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6G는 미래 산업의 기반…표준특허 놓치면 AI·자율주행 경쟁력도 타격”

대전=이종현 기자 2023. 7. 12.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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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용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입체통신연구소장 인터뷰
5G와 달리 미국, 유럽연합, 일본 등 기술 강국들 상용화 경쟁
ETRI도 2026년 6G 시연 목표로 기술개발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3)가 열린 지난 3월 1일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 그란 비아 전시장 NTTDOCOMO 부스에 6G 방향 표지가 설치되어 있다./뉴스1

지난 6월 12일부터 22일까지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44차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이동통신작업반 회의에 전 세계 정보통신(IT) 업계가 주목했다. 국제기구의 정기적인 회의가 관심을 끈 건 이번 회의에서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인 6세대(6G) 국제표준화를 위한 밑그림이 나왔기 때문이다.

ITU는 2030년 6G 상용화를 위해 국제표준 마련에 나서고 있다. 국제표준의 밑그림 격인 6G 비전은 오는 9월 ITU 산하 지상통신연구반(SG5) 회의와 11월 두바이 전파통신총회를 통해 확정될 예정이다. 6G 비전이 결정되면 이를 바탕으로 2026년까지 각국이 6G 구체적인 성능기준과 평가방법을 수립하고, 2027년부터 2028년까지는 후보기술을 제안하게 된다. 이 후보기술 가운데 국제표준이 결정되는 것이다.

6G 국제표준 경쟁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 5G는 한국이 상용화를 이끌었던 기억이 있다. 국제표준도 중국에 이어 한국이 두 번째로 많이 보유했다. 하지만 6G는 5G 때처럼 상황이 여유있지는 않다. 5G까지만 해도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미국이나 중국, 유럽연합 같은 기술 강국들이 6G는 국제표준을 선점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5G와 6G의 어떤 부분이 다르길래 이런 상황이 생긴 걸까.

지난달 28일 대전 유성구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만난 백용순 ETRI 입체통신연구소장은 “6G는 인공지능(AI)이나 자율주행 차량, 도심항공교통(UAM) 같은 미래 기술을 쓸 수 있게 해주는 기반 기술”이라며 “롱텀에볼루션(LTE)에서 5G로 바뀌면서 사람들이 느낀 건 속도가 빨라졌다 정도였지만, 6G에서는 아예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가 달라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자율주행 차량이나 UAM의 상용화가 더딘 이유 중 하나가 현재 통신망 속도가 뒷받침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자율주행 차량을 실제 도심에서 활용하려면 지연 없이 막대한 정보량을 주고 받아야 하는데 지금의 5G 네트워크로는 불가능하다. 6G는 최대 전송속도가 5G의 10배에 이르고, 주파수 효율성도 1.5~3배는 향상된다. 백 소장은 “6G와 5G의 가장 큰 차이 중 하나가 인공위성을 이용한 통신도 포함된다는 점”이라며 “위성을 이용한 통신이 추가되면서 통신이 안 되는 음영지역이 사라지고, 핸드오버(기지국과 기지국 사이에서 끊김 없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문제도 일어나지 않게 된다”고 말했다.

그래픽=정서희

자율주행이나 AI 같은 미래 기술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6G 관련 기술을 확보하는 것도 필수다. 미국이나 유럽연합, 중국, 일본 같은 국가들이 일제히 6G 상용화 경쟁에 적극적으로 나선 이유다. ITU는 2030년을 6G 상용화 시점으로 제시하고 있지만, 미국은 2028년에 열리는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서 6G 상용화를 하겠다고 공표했고, 중국이나 일본 역시 2030년보다 상용화 시점을 앞당기고 있다.

한국은 어떨까. 백 소장이 이끄는 입체통신연구소는 한국 정부의 6G 관련 원천 기술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2000억원 규모의 원천 기술 개발을 위한 1차 예타 사업이 진행 중이고, 후속 연구를 위한 6253억원 규모의 2차 예타 사업도 조만간 시작될 예정이다. 백 소장은 지금이 6G 표준특허를 확보하기 위한 적기라고 강조했다.

백 소장은 “통신장비 시장에선 에릭슨과 노키아, 화웨이가 3강을 이루고 있는데 최근 화웨이가 밀려나는 경향이 확연하다. 우리가 관련 기술을 개발해 표준특허를 최대한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며 “6G 시대에는 서비스와 통신이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기 때문에 6G 기술을 확보하는 게 곧 미래 기술과 산업을 성장시키는 근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TRI는 2026년에 프리-6G 시연에 나선다는 목표를 세웠다. 백 소장은 “2030년이 상용화 시점이라지만 ITU가 2027년부터 후보기술 제안을 받기로 했기 때문에 각국이 6G 상용화를 위한 핵심 기술을 개발하는 건 2026년까지인 셈”이라며 “초성능, 초정밀, 초공간을 핵심 개념으로 2025년에 6G 개념검증을 끝내고 2026년에는 실제로 6G 시연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백 소장은 “이동통신 기술은 20년을 주기로 큰 변곡점을 맞이하는데 6G가 바로 그 변곡점”이라며 “5G 때와는 비교할 수 없는 큰 변화가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용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입체통신연구소장이 6G 기술개발 목표를 설명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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