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바닷새 4종, 우표로 간직해요[우정이야기]
‘검은머리갈매기’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멸종위기 동식물 목록인 적색목록에서 취약(VU·Vulnerable) 범주로 지정한 국제보호종이다. 흰 몸통과 대조되는 검은 머리가 특징이다. 갈매깃과 겨울 철새로 갯벌 해안가 혹은 강 하구에서 수백 개체까지 무리 지어 서식한다.
몸길이는 29~32㎝, 체중은 170~220g 사이며, 갯벌에서 게, 새우, 갯지렁이 등을 잡아먹는다. 4~6월에 번식하며, 알은 2~3개 낳는다.
이제 전 세계에 남아 있는 검은머리갈매기는 2만2000~2만3000마리에 불과하다. 이중 11%가량인 2900마리(1456쌍)가 국내에서 번식한다. 전 세계에 남아 있는 검은머리갈매기 10마리 중 1마리가 한국에서 번식 활동을 하는 셈이다.
한때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있던 ‘알락꼬리마도요’도 개체수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이제는 전 세계를 통틀어 약 3만2000마리만 남았다. 시베리아에서 번식하고 우리나라를 지나 동남아시아, 호주 등으로 이동해 월동하는 알락꼬리마도요는 과거 봄과 가을에 비교적 국내에서 자주 마주칠 수 있는 철새 중 하나였다.
이제는 세계자연보전연맹의 적색목록에 취약(VU)으로 등재된 국제적인 멸종위기종이 됐다. 서식지 파괴와 오염으로 개체수가 감소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주요 서식지였던 갯벌이 각종 개발로 사라지면서 덩달아 자취를 점차 감춰가고 있다.
‘검은머리물떼새’는 갯벌, 삼각주, 무인도의 암초 주변에서 무리 짓고 산다. 조개류가 주된 먹이원이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동북아시아에 적은 범위로 분포하고 있는 희귀종으로, 서해안 유부도 갯벌에서 매년 3000여 마리 이상이 월동한다.
전체 개체군의 90% 이상이 한반도 서해안의 무인도에서 번식하는 ‘저어새’ 역시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5000여 마리밖에 남지 않은 멸종위기종이다. 주걱같이 생긴 검은 부리와 새하얀 털에 긴 다리를 가진 저어새는 천연기념물 제205-1호 및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으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다.
저어새의 개체수가 줄어든 가장 큰 이유는 갯벌매립으로 인한 서식지 감소와 살충제로 알려진 DDT 사용에 따른 환경오염이다.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에 따르면 물속에 남은 DDT가 먹이사슬의 가장 위 단계에 있는 새에게 전달되면서 알껍데기가 얇아지고, 알이 쉽게 깨져 결국 새가 알을 품거나 새끼를 기르는 행동에 악영향을 미치면서 죽는 새들이 늘어난다고 한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1986년부터 DDT 사용이 중지돼 저어새의 개체수가 앞으로 점차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가 멸종위기에 처한 바닷새 4종을 소재로 한 기념우표 62만4000장을 오는 7월 14일부터 발행한다. 바닷새 4종은 ‘검은머리갈매기’, ‘검은머리물떼새’, ‘알락꼬리마도요’, ‘저어새’다.
기념우표는 가까운 우체국을 방문하거나 인터넷우체국(www.epost.go.kr)에서 구매할 수 있다.
류인하 경제부 기자 ac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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