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비용항공사, 2Q도 잘 날았다…'역대 최대 영업익 전망'
국내 주요 저비용항공사(LCC)들의 지난 2분기 총 여객수가 코로나 이전인 2019년 2분기 대비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동남아 국가를 중심으로 여행 수요가 계속된 영향이다. 업계에선 LCC 4사 모두 2분기 기준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업계 내부에선 긴장감도 맴돌고 있다. 업황이 한풀 꺾일 경우, LCC 기업들 간 치킨게임이 펼쳐질 수 있어서다. LCC 업계 관계자는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걱정도 많다"며 "일각에선 치킨게임이 목전에 왔다는 말도 나온다"고 말했다.
"여객 수요 사실상 회복"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등 LCC 주요 4사의 지난 2분기 여객운송수는 953만8220명에 달했다. 작년 2분기와 비교했을 때 106.8% 증가한 수치다.
코로나 직전 해인 2019년 2분기와 비교해도 여객수가 근소하게 앞섰다. 2019년 2분기 LCC 4사의 총 여객수는 953만7078명에 달했다. 세부적으론 제주항공 322만2071명, 진에어 228만4814명, 에어부산 202만5588명, 티웨이항공 200만4605명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2019년 2분기는 치열한 가격 경쟁이 벌어지면서 4사가 모두 적자를 기록했지만 여객수는 가장 많았던 시기"라며 "하지만 올해 2분기는 수요가 공급을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면서 수익 면에서도 굉장히 좋았다"고 말했다.
여객 수요가 크게 증가한 배경엔 단연 해외 여행객 증가가 있다. 특히 LCC 업계의 주노선인 일본, 동남아 등 국가에 한해 여행 수요가 집중적으로 몰렸다. 업계에 따르면 LCC 4사 모두 지난 2분기 90%에 가까운 탑승률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유류비, 평균운임값에 따라 차이 있으나 탑승률이 보통 80%이상이면 손익분기점을 넘겼다"며 "각사별로 탑승률이 다르긴 하겠지만 (탑승률이) 90%에 근접했거나 넘는 수준일 것"이라고 말했다.
여객 수요 회복과 수익성 두마리 토끼를 잡은 LCC 4사는 올 2분기 기준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이들 모두 지난 1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한 만큼 상반기 기준으로 범위를 넓혀도 역대 최대 실적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2분기 진에어 274억원, 티웨이항공 270억원, 제주항공 211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키움증권의 추정치에 따르면 에어부산의 2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307억원이다.
"치킨 게임 목전에" 우려도
LCC 업계의 현재 관심은 이 같은 업황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다. 코로나 이후 하늘길이 열리면서 실적이 개선되곤 있지만 이 같은 상황이 계속될 수 없다.
업계 관계자는 "이 같은 호황이 적어도 올해까지는 갈 것으로 본다"면서도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걱정이 많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여행 수요가 한 풀 꺾일 경우 LCC 업계 간 치킨게임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국내 LCC 기업이 9개에 달하는 만큼 그 경쟁은 치열질 수 밖에 없다. 현재 상장한 LCC 기업은 4곳에 불과하지만 에어프레미아, 에어로케이, 에어서울, 이스타항공, 플라이강원(기업회생 신청)을 합치면 총 9곳에 달한다.
황용식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우리나라는 시장규모에 비해 LCC 플레이어가 너무 많은 게 사실"이라며 "우리나라는 LCC 업계가 3~4개가 적당한 수준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고 말했다.
현재 재무 상황이 좋지 않은 것도 부담이다. 코로나 기간, 모회사에 자금을 수혈받으며 버티기에는 성공했지만 그럼에도 재무 체력은 많이 떨어져 있다. 지난 1분기 기준 결손금은 보면 제주항공 4315억원, 에어부산 3493억원, 진에어 2356억원, 티웨이항공 3468억원에 달했다. 이 같은 호황이 적어도 3~4년은 지속돼야 결손금을 해소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이에 대해 황 교수는 "현재 상황은 일단 물 들어오니 노부터 젓자는 분위기가 팽배한 것 같다"며 "하지만 결국 생존을 위해선 장기적인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 여파로 기업들의 펀더멘탈이 취약한 상황에서 얼마나 많은 LCC가 살아남을지 의문"이라며 "업황이 꺾이게 되면 생존하지 못하는 기업들이 자연스럽게 생겨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은수 (curymero0311@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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