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분열 물질 생산 위한 연구·개발 착수” 美정보당국 보고서

의회에 관련 보고서 제출…“핵무기 개발 관련 활동은 아직” 평가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6월 11일(현지 시간) 테헤란에서 열린 ‘원자력 성과 전시회’에 참석해 개량형 원심분리기를 살펴보고 있다. 이날 그는 연설을 통해 자국의 평화 목적의 핵 활동이 보장된다면 서방과의 핵합의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EPA·연합뉴스

미국이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제한하기 위한 임시 합의를 이란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란이 핵분열 물질 생산을 위한 연구·개발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됐지만 아직 핵무기를 생산할 능력은 없다는 미국 정보 당국의 분석이 나왔다.

국가정보국(DNI)은 11일(현지 시간) 관련법에 따라 의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이란은 핵 프로그램 확장을 가속화하고 핵무기 완성을 위해 필요한 핵분열 물질 생산에 더 근접할 수 있는 연구·개발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어 DNI는 “이란은 핵무기 생산에 필수적인 핵심활동은 아직 들어가지 않았다”면서도 “우라늄의 농축 수준과 비축 규모를 이란 핵 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한도를 초과해 계속 늘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첨단 원심분리기 연구·개발에 대한 JCPOA의 제한을 넘어섰으며 파르도 지하 시설에서 우라늄 농축을 계속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 등 주요국과 이란이 2015년 합의한 JCPOA는 이란이 농축할 수 있는 우라늄 농도를 3.67％로 제한하고 대이란 제재를 해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트럼프 정부는 2018년 이를 파기했으며 바이든 정부에서는 이를 복원하려는 협상을 진행했으나 이른바 ‘히잡 미착용 의문사’ 사건으로 인한 대규모 시위가 이란에서 발생하면서 중단됐다.

DNI는 “(이란은) 미국이 제재 완화 및 JCPOA상 미국의 의무를 이행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3곳의 미신고 핵시설과 관련된 안전조치 조사를 중단할 경우 JCPOA에서 정한 한도로 되돌아갈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일부 외신에서는 최근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제한하는 대신 이란 내 미국인 수감자 석방을 위한 ‘임시 합의’를 양국이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외에 DNI는 보고서에서 “이란의 우주발사체 개발로 이란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개발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단축됐다”고 평가했다.

곽선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