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허브+아시아 두토끼 잡는다…"이제는 수익 창출할 때"
[편집자주] [편집자주] 코로나19 팬데믹이 종식된 후 글로벌 금융시장은 혼란에 빠져 있다. 고금리, 고물가에 이어 미국과 유럽에 연이어 발생한 은행 파산은 '뱅크데믹' 충격을 남겼다. 새로운 금융 질서가 만들어지는 지금, 'K-금융'은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을 꿈꾼다. 코로나19로 영업확장이 어려운 시기에도 국내 금융회사는 꾸준히 글로벌 영업을 확대했다. K-금융의 글로벌 성공 전략을 현지에서 직접 보고 왔다.
이석용 농협은행장은 올 초 해외점포장들과의 화상회의에서 "지속적인 글로벌 거점 네트워크 확충으로 농협은행 글로벌 사업이 지속 성장할 수 있도록 임직원 역량을 집중해달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농협은행의 전체 자산 중 해외자산 비중은 0.29%에 불과하다. 반면 하나·신한은행 등 주요 경쟁은행은 10%를 넘는다.
성장 잠재력이 높은 아시아 지역을 위한 구심점 중 하나가 지난 5월 개점한 농협은행 노이다 지점이다. 농협은행은 인도 노이다 지점을 남아시아 벨트의 거점으로 키운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미얀마 양곤 법인, 캄보디아 프놈펜 법인, 베트남 하노이 지점·호치민 사무소와 협력해 현지 한국계 기업을 지원하고 현지인 대상 리테일(소매) 영업에 우선 집중한다. 인구 등 성장 잠재력이 큰 것은 물론 한국계 기업의 입점이 활발히 늘어나고 있는 인도가 아시아 리테일 영업의 구심점으로 적절하다는 판단이다.
노이다 지점이 자리잡기 위한 인적 투자도 아끼지 않고 있다. 현재 한국 주재원 4명을 포함해 15명인 인원을 향후 25명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특히 노이다 지점의 현지 직원 11명 가운데 9명은 대형은행 및 외국계 은행 근무 경험자다. 인도 내 자산규모 2위인 ICICI은행을 비롯한 AXIS은행, Yes은행 등 현지 은행과 스코틀랜드 왕립은행, GE 캐피탈, 미쯔비시UFJ은행, 미쓰이스미토모은행 등 외국계에서 근무한 직원들이 개점 멤버로 활동하고 있다.
홍성창 농협은행 인도 노이다 지점장은 "인도에서는 신생 은행에 기꺼이 참여해 개척자 정신으로 일하는 직원들"이라며 "소관업무는 물론이고 타 업무도 협업할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형 인재를 채용하는 데 각고의 노력을 다한 결과"라고 말했다.
농협은행은 글로벌 금융허브에 뛰어드는 전략도 함께 추진한다. 사무소에서 지점으로 전환 중인 런던과 더불어 싱가포르 진출도 올해 본격적으로 나선다. 뉴욕·홍콩 지점의 역량을 강화하면서 런던·싱가포르 지점을 추가로 설립해 글로벌 금융허브에 모두 지점을 낸다는 계획이다.
금융허브 시장에서는 기업들의 자금조달 창구로서 역할에 집중한다. 지난해 4월 영업을 개시한 농협은행 홍콩지점은 동남아시아에 진출한 기업에 자금지원을 집중하며 첫해 3120만 홍콩달러(약 52억원)의 이자이익을 기록했다. 아울러 미진출 지역의 전진기지를 확보하기 위해 북유럽과 중앙아시아 진출도 검토할 계획이다.
농협은행은 글로벌 전략은 비유기적 성장 전략이다. 비유기적 성장은 인수합병이나 전략적 제휴를 통한 외부적 요인을 통해 회사를 확장하고 성장시키는 방법이다. 실제 성공적으로 해외시장에 안착한 한국계 은행들 가운데 상당수가 현지 은행을 인수하는 방법으로 시장에 뛰어들었다. 특히 농협은행은 글로벌 핀테크와의 협업 모색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핀테크 기업이 보유한 기술과 혁신 아이디어를 금융산업에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농협은행 글로벌 사업부문 관계자는 "노이다 지점에 이어 호치민 지점이 갖춰지고 싱가포르 지점까지 추진해 핵심 거점을 확보할 것"이라며 "글로벌 후발주자이지만 이제는 본격적인 수익을 창출할 때라고 보고 국가별 전략 수립과 사업확대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김도엽 기자 us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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