빠르게 변했다. 코로나19 시대를 맞아 전성기를 맞을 것 같았던 OTT 플랫폼의 위상에 변화가 감지됐고, 드라마와 예능에 더불어 다큐멘터리 장르의 발전이 돋보였다. 그리고 크리에이터들은 갈수록 TV를 벗어나 뉴미디어로 향했다.

2023년 상반기 방송가의 키워드 중 가장 의미심장한 하나는 바로 ‘OTT의 위기’다. 2010년대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국내에 상륙하고, 만들어지기 시작한 OTT 플랫폼은 코로나19 팬데믹 시대를 맞아 시청자들이 파편화되자 전성기를 맞았다.

하지만 2023년 그 성적은 하락세다. 간판 OTT로 불리는 넷플릭스는 ‘더 글로리’라는 인기 콘텐츠를 탄생시켰다. 지난해 연말 공개된 파트 1과 3월 공개된 파트 2는 공개와 동시에 주요 차트 순위를 석권했다. 로맨틱 코미디에만 강세를 보였던 김은숙 작가의 대본이 학원폭력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으로 이어졌고, 수많은 대사와 캐릭터가 패러디됐다.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드라마 ‘카지노’ 포스터.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예능으로는 ‘피지컬: 100’이 선전했지만, 나머지 콘텐츠들은 부침을 겪었다. ‘택배기사’ ‘퀸메이커’ 등의 시리즈물, ‘길복순’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등의 영화, ‘솔로지옥 2’ 등의 예능은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지 못했다. 넷플릭스의 주가는 지난해 5월 저점을 찍을 정도로 떨어진 후 회복 중이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초반만 못하다.

그외 플랫폼들은 명맥을 잇는 데 그쳤다. 티빙의 ‘방과 후 전쟁활동’, 웨이브의 ‘피의 게임 2’, 디즈니플러스의 ‘카지노’ 등이 화제를 얻었지만, 전반적인 침체를 겪었다.

전통적인 인기 콘텐츠인 드라마와 예능의 빈자리는 다큐멘터리 콘텐츠가 메웠다. 가장 화제가 된 것은 지난 3월 공개된 넷플릭스 ‘나는 신이다’였다. MBC가 제작해 넷플릭스에서 방송됐던 이 다큐멘터리는 JMS 정명석의 충격적인 행적과 그 외에도 사이비, 이단이라는 평가를 받는 교단들의 교주를 둘러싼 비밀을 파헤치면서 사회적인 파장이 컸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 포스터. 사진 넷플릭스



OTT 플랫폼을 통해서는 티빙 ‘아워게임:LG 트윈스’와 디즈니플러스 ‘풀 카운트’ 등의 스포츠 다큐멘터리가 선보였고, 디즈니플러스에서 선보인 방탄소년단 슈가의 다큐멘터리 등 음악 다큐멘터리도 있었다. SBS ‘관계자 외 출입금지’처럼 예능과 교양의 형식을 뒤섞인 프로그램도 기획됐다.

이렇게 콘텐츠 시장이 소리 없는 전쟁을 치르고 있을 때, 이 콘텐츠들을 만드는 사람들은 갈수록 TV 밖으로 벗어났다. CJ ENM의 주요 연출자들은 JTBC와 LG유플러스 등 외부로 대거 유출됐으며 이는 지상파 채널도 마찬가지였다.

유튜브 채널과 ENA를 통해 연동돼 방송됐던 예능 ‘지구마불 세계여행’ 포스터. 사진 ENA



예능계 양대산맥 김태호PD와 나영석PD는 각각 제작사 ‘TEO’와 ‘에그이즈커밍’으로 적을 옮겨 본격적으로 OTT, 유튜브형 콘텐츠를 만들기 시작했고 빠니보틀, 곽튜브, 원지 등 여행 크리에이터들이 대거 방송가로 유입되면서 유튜버들의 기세도 높았다.

특히 통신사들의 콘텐츠 시장 진입이 높아 KT 스튜디오 지니는 설립 2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LG유플러스 역시 STUDIO X+U를 설립하고 본격적인 미드폼(Mid-Form·20~25분 중간길이) 프로그램을 쏟아내기 시작했다.·이제 방송은 ‘어디서 트느냐’가 아닌 ‘누가 만드느냐’가 중요한 시대로 옮겨가고 있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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