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건강]“치료는 받아야 하는데 약값 비싸”…‘건보 사각지대’ 환자들

강승지 기자 2023. 7. 1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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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봄, 심근경색 때문에 관상동맥 내 혈액 흐름을 정상으로 돌려놓는 '관상동맥 재관류술'을 받고 퇴원한 60대 후반 남성 A씨.

여러 연구를 통해 LDL 수치는 낮을수록 심혈관질환 재발 위험도 감소한다는 사실이 알려진 가운데 2022년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는 이상지질혈증 진료 지침을 개정해 관상동맥 질환자를 초고위험군으로 분류하고, 이들의 LDL 치료 목표 수준을 기존 70㎎/㎗에서 55㎎/㎗ 미만으로 한층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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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상동맥질환자 3명 중 1명 재발…치료·약값 간극 커
LDL-C 수치 관리 중요…55~70㎎/㎗ 환자 급여 적용 안돼
ⓒ News1 DB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2022년 봄, 심근경색 때문에 관상동맥 내 혈액 흐름을 정상으로 돌려놓는 '관상동맥 재관류술'을 받고 퇴원한 60대 후반 남성 A씨. 심근경색이 재발할 수 있다는 진찰에 따라 일명 '나쁜 콜레스테롤'이라 불리는 저밀도지질단백질-콜레스테롤(LDL-C) 강하 치료를 받았다.

LDL-C 수치를 65㎎/㎗까지 낮췄는데, 자신과 같은 관상동맥 질환자는 초고위험군이라 55㎎/㎗ 미만으로 훨씬 낮게 관리해야 한다는 의사 소견을 들었다. 하지만 추가 치료를 받을 때 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받을 수 없었다.

최근 진료 지침은 수치를 55㎎/㎗까지 낮추라고 하지만 A씨가 쓰는 약은 아직 70㎎/㎗ 이상의 환자한테만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된다. A씨는 고통스러웠던 심근경색을 다시 경험할 수 없어 수치를 낮추고 싶지만, 약은 건강보험 급여 적용이 되지 않아 경제적 부담이 크다고 호소했다.

심근경색을 비롯한 관상동맥질환은 심장 근육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에 콜레스테롤 등이 쌓이고, 또 좁아지면서 발생한다. 3명 중 1명에게 재발할 정도로 치료 후 관리가 중요하다. 주요 위험 요인인 LDL-C 수치를 목표치 아래로, 낮게 관리해야 한다.

여러 연구를 통해 LDL-C 수치는 낮을수록 심혈관질환 재발 위험도 감소한다는 사실이 알려진 가운데 2022년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는 이상지질혈증 진료 지침을 개정해 관상동맥 질환자를 초고위험군으로 분류하고, 이들의 LDL 치료 목표 수준을 기존 70㎎/㎗에서 55㎎/㎗ 미만으로 한층 강화했다.

현재 진료 지침은 먹는 약(지질 강하제)으로도 목표치에 도달하지 않는 경우 'PCSK9 억제제'라는 주사제 병용을 권고하고 있다. 그런데 진료 지침과 건강보험 급여 인정 기준이 달라 관상동맥질환 재발 초고위험군 환자는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

PCSK9 억제제는 기존 지질 강하 치료로도 반응이 불충분한 경우 급여 혜택을 받을 수 있기는 한데, 불충분 인정 LDL-C 수치 기준 중 하나가 70㎎/㎗ 이상인 경우다. 진료 지침에서 초고위험군으로 제시된 목표치 55㎎/㎗와 간극이 존재한다.

ⓒ News1 DB

A씨처럼 관상동맥질환을 겪은 초고위험군 환자일지라도 LDL-C 수치가 55㎎/㎗ 이상 70㎎/㎗ 미만이라면 PCSK9 억제제를 급여로 쓸 수 없는 사각지대에 놓인다. 특히 환자들은 제때 치료를 받는다 해도 심근경색 재발로 인한 사망 위험에 항상 노출돼 있어 우려를 자아낸다.

관상동맥 질환자한테 심근경색이 재발해 사망에 이르게 될 확률은 첫 번째 심근경색에 따른 사망률보다 약 3~4배 높다. 따라서 초고위험군의 심근경색 재발 예방을 위해 급여 기준상 LDL-C 수치 기준을 진료 지침과 동일한 55㎎/㎗까지 낮춰야 한다는 의료계의 목소리가 제기된다.

권오성 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12일 뉴스1에 "심근경색을 경험한 관상동맥 환자가 LDL 콜레스테롤 관리하지 못한다면, 마치 몸속에 시한폭탄을 달고 사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국내 사망원인 2위가 심장질환이다. 고위험군은 LDL-C 수치를 최대한 낮춰야 한다"고 당부했다.

권 교수는 "특히 관상동맥질환 등 초고위험군 환자는 LDL-C 수치를 반드시 55㎎/㎗ 미만으로 관리해야 한다. 수치가 55㎎/㎗ 이상 70㎎/㎗ 미만의 초고위험군 환자에게도 시급한 치료가 필요한데 지침과 동떨어진 급여기준으로 꼭 필요한 PCSK9 억제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55㎎/㎗ 미만으로 낮아진 LDL-C 목표치에 맞춰 초고위험군인 관상동맥 질환자에 대한 PCSK9 억제제 급여 기준도 현재 70㎎/㎗에서 55㎎/㎗로 낮춰 환자의 재발 및 사망위험을 최대한 줄이는 등 삶을 더욱 개선할 때"라고 진단했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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