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유전자, 이젠 피 한 방울로 진단

연세암병원 연구진, 전장유전체 순환종양 DNA 분석법 개발

혈액검사만으로 유방암 유전자를 진단하는 분석법이 개발됐다.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손주혁·김민환·김건민 교수 연구팀은 조은해 녹십자지놈연구소장 연구팀과 함께 유방암 유전자를 혈액검사로 진단하는 ‘전장유전체(WGS) 순환종양 DNA(ctDNA) 분석법’을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순환종양 DNA’는 암 환자의 혈액 안에 있는 종양 DNA로, 최근 혈액검사만으로 이를 진단하는 분석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기존 분석법은 전체 유전자 중 200여개만 대상이라 유전자 구조 변이를 정확히 검사할 수 없었다. 연구진이 새로 개발한 분석법은 전체 유전자를 진단해 암 유전자를 확인하는 ‘전장유전체 분석법’을 활용, 유방암 환자의 혈액 내에 존재하는 종양 DNA를 찾아내기 때문에 기존 유전자 검사법보다 간편하다.

연구진은 유방암 환자 207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환자 몸에서 떼어낸 종양 조직의 유전자 DNA를 분석하는 방법과 이번에 개발된 혈액 이용 분석법을 비교하며 유전자 변이 양상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두 분석법을 통해 유전자 변이가 유사하게 나타난 점이 확인돼 새롭게 개발한 분석법의 정확도가 입증됐다고 밝혔다.

또한 연구팀은 이 분석법을 바탕으로 유방암 환자의 생존율과 치료에 반응하는 정도를 예측하기 위한 지수 측정법(I-Score)도 개발했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이 측정법이 제 기능을 하는지 평가하기 위해 표적항암제 치료가 어렵고 재발·전이도 빠른 삼중음성유방암 환자 465명을 대상으로 혈액 검체도 분석했다. 분석 결과, ‘I-score’ 점수가 높고 항암치료 결과 암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환자군에서는 2년 무재발 생존율이 55.9%였다. 이에 반해 점수가 낮고 항암치료로 암이 완전히 사라진 환자군의 2년 무재발 생존율은 96.9%에 달했다.

손주혁 교수는 “이 분석법을 통해 혈액 검사만으로 유방암 환자에서 암 유전자의 변이를 확인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