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인이 바라는 건 돈이 아닌데...토트넘, 'EPL 주급 1위' 만들어줄게→'40만 파운드' 파격 인상 고려
[포포투=오종헌]
토트넘 훗스퍼는 해리 케인을 잡기 위해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최고 수준의 주급을 제시할 전망이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11일(한국시간) "케인은 토트넘에 남는다면 주급 40만 파운드(약 6억 7,000만 원)를 벌 수 있을 것이고,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처음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프리시즌 시작을 앞두고 케인의 거취에 대해 자신도 아직 확신할 수 없다고 답했다"고 보도했다.
케인은 토트넘의 핵심 공격수이자 간판 스타다. 구단 유소년 아카데미 출신으로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 부임 시점부터 본격적으로 1군 주전 스트라이커로 활약하기 시작했다. 날카로운 골 결정력을 보유한 케인은 매 시즌 토트넘의 팀 득점 대부분을 책임지며 최고의 선수로 거듭났다.
올 시즌 역시 훌륭한 활약을 펼쳤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전 경기에 출전해 30골을 터뜨리며 엘링 홀란드(맨체스터 시티, 36골)에 이어 리그 득점 2위에 올랐다. 손흥민, 히샬리송, 데얀 쿨루셉스키 등 다른 공격 자원들이 시즌 내내 부상과 부진 등 주춤하는 상황 속에서도 케인만큼은 제몫을 다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토트넘은 또다시 무관에 그쳤다. 오랜만에 참가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는 16강에서 탈락했고, 잉글랜드 FA컵과 잉글랜드 풋볼리그컵(EFL컵) 등 국내 컵대회 모두 일찌감치 탈락했다. 여기에 EPL 8위에 그치며 다음 시즌 유럽대항전 자체를 나서지 못하게 됐다.
자연스럽게 이적 가능성이 발생했다.케인은 지난 3월 AC밀란에 패해 UCL 탈락한 직후 "리그 4위 진입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우승컵을 노려야 한다. 그것이 항상 목표가 되어야 한다. 4위 안에 드는 게 목표가 된 건 우리가 원하는 대로 플레이하지 못했기 때문에 낳은 결과다"고 의미심장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전에도 비슷한 상황이 있었다. 케인은 2020-21시즌 리그에서 23골 14도움을 몰아치며 득점왕과 도움왕을 모두 휩쓸었다. 그러나 토트넘은 별다른 성과를 가져오지 못했다. 이에 케인은 자신의 커리어를 위해 구단에 이적을 요청했다. 맨시티가 관심을 드러냈지만 토트넘은 판매 불가 입장을 고수했고, 결국 케인도 잔류했다.
케인은 2024년 여름까지 토트넘과 계약되어 있다. 계약 기간 1년을 남겨두고 있지만 여전히 재계약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올여름 이적 가능성은 매우 높은 상황이다. 이미 시즌 막바지부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레알 마드리드, 파리 생제르맹(PSG) 등 최전방 공격수 영입이 필요한 팀들과 연결됐다.
특히, 맨유가 가장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맨유는 올 시즌 에릭 텐 하흐 감독을 선임한 뒤 인상적인 성과를 거뒀다. 리그 3위에 오르며 다음 시즌 UCL 출전권을 얻었다. 그리고 EFL컵 우승을 차지했다. 이제 새로운 시즌을 앞두고 더 큰 목표를 위해 전력 보강에 나서고 있다. 영입을 노리는 포지션 중 하나는 스트라이커다.
현재 맨유는 경쟁력을 갖춘 스트라이커가 없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복귀하면서 화제를 모았으나 시즌 도중 구단을 비난하는 등 논란 끝에 떠났다. 1월 급하게 부트 베르호스트를 임대 영입해 공백을 메웠지만 확실한 득점원과는 거리가 멀었다. 앙토니 마르시알도 잦은 부상으로 정상 컨디션을 유지하지 못했다.
이에 맨유는 새로운 스트라이커를 물색했고, 케인을 영입 리스트에 올렸다. 그러나 토트넘은 리그 내 라이벌에 케인을 팔 수 없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지나치게 높은 몸값 때문에 현재 맨유는 사실상 케인 영입을 포기하는 수순으로 가고 있다. 레알, PSG 등도 비슷한 입장이다. 계약 기간 1년밖에 남지 않았고, 이제 30대에 접어드는 선수에게 거액의 이적료를 투자하기를 꺼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뮌헨이 영입전에 뛰어들었다. 뮌헨은 지난 몇 시즌 동안 뮌헨은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라는 최정상급 스트라이커를 보유하고 있었다. 그는 2014년부터 뮌헨에서 뛰며 무려 6시즌이나 독일 분데스리가 득점왕을 차지했다. 하지만 레반도프스키는 올 시즌을 앞두고 바르셀로나로 이적했다.
당시에도 뮌헨은 케인 영입에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구체적인 협상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뮌헨은 확실한 대체자 없이 시즌을 시작했다. 독일 분데스리가 우승을 차지했지만 확실히 최전방에 무게감이 다소 떨어진 모습이었다. 팀 내 득점 1위는 측면 공격수인 세르주 그나브리(14골)이었고, 그나마 전문 스트라이커라고 할 수 있는 에릭 추포-모팅은 10골을 기록했다.
결국 레반도프스키의 후계자 물색 작업에 나섰고, 케인과 긍정적인 신호를 주고 받았다.독일 '빌트'의 뮌헨 전담 기자인 크리스티안 폴크는 지난달 27일 "양 측은 올여름 이적을 두고 원칙적인 합의에 도달했다. 케인의 가족이 직접 협상에 참여했다. 이제 남은 건 뮌헨과 토트넘간의 합의다"고 언급했다.
또한 토마스 투헬 감독이 직접 케인과 만나 대화까지 나눴다. 폴크 기자는 5일 "투헬 감독은 런던에서 케인과 만나 이적 관련 이야기를 나눴다. 케인은 투헬 감독에게 자신은 뮌헨에서 UCL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게 목표라고 어필했다"고 밝혔다.
뮌헨 구단도 노력하고 있다. 실제로 두 차례나 공식 제안을 건넸다. 그러나 이 역시 모두 거절 당한 상태다. 독일 '스카이 스포츠'의 플로리안 플레텐베르크 기자는 9일 자신의 SNS를 통해 "뮌헨은 7,000만 유로(약 997억 원)에 보너스 옵션이 더해진 첫 번째 제안을 했지만 토트넘으로부터 거절 당했다"고 밝혔다.
이어 "뮌헨은 이제 두 번째 이적 제안을 보냈다. 금액은 8,000만 유로(약 1,130억 원)에 보너스 옵션이 포함되어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해당 소식이 전해진 지 하루 만에 토트넘의 답변이 나왔다. 이번에도 'NO'였다.
이런 가운데 토트넘이 케인을 붙잡기 위해 EPL 최고 수준의 주급을 제시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그러나 케인은 재계약보다는 뮌헨 이적을 원할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텔레그래프'는 "케인이 토트넘과의 계약 연장을 할 징후는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토트넘은 그에게 40만 파운드의 주급을 제시할 것이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텔레그래프'는 "케인의 결정에 돈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토트넘이 다시 유럽 무대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설득해야 한다. 뮌헨은 케인이 합류할 가능성이 있다고 믿고 있다"고 설명했다.
축구 통계 매체 '스포트랙'에 따르면 토트넘이 제시한 주급 40만 파운드는 EPL 연봉 1위 케빈 더 브라위너(맨시티)와 같은 수준이다. 현재 케인은 주급 20만 파운드(약 3억 3,000만 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배를 올려주는 파격 대우다. 그러나 케인은 현재 돈 때문이 아닌 자신의 커리어에 우승컵을 추가하길 바라고 있다.
한편, 토트넘의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케인이 잔류하길 바라는 마음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토트넘의 새로운 사령탑인 그는 본격적인 시즌 준비에 앞서 최근 팬들과의 QnA 시간을 진행했다.
이때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바라건대 케인과 손흥민이 많은 골을 넣길 바란다. 또한 이들만 득점해주길 바라는 건 아니다. 추한 골은 없다. 공이 골 라인을 넘을 때 느끼는 감정을 좋아한다. 그래서 두 선수가 많은 골을 넣길 바라지만 다른 선수들도 득점해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이후 프리시즌 시작을 앞둔 공식 기자회견에서는 "케인의 미래에 대한 어떠한 확신도 갖고 있지 않다. 난 그저 현재 상황에 충실하려고 한다. 지금으로서는 케인은 우리 팀의 일원이다. 그는 이미 토트넘 구단 역사의 일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선수다. 그리고 난 케인이 계획에 포함되길 바란다. 나는 그와 앞으로 이 팀을 어떻게 성공적으로 이끌고 갈 것인지 대화를 나눌 것이다"고 언급했다.
오종헌 기자 ojong123@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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