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림 "'이웃' 박칼린 감독, 아낌없이 내줄수 있는 가족" [N인터뷰]②

장아름 기자 2023. 7. 1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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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8부작으로 종영한 ENA 월화드라마 '마당이 있는 집'(극본 지아니 / 연출 정지현 허석원)은 웰메이드 서스펜스 스릴러로 주목받았다.

'마당이 있는 집'은 동명의 소설이 원작으로, 뒷마당에서 나는 수상한 냄새로 인해 완전히 다른 삶을 살던 두 여자가 만나 벌어지는 일을 그리는 드라마다.

최근 드라마와 예능으로 연일 화제를 모은 배우 최재림, 그를 만나 '마당이 있는 집'과 '나 혼자 산다' 등과 관련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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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림/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지난 11일 8부작으로 종영한 ENA 월화드라마 '마당이 있는 집'(극본 지아니 / 연출 정지현 허석원)은 웰메이드 서스펜스 스릴러로 주목받았다. '마당이 있는 집'은 동명의 소설이 원작으로, 뒷마당에서 나는 수상한 냄새로 인해 완전히 다른 삶을 살던 두 여자가 만나 벌어지는 일을 그리는 드라마다. 배우 김태희 임지연 김성오가 주연을 맡았다.

무엇보다 '마당이 있는 집'의 극 초반 호평을 견인한 주역으로는 배우 최재림이 꼽힌다. 최재림은 지난 2009년 뮤지컬 '렌트'로 데뷔한 후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넥스트 투 노멀' '킹키부츠' '마틸다' '아이다' '시카고' '오페라의 유령' 등 다수 무대에서 활약해온 스타다. 지난해 방송된 JTBC '그린 마더스 클럽'이 첫 드라마 도전작이었다.

최재림은 '마당이 있는 집' 1~2회에서 추상은(임지연 분)의 남편이자 제약회사 영업사원 김윤범으로 등장했다. 김윤범은 임신한 아내에게 가정폭력을 일삼는 인물로, 문주란(김태희 분)의 남편이자 소아과 원장 박재호(김성오 분)의 약점을 잡고 협박하다 미스터리한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초반 등장했다 사망한 인물이지만 최재림의 강렬한 존재감으로 연일 화제를 모았다.

특히 최재림은 지난 7일 방송된 MBC '나 혼자 산다'에서도 전원주택에서의 삶을 보여줘 화제가 됐다. 능숙하게 전원생활 관리 노하우를 보여주는가 하면, '팜유즈'도 놀란 요리 내공을 자랑하기도 했다. 또한 박칼린 감독과 이웃 사이로 품앗이를 하는 공동체 생활로도 주목받았다. 최근 드라마와 예능으로 연일 화제를 모은 배우 최재림, 그를 만나 '마당이 있는 집'과 '나 혼자 산다' 등과 관련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최재림/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N인터뷰】①에 이어>

-드라마에서 연기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표현 방식이다. 똑같은 연기를 하는 것이지만 시청자들에게 전달되는 방식 자체가 다르다. 뮤지컬은 객석과 무대 사이를 메꾸기 위한 에너지 사용이 중요하다. 반면 드라마는 카메라가 배우에게 너무나 가까이 와준다. 어떻게 하면 더 시청자들의 감정을 끌어들일 수 있을까, 내가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않더라도 그 인물이 겪는 감정을 흘러나오게 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고민하게 된다. 아직은 (드라마 연기가) 익숙하지 않다. 10번은 더 해야 익숙해지지 않을까.

-뮤지컬에서는 워낙 유명한 스타이지만, 드라마에서는 최재림 배우를 신선하게 느끼는 시청자들도 많다.

▶앞으로도 계속 도전하고 싶고 경험해보고 싶다. 배우로서의 영역을 넓혀가고 싶은 거다. 무대이든 뮤지컬이든 연극이든 뭐든 간에 다 경험해보고 이걸 자양분 삼아 좋은 배우가 되고 싶다.

-더 새롭게 도전하고 싶었던 이유는.

▶새로운 걸 경험해보고 싶어서다. 같은 일을 반복해서 하다 보면 익숙해지고 잘하게 되는 것도 있는데 지쳐가게 되는 것도 있다. 익숙하기 때문에 치열해지지 못한다는 것도 있다. 스스로가 해이해지지 않으려고 새로운 자극을 주려고 하는 것 같다.

-배우들과의 연기는 어땠나.

▶이번 작품에서 많이 배웠다. 표현 방식에 차이가 있다고 말씀드렸는데 저는 그걸 사용할 줄 모르니까 어색하고 낯설다. 선배 배우들은 각자의 방식대로 사용하는 방법을 알기 때문에 캐릭터를 조금 더 맛깔나게 살린다고 해야 할까. 윤범은 캐릭터가 세다 보니까 에너지나 힘으로 밀어붙이는데 상은은 표현하기 어려운 인물이다. 중후반 남편이 죽고나서부터 주도적이고 계산적이고 치밀하게 변화해가는 인물인데 지연 배우가 초반부터 잘 연구를 해와서 저도 그런 표현 방식을 많이 배웠다. 힘을 뺄 때는 빼되 원하는 표현을 어떻게 적절히 하는가 많이 배웠다.

최재림/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캐릭터는.

▶뭐든 경험해야 할 때다. 그래야 '매체에서는 이런 캐릭터의 방향성이 어울리는구나'라는 기준이 생기지 않을까 한다. 몇 작품 정도는 더 다양하게 경험해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나 혼자 산다'에서 비싼 피규어를 부수는 장면이 화제가 됐다. 뭔가 하다 틀어지면 안 되는 완벽주의 성향이 보였다고 한다.

▶구입 당시 한정판으로 20만원 정도 했던 것 같다. 한정판이라서 그런지 그 이후엔 가격이 올라간 것 같긴 하다. 완벽주의라기 보다, 관심이 있고 욕심이 많은 분야에서는 잘 하려고 한다. 제 팬분들이 '옷을 정말 못 입는다'고 하시는데 이것처럼 다른 분들이 보셨을 때 제가 부족하다고 할 수 있다. 공연 때는 최선을 다해서 최고의 무대를 보여드리려 하니까 그 부분에서는 완벽주의라고 해주시는데 모든 사람들이 그렇지 않나. 자기가 맡은 일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잘 해내려고 하는 것 같다.

최재림/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전원주택살이가 화제가 됐다.

▶서울 집값이 너무 비싸고 자가 소유의 집을 살만한 재력이 없다.(웃음) 수준에 맞게 전세 혹은 월세를 살아야 하는데 저는 형편에 맞게 전세로 살 것 같다. 일단 동네 환경이 너무 좋다. 그 좋은 환경에서 믿고 있는 가까운 사람들과 같이 살고 있기 때문에 말 그대로 당분간은 변화를 주고 싶은 생각이 없다.

-스승인 박칼린 감독, 절친한 전수양 작가 등과 가까이 사는 이웃이라는 점도 화제였다.

▶가족이라는 개념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는 것 같다. 다양한 형태의 가족이 있는 만큼, 가족이란 개념이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지 않나. 물론 모두가 느끼는 게 다르지만 다행스럽게도 가족이란 단어는 피가 섞이지 않더라도 자신의 모든 것을 공유하고 내어주는 데 아까움이나 아쉬움이 느껴지지 않을 존재를 의미하는 것 같다. 지금 사는 곳이 단단하고 안전한 공간이라는 게 해가 지날수록 이분들을 통해서 조금씩 더 잘 알게 되는 것 같다. 서로한테 무엇을 요구하고 주고받는 데 거리낌이 없이 기꺼이 해주고 싶다. 이것이 제가 요즘 깨닫고 있는 가족의 개념이다. 이건 변하지 않을 것 같다.

-올해 15년 차 배우로, 쉼 없이 활동하는 원동력은.

▶연기가 너무 재밌다. 제가 하는 일을 예체능이라 해야 할지, 연예계, 예술계라고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이런 일을 하면서 다행스럽게도 큰 걱정을 하지 않고 살 수 있는 삶을 산다는 게 진짜 세상에서 몇 프로가 못 느끼는 생활 방식이다. 경험하기 힘든 삶인데 그렇게 살 수 있어서 너무나 행복하고 감사하고, 그렇기 때문에 더욱 잘하고 싶고, 지치지 않고 할 수 있는 것 같다.

-연기가 재밌다고 표현한 이유는.

▶내가 아닌 삶을 살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가상의 상황, 상상 속의 상황, 일어날 수 없는 상황, 드물게 일어나는 상황을 경험할 수 있는 직업이다. 그 상황에서 내가 맡은 인물을 해낸다는 성취감, 쾌감 같은 게 있다. 이쪽 계통 사람들이 잘 안 늙는다. 팬분들도 간혹 '나만 늙었네' 이런 말씀 많이 하시는데, 앞서 말한 그것들 때문에 잘 안 늙는 것 같다. 삶에 안 치이니까, 또 해소가 되니까, 일로 하는 자극으로 활력을 얻으니까 그런 것 같다. 제가 평소 성격이 감정 기복이 잘 없는데 연기할 때는 들쑥날쑥한 감정을 갖게 되면서그런 데서 대리만족을 느끼기도 한다.

-'마당이 있는 집'은 어떤 작품으로 남을까.

▶개인적으로는 저를 아시는 분들이나 모르시는 분들께 충격적인 면을 선사해드렸다.(웃음) '이런 역할만 들어오면 어떡하지' 싶긴 하다. 하지만 '마당이 있는 집'이란 작품은 미장센이 예뻤다. 이렇게 예쁜 작품에 내가 나왔구나 하는 뿌듯함으로 남을 것 같다.

aluemcha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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