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랑이에 얼굴을"…'동성 성폭행 혐의' 男배우 재판서 충격 증언
할리우드 배우 케빈 스페이시(64)의 동성 성폭행 혐의를 다루는 법정에서 충격적인 증언이 나왔다.
10일(현지시간)영국 BBC·미국 버라이어티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영국 런던 사우스워크 크라운 법원에서는 케빈 스페이시의 성폭행 혐의에 대한 재판이 열렸다.
이날 재판에서 피해자 A씨는 "2008년 연기 조언을 구하러 스페이시를 만났다가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눈물을 흘리며 피해 상황을 상세히 설명했다.
당시 23세였던 A씨는 배우 지망생이었고, 스페이시가 연기 멘토가 되어줄 것을 기대하면서 그를 만났다. 두 사람은 스페이시의 집에서 맥주를 마시고 대마초도 피웠다.
A씨는 "스페이시를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금방 사라졌다"며 "그는 연기에 대해 얘기하길 원치 않았다. 모든 것이 아주 빠르게 진행됐다. 나중에 생각해보니 그의 마음에는 한 가지만 있었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그는 "스페이시가 포옹을 요청하면서 내 사타구니에 자신의 얼굴을 비비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에 A씨는 스페이시의 주의를 돌리기 위해 아파트에 전시된 모형 기차가 그가 출연한 '슈퍼맨 리턴즈'에서 온 것인지, 배우 말론 브란도와 만나봤는 지 등을 물었으나 소용 없었다고 했다.
어느 순간 잠이 들었다는 A씨는 "다음날 일어나보니 바지 단추가 열려 있었고 그는 입으로 하고 있었다"며 구강 성교를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거부했지만, 그는 계속하려고 했다"며 "나는 그가 그만둘 때까지 계속 밀쳤다"고 했다.
A씨는 "조금 취한 것 같았다. 어느 순간 잠이 들었는데, 평소 나 답지 않은 일"이라며 "나는 이용당했고, 약을 먹인 후 성적 행위를 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스페이시에 대해 "혐오스럽고, 악랄한 성추행범"이라고 표현했다.
A씨는 "스페이시가 '이 일에 대해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했다. 나는 너무 충격받아서 그때 무슨 생각을 했는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처음에 왜 신고하지 않았는지에 대해 묻는 질문에 그는 "스페이시의 권력이 작용했다"고 답했다. 이어 "어쩌면 내가 멍청이다. 이런 게 이 세계겠지. 하지만 내가 꿈꾸는 세계에서 강력한 사회적 영향력을 가진 사람을 거역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찰서에 가는 것과 혼자 나서는 것이 두려웠다. 무기력했고, 친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다"고 했다.
반대심문에 나선 스페이시 측 변호인은 "피해자에게 도박문제가 있다"며 "돈을 노리고 이런 일을 만들어낸 것"이라고 A씨의 주장을 반박했다. 이어 "A씨가 경찰에 출두하기 전 수많은 언론 매체와 접촉했으며, 최대 1000만달러(한화 약 130억원)를 보상받을 수 있다고 말한 다른 피해자의 변호사와도 접촉했다"고 주장했다. 스페이시 역시 혐의를 부인했다.
한편 스페이시는 런던의 올드 빅 극장에서 예술 감독으로 일하던 시기인 2001~2013년 동안 20~30대 남성 4명에 대한 성폭행 등 총 12건의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기소됐다. 스페이시는 앞선 경찰 조사에서 "친구로 생각했던 이들에게 깊은 상처를 받았다. 모두 거짓말"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그는 영화 '유주얼 서스펙트'와 '아메리칸 뷰티'로 각각 아카데미 남우조연상과 남우주연상을 받은 바 있으며, 영화 '세븐',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하우스 오브 카드'에도 출연해 한국 관객들에게도 친숙한 배우다.
그러나 그는 2017년 10월 동료 배우 안소니 랩(52)이 자신이 14살이던 1986년 당시 26살의 스페이시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사실을 폭로하면서 성추문에 휩싸였다. 이후 그가 출연했던 영화·드라마의 스태프 등의 증언이 이어졌고 사실상 할리우드에서 퇴출당했다. 그는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고백하면서도 성범죄 혐의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현재 스페이시는 10대 소년 성추행을 비롯한 무려 12건의 성범죄 혐의를 받고 있다.
이은 기자 iameu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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