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 판새 도요타가?…‘중국인이 사고싶은 차’ 되찾으려는 현대차
작년 판매량 격차 5배로 밀려나
구형모델 중심 판매전략이 패착
도요타는 현지맞춤형 모델 집중
현대 무파사, 분위기 반전시킬까
11일 자동차시장조사기관 마크라인즈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차그룹의 중국 시장 내 승용차 판매 대수는 38만1110대(현지 공장 출하량 기준)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도요타는 현대차그룹보다 4.8배 많은 183만9575대를 판매했다.
현대차그룹은 중국 시장에서 2009~2017년 9년 연속으로 도요타의 판매 실적을 앞섰다. 2014년에는 현대차그룹의 중국 판매 대수가 176만여 대로 도요타(95만여 대)보다 약 85% 많았다. 2016년 179만여 대 판매를 정점으로 현대차그룹의 중국 사업은 내리막길을 탔다.
최근 14년 사이 도요타의 중국 실적이 위축됐던 때는 2012년 한 해뿐이다.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영유권을 놓고 중국 정부와 일본 정부가 갈등 관계에 놓이자 도요타의 현지 판매 대수는 2011년 80만6000여 대에서 2012년 74만6000여 대로 7% 줄었다. 도요타를 비롯한 일본 브랜드 판매가 주춤했을 때 현대차그룹은 이 수요를 흡수해 판매 실적을 높였다. 미래 수요에 대비해 2018년에는 연간 생산능력을 270만대까지 늘렸다.
도요타는 2012년을 기점으로 중국 사업 쇄신에 나섰다. 신차 판매가 주춤한 기간 동안 애프터서비스(AS)망을 확충했고, 판매 대리점에 대한 경영지원을 확대해 딜러들과의 신뢰관계를 돈독히 했다. 일본에 출시된 구형 모델을 들여와 판매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중국 소비자 취향에 맞춘 신차를 대거 출시하기 시작했다. 탄탄한 수요 기반을 갖춘 뒤 생산 능력을 높였다. 이후 도요타 판매량은 10년간 연평균 9.4% 늘었다.
중국에서 현대차그룹의 호시절은 오래가지 못했다. 현대차그룹은 2017년 중국의 사드(THAD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조치로 판매량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설비 과잉 상태에서 판매량이 줄자 현대차그룹은 비용 부담이 커졌다. 중국 내 수요를 끌어올리기 위해 현대차그룹은 할인 판매로 대응했다. 현대차·기아의 중고차 가격은 내림세를 탔고, 브랜드 이미지는 오히려 악화됐다.
현대차그룹은 뒤늦게 중국 내 브랜드 이미지를 혁신하고 있다. 현대차 중국법인 베이징현대는 투싼 기반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무파사’를 지난달 중순 출시했다. ‘움직이는 스마트홈’이라는 콘셉트에 맞춰 개발된 무파사는 중국에 출시된 동급 차량들보다 앞서는 수준의 안전·편의사양을 갖춰 현지 소비자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지난달 베이징현대는 무파사 출시를 기념하며 현지 언론과 간담회를 했다. 이 자리에서 오익균 베이징현대 총경리(사장)는 “중국을 이해하거나 중국 수요를 예측할 때 몇 가지를 실수했다. 점점 높아지는 중국 소비자들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데 한계가 있었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적극적인 현지화와 함께 고성능·고급화를 중국 재공략 포인트로 잡고 있다. 현대차는 고급차·SUV 위주로 판매 라인업을 재정비하고, 고성능 브랜드 ‘N’을 앞세워 중국 시장을 다시 두드린다. 기아는 조만간 EV6를 출시하고, 올해 4분기 중 EV5를 중국에서 생산·판매한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중국 시장 판매량을 지난해보다 약 40% 높인다는 목표다.
현대차그룹과 도요타의 중국 사업은 또 다시 명암이 교차하고 있다. 올해 1~5월 현대차그룹의 중국 현지 생산·판매량은 14만2048대로, 최근 1년 새 12.9% 늘었다. 같은 기간 도요타는 중국에서 65만2663대를 생산·판매했지만, 이는 지난해보다 4.9% 줄어든 실적이다. 중국 전기차 시장이 팽창하면서 현지 완성차 기업들의 판매가 늘어나고 있지만, 도요타는 전동화 대응이 늦은 탓에 중국 내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저조했던 중국 성적을 바닥 삼아 올해 실적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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