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고기 단백질’을 무기로…가는 세월 못 잡아도 근육은 지킨다

정유미 기자 2023. 7. 12.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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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짱’ 욕구, 장년층으로 확산…맛과 영양 잡은 닭가슴살 ‘불티’

중소기업에 다니는 박모 부장(45)은 틈날 때마다 인터넷몰에서 닭가슴살과 닭안심살 간편식을 고른다. 퇴근 후 스포츠센터에서 땀을 흘린 뒤 단백질을 보충해 근육 손실을 막기 위해서다. 박씨는 “닭가슴살 하면 퍽퍽해 거들떠보지도 않았는데 요즘은 닭안심살도 즐겨 찾고 있다”면서 “관절 건강을 위해 단백질 섭취에 신경 쓰다보니 직장 동료들이 10년은 젊어졌다며 부러워한다”고 말했다.

최근 20~30대 젊은층이 부럽지 않은 ‘단백질 몸짱’ 중년이 늘고 있다. MZ세대들의 필수 식품으로 통하는 고단백·저지방의 대명사 닭가슴살 등을 중년층이 꾸준히 즐기며 자기관리에 나서고 있어서다.

닭고기 관련 업체들은 다채로운 맛과 영양을 가진 닭고기 단백질 제품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건강을 챙기는 소비자들이 크게 늘어난 데다 구매력이 강한 중년층까지 닭가슴살 등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닭가슴살 전문 플랫폼 ‘랭킹닭컴’
회원 273만명 중 4050 비중 15%
중장년층 3년 새 10배 증가

■ 중년층 “닭고기로 근손실 막아라”

11일 시장조사업체인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간편식 닭고기 시장 규모는 2017년 1760억원에서 2020년 3100억원, 2022년 4000억원에 이르는 등 크게 성장하고 있다. 헬스·다이어트 등을 위해 닭고기 단백질을 찾던 예전과 달리 건강식 선호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소비층이 중년층까지 확대되고 있어서다.

닭가슴살이 지닌 특유의 뻑뻑함을 개선한 것도 한몫했다. 소시지·만두·탕수육 등에 짜장·짬뽕맛 등 다양한 제품들이 쏟아지면서 소비자 선택의 폭도 넓어졌다. 가격 역시 닭가슴살 제품의 경우 1팩당 1000원대로 합리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국내 최대 닭가슴살 전문 플랫폼 ‘랭킹닭컴’에 따르면 전체 회원 273만명 중 40~50대 중년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15%다. 불과 3년 전만 해도 3%대에 머물던 중년 고객이 최근 10배 이상 증가했다. 주문 건수도 크게 늘었다. 2019년 7%대였던 중년층의 주문 비중은 2022년 13%, 올해는 15%대까지 커졌다. 1400여 브랜드, 1만여 닭고기 간편식을 판매 중인 랭킹닭컴에서만 닭가슴살 제품 563개를 내놓고 있다.

가장 인기 있는 제품은 ‘닭가슴살’ 스테이크와 소시지류다. 특히 자체브랜드(PB) 상품인 ‘맛있닭 닭가슴살 스테이크’의 경우 오리지널·호박·고추·마늘·야채맛 등으로 2020년 누적 판매량 1억팩을 넘어선 데 이어 올해 2억팩을 돌파했다.

랭킹닭컴 관계자는 “중년층은 20~30대가 좋아하는 트렌디한 소스를 얹은 닭고기 대신 씹고 먹기 편한 분쇄육 제품을 많이 찾는다”면서 “대한민국 최초의 닭가슴살 전문 플랫폼답게 단백질 보충 제품들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단백 간편식 정기구독 식단인 현대그린푸드의 그리팅 ‘프로틴업’. 현대그린푸드 제공
고단백 간편식 정기구독
현대그린푸드 ‘프로틴업’
상반기 매출 180% 급증

고단백 영양식단으로 유명한 현대그린푸드 닭고기 관련 제품도 중년층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간편식이 낯설던 중년층이 고단백 메뉴를 정기구독하면서 재구매율이 60%에 달할 정도로 각광받고 있다. 올 상반기에만 공식 온라인몰인 ‘그리팅몰’에서 판매한 고단백 제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80% 늘었다.

가장 인기 있는 식단은 ‘프로틴업’이다. 체력 관리에 도움을 주는 대표적인 고영양식단으로 병아리콩크림 치킨 스테이크&타코 필라프, 치킨 에그스크램블&토마토 파스타 등은 없어서 못 팔 정도다. 커리와 닭안심 가라아게 세트 등 한 끼 평균 20g 이상의 동·식물성 단백질을 포함한 식단도 잘나간다.

현대그린푸드 관계자는 “단체급식에서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프로틴업’을 선보였는데 반응이 뜨거워 지난 3월 정기구독 식단으로 출시했다”면서 “바쁜 일상에 균형 잡힌 식사를 즐기려는 중년층이 매출 확대를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제너시스 비비큐가 선보인 간편식 ‘그릴통닭가슴살’ 시리즈. 제너시스 비비큐 제공
BBQ도 닭고기 간편식 선보여
닭가슴살 스테이크 등 22가지
가격도 1000원대…가성비 호평

■ BBQ·하림 “1위답게 시장 선점하라”

치킨 프랜차이즈 그룹인 제너시스 비비큐는 최근 건강을 우선한 닭 간편식 제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제품 종류만 무려 22개나 된다. 그릴 통닭과 닭가슴살 스테이크·주먹밥 등 다채로운 맛과 영양을 가진 것이 특징이다.

비비큐에 따르면 올 들어 6월까지 인터넷몰에서 팔려나간 닭고기 간편식은 37만3000여개다. 비비큐 자사 앱에서도 같은 기간 6만1400여개가 팔려 올해 상반기 총 43만4400여개의 판매 실적을 올렸다. 개당 평균 1400~1900원인 닭가슴살 제품의 경우 가성비가 좋아 호평을 얻고 있다. 인기 제품으로는 뽀득닭가슴살 꼬치 소시지훈제맛(1위), 그릴통닭가슴살 오리지널(2위), 뽀득닭가슴살 꼬치 소시지치즈갈릭(3위), 그릴통닭가슴살 갈릭맛(4위), 그릴통닭가슴살 커리맛(5위) 등이 상위에 올랐다.

비비큐 관계자는 “치킨 외에 닭가슴살 등이 주목받고 있는 만큼 타사와 차별화된 제품을 개발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면서 “건강에 좋은 보이차를 넣은 스파클링 음료 ‘레몬 보이’도 덩달아 많이 팔리고 있다”고 말했다.

닭고기 1등 기업인 하림은 프리미엄 닭가슴살과 닭안심 간편식을 내놔 호응을 얻고 있다.

대표적인 닭안심 제품 ‘IFF 한입쏙 닭안심 블랙페퍼’의 경우 올해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53%나 성장했다. 지방과 콜레스테롤 함량이 낮고 단백질이 풍부한 닭안심 부위를 사용해 담백하고 부드러운 것이 장점이다. ‘수비드 닭가슴살’ 4종의 매출도 같은 기간 100% 이상 성장했다. 냉장 숙성한 닭가슴살에 수비드 공법을 적용해 촉촉하고 부드러운 육질이 일품이다.

하림 관계자는 “갓 잡은 닭을 영하 35도 이하에서 40분간 개별 급속 동결하는 IFF(Individual Fresh Frozen) 첨단 기법을 적용해 촉촉한 식감을 살린 것이 타사와 다른 점”이라면서 “건강하게 단백질을 챙길 수 있도록 닭안심, 닭가슴살 등 부위별 특색에 맞는 상품을 개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유미 기자 you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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